중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 됐을 때의 일이다.

당시 난 신장이 140cm정도였고 몸도 가벼운 편이었는데, 워낙에 체구도 작고 근육도 별로 없어서 체형이
꼭 여자애같은 체형이었다. 당시는 캡틴 츠바사와 슬램덩크의 전성기였던 탓에 야구부와 축구부에 남학생
들이 몰려서,  내가 가입한 소프트 테니스부에는 나 이외에는 한 명도 남학생이 들어오지 않았다. 덕분에
우리 부는 1학년의 경우 남자는 나 혼자, 여자는 6명, 그래서 합계 7명 뿐이었다.

소프트 테니스부의 탈의실은 좁아서 맨 처음에 2,3학년 남자, 다음은 2,3학년 여자, 그리고 마지막 1학년
차례로 테니스복으로 갈아입었다. 처음에는 남자인 내가 혼자라고 먼저 갈아입게 하고 그 다음에 여학생
전원이 갈아입었지만, 어차피 여학생들 모두 다 유치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으므로 3일째부터는
그냥 남녀구분 없이 같이 갈아입게 되었다.

확실히 여자애 같은 얼굴이었던데다 선이 가는 체형이던 나는 그 여자애들한테 남자로 보이지 않았던 듯
여자애들은「귀여워~」라며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거나 속옷만 입은 채 뒤에서 끌어안거나 하곤 했었다.

뭐 여기까지라면 학창시절의 약간 에로틱한 추억으로 끝났겠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6명의 여학생 중 하나가 나를 보고 정말 여자애 같은 얼굴이니까 여장을 시켜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말도 안된다며 저항했지만 1대 6이었던 탓에 여장을 하게 되었다. 여학생용 세일러 스타일 테니스
복도 입고, 탈의실에 비치해놓고는 종종 여학생들이 하교시에 쓰고 가곤했던 가발까지 씌워진데다 양말,
구두에 이르기까지 완벽하게 여장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마구 시끄럽게 꺅꺅대며「귀여워∼」,「굉장해-진짜 여자애 같다」라고 말하다가, 마지막에는
「정말 이 정도면 여자애치고도 수준급이지 않아?」라던가「솔직히 나보다 귀여워...」라며 회의적인 말
들을 중얼거리더니 기분이 복잡해졌는지, 갑자기 내 원래 교복을 모조리 들고「네 옷을 돌려받고 싶으면
 체육창고까지 갔다 와」라는 짖궂은 명령을 내렸다.

황당했지만 묘하게 토라진 여자애들은 완강했고, 난 정말로 여장을 한 채로 축구부와 야구부가 연습하고
있는 운동장을 가로지르게 되었다. 다행히 두 서클 모두 운동장이 비좁은 관계로 2,3학년만 연습하고 있
었고, 1학년은 다른 장소에서 근력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친구들에 의해서 내가 누군지 발각될
우려따위는 없었다. 그러나 테니스복을 차려입은 예쁘장한 여학생(물론 나)이 축구부, 야구부 남학생 50
여 명 사이를 가로질렀으니 뜨거운 시선을 받는 것은 당연했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난 제정신이 아니었다.
가까스로 체육창고까지 갔다온 나는 교복을 돌려받고 그 자리에서 갈아입었다. 여학생들은 무척이나 재미
있어했지만 너무 짖궂었다는 것은 인정하고는 미안해하며 사과하고 돌아갔다.

그러나 다음 날, 오전부터 쉬는 시간마다 다른 운동부 친구들로부터「테니스부에 새 부원 들어왔어?」란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신입부원 따위는 없었기 때문에「아무도 안 들어왔는데?」하고 대답했다. 그래도
그 외에도 몇 명이나 나에게「신입부원 누구야?」라거나「신입부원 들어왔지?」라고 물었기 때문에 그
질문을 한 야구부 녀석에게 왜 그런 질문을 하냐고 이유를 물어봤다.

「아니, 어제 선배가, 못보던 테니스부 여자애를 하나 봤다는데 완전 짱 귀엽다고 하더라고. 리본이 1학년
   색이라고 하길래 누군가 싶어서」
 
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어제 일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6명 여학생 모두 예쁜 편이긴 했지만
어차피 운동부 선배들은 다 아는 얼굴이었으니까. 일단 나 모르는 새에 새 멤버가 들어왔나보지 하며
둘러대고는 부실로 가자, 그 이야기는 테니스부 3학년 선배 귀에도 들어갔는지, 어제 혹시 무단으로 다른
동아리 부원을 탈의실에 데려온 적 있냐는 질문도 받았었다. 하지만 모르는 체 했고 결국 그 미소녀의
정체는 미궁에 빠지게 되었다.

