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년 후의 지구
3500년 후
굴뚝에서 끊임없이 매연을 뿜어대던 공업 시대에 폐기된 납이, 간신히 흙에서 정화된다. 다만 카드뮴은
아직도 75000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산화탄소의 양이 원시시대 무렵 수준이 된다.
25만년 후
지구의 자연 방사능에 의해, 플루토늄 폭탄의 농도가 부식된 금속처럼 사라져 간다.
수십만년 후 혹은 좀 더 걸릴지도 모르겠지만, 진화한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게 된다.
720만년 후
미국 여명기의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라슈모아산은, 운석이나 지진으로 파괴되어 흔적이 조금 남는 정도.
1020만년 후
청동 동상은 아직도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30억년 후
우리가 생각할 수도 없는 생물이 지구 위에서 번창한다.
45억년 후
50만톤의 열화 우라늄이 간신히 반감기를 맞이한다.
태양은 팽창하고, 지구의 온난화가 진행된다. 그러나 앞으로 수억년 동안은 원시 생물체에 가까운
미생물들이 살아간다.
55억년 후
태양은 임종에 가까워지고, 지구는 팽창한 태양에 삼켜져 사라진다.
그리고… 우리가 송출한 TV전파나 라디오 방송전파는, 아직도 우주를 떠돌고 있다.
그래,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