2, 3학년 선배들 사이에서는 그게 누구냐는 이야기 때문에 약간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그 상황에서
내가 1학년끼리 있을 때「어쩌면 그거 나일지도···」라고 농담조로 입을 열자 6명 모두 얼굴을 마주보며
「아!」라고 외쳤다.

우리끼리는 그 이야기를 비밀로 해 두기로 했지만, 상급생들 사이에서 그 이야기가 점점 퍼졌고 결국
누군가 외부인이 학교 탈의실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로 발전해서 직원회의에서 논의되기에 이르렀다.

아차하면 부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 우리들은 테니스부 고문 선생님께 자백했지만
그 이야기를 믿지 않은 선생님 때문에 결국 난 또 여장을 하고는 야구부, 축구부의 상급생 및 선생님들의
앞에서 확인 받고 사진까지 찍혔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소란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고 그
자리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다음 날-

그 예쁜 여자아이는 1학년 OO(나)의 여장이었다는 소문이 전교에 퍼졌고, 그야말로 슬램덩크의 강백호가
머리를 빡빡 밀었을 때마냥 구경꾼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다행히 책임감을 느낀 1학년 동료 6명이
다른 학생들의 짖궂은 시비를 막아주긴 했지만, 어쨌든 그 일 덕분에 2, 3학년 여학생 선배들로부터는 귀엽
다며 대인기, 1학년 여학생들로부터는 다시 한번만 여장을 보여주세요! 라는 리퀘스트가 끝도 없이 밀려들
었다.

반대로 1학년 남학생들에게는 불쌍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2, 3학년 남학생 선배들로부턴 재수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최악의 헤프닝으로는 두달 후 쯤 축구부의 부장과 야구부의 부원(둘 다 당연히 남자)에게 고백을
받기까지.

어쨌든 그렇게 이후로는 큰 문제없이 학교생활을 보냈지만, 학교 축제 때 어떤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냐는
설문에서 황당하게도 내 여장을 보고 싶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는 바람에 결국 반 강제로 화장
까지 하고 나가게 되었다. 거기서 찍힌 사진이 훗날 학부모회를 통해 어머니 손에도 들어가게 되는 바람에
어머니는 누나와 함께 나를 보며 대폭소하기도.

지금도 중학교 졸업 앨범에는, 내 남자 사진보다 여장을 한 사진이 더 많이 실려있다. 일종의 내 흑역사랄까.
지금은 그저 우스개거리가 되었지만.

* 최근 2ch에서는 여유교육 세대(그 정의에 대한 의견은 상당히 분분하지만 일단은 87년생 이후를 비롯해
  주로 90년대생들을 보통 지칭하는 편입니다. 주 5일제 수업으로 대표되는,  학력중시교육에서 탈피한 새
  교육정책의 수혜를 받은 세대들인데, 학력저하 문제나 출산율 저하 탓에 귀하게 자라 버릇없다는 식으로
  비판을 많이 받기도 합니다)에 대해 성토하는 글이 곧잘 올라옵니다. 특히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2ch에
  학생들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 저질 낚시나 수준낮은 댓글(특히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을 때 센스없는
  댓글이 달려서 흐름을 끊어먹고 하면 분위기가 많이 안 좋지요)이 범람하여 그에 대한 비난의 수위도
  올라간 편입니다. 우리나라 인터넷에서도 방학시즌마다 초딩을 성토하는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
  르실 듯.

 


1
매장해버리면 ok


2
여유보다 니트 쪽이 더 적합하지 않아? 


3
니트는 일하게 하면 된다.
하지만 여유는 일을 시키려고 해도 써먹을 수가 없다



4
도저히 어떻게 답이 안 나오는 여유만 죽여도 될 듯?



8
>>3
니트가 일할 의사가 있으면 그건 이미 니트가 아니다



9
VIP에도 사람이 줄어들고, 일석이조다



10
과연 니트로 가득찬 VIPwww
니트한테는 관대하네wwwwwwwwww



12
여유 >니트

겠지. 상식적으로 생각해...



13
>>12
여유 죽어


14
진짜 2ch VIP판에는 여유나 니트 밖에 없다.
어느새 더이상 내가 있을만한 장소가 아닌 곳이 되어버렸단 말인가


15
>>14
이럴 때만 자기를 쏙 빼는 건 그만 뒀으면 하는데.


20
>>14
VIP는 원래 하류인생들의 모임



21
여유교육 세대 중에도 니트는 꽤 있을테니까, 그 애들을 최초로 매장 하면 완벽.
그 다음은 여유세대
 


22
사회에 필요한 사람

중2병 환자 >>>>여유>>>>(넘을 수 없는 벽)>>>>>>니트


VIP에 필요한 사람

재미있는 놈>>>>>>>>>재미없는 놈



26
>>21
나는 일단 여유세대지만 우선은 너를 매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7
비 여유세대야말로 민폐만 끼치는 노인네들이니까 처리해야 된다



31
이런 막장에서 무슨 쓸데없는 시시한 자존심 세우기야?



35
일본인은 전원 죽어야 돼
제대로 된 의식도 없고, 똥처럼 마냥 무리지어 흘러다니는 놈들에게 존재가치따위는 없다


37
>>35
니가 제일 먼저 죽으면 영웅이 되잖아?



39
진지하게 답하자면 여유보다는 니트, 은둔형 외톨이들을 먼저 죽여야지



42
여유가 정답일 듯



43
우선 여유세대의 정의부터 내리자고.



45
>>43
주 5일제 수업으로 토요일에 학교를 안 가는 세대?
 

46
몇 살 더 살았다고 잘난 건 아니잖아.
단지 오래살았다 뿐이지.
나이는 누구라도 먹는거고.


47
나에게 있어서는 VIP판에서 최소한의 상식이나 교양도 없이 떼쓰고 응석부리는 인간이 여유다
그러니까 니트나 은둔형 외톨이조차도 여유를 비난하는 건 어느 의미에서는 맞는 것인지도.
 

48
>>46
여유등장


50
>>46
어이어이, 자신의 진짜 현실을 잊고 나이 좀 먹었다고 기쁨에 잠겨있는 놈들에게 찬물을 끼얹지 말라고.


52
>>50
「대단히 기쁘다」



54
니트가 살아있는 건 산소가 아깝지
 


58
여유보다 니트가 낫다, 라니 농담이겠지?

뭐 하긴, 여유세대도 아닌데 이런 시간에 2ch에서 죽치고 있을 수 있는 놈들이니까.


60
>>58
요일감각 있습니까? 오늘이 무슨 요일?

뭐 앞 문장에는 동의하지만.


61
>>60
너 공무원이냐?

토요일이라고 출근 안 한다고? 무슨 배부른 소리?

1
간디「죽여버리겠어」



12
에디슨「노력 따위는 다 부질없는거야」



14
마리 앙투와네트「요즘 밀가루 너무 비싸지 않아요?」



28
나이팅게일「우웩 더러워wwwwwwwwwwww」



32
링컨「흑인표를 얻으면 다음 선거는 따놓은 당상이지?」



33
갈릴레이「아 그렇군요. 지구는 돌지 않습니다. 헛소리를 해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35
아케치 미쓰히데 「모반같은 걸 하는 놈은 진짜 최악」



40
도스토예프스키「집행유예와 무죄방면」



41
모택동「앞뒤를 잘 생각하고 나서 행동해라」



49
슈베르트「으 애니송 짱wwwwww모에wwww」



58
마르크스「아무리 단결해봤자 안 된다고」



60
니체「초인이라니wwwwwwww만화 너무 많이 봤구나wwwwww」



62
아담 스미스「사기 싫으면 말라구」



63
스탈린「다른 사람을 믿지않고 살아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야!」



66
칼라시니코프「요즘 세상에 총이 무슨 의미야. 핵이 있으면 만사오케이」



71
데카르트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말아라. 무의 경지야말로 깨달음의 길」



72
생제르망「불로불사라니, 꿈이라도 꾼거야?」



74
모세「이 바다를 건너겠다고?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거야?」



77
부처「우상 만들자구 wwww」



88
그레고리우스 7세「아 짜증나. 교회따위 그만믿고 그냥 무교해」



91
고흐「자신을 상처 입히는 것은 좋지 않아」



93
페리「일본에 개항을 요구하라고? 아니 나 자신부터가 은둔형 외톨이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94
도쿠가와 이에야스「빨리 울어라 이 두견새 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