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교사의 내공


고등학교 시절, 교실 안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그 중 한 꼴통이 흥분해서 커터칼까지 휘둘러 대었다.
커터칼날을 끝까지 뽑아올린 후 휘두르던 그 모습은 지금 생각하면 우스꽝스럽지만, 당시에는 관계없던
나조차 머리가 쭈뼛 설 정도로 무서운 장면이었다.

선생님도 하나둘씩 모여들었지만, 그 흉흉한 광경에 아무도 손대지 못했다.

그 상황에, 당시 모두들 얕보고 무시하던, 정년을 앞두던 할아버지 선생님이 들어왔다. 그는 바보의 뒤로
소리없이 다가와 커터칼날을 부러뜨리고 녀석의 손목을 비틀어 꺾어버렸다. 그제서야 일제히 상태를 지켜
보고 있던 다른 선생님들이 달려들어 그 녀석을 데리고 나갔다. 그 후 그 노 교사는 조금 베인 손가락을
손수건으로 감싸고는 교단에 서서 이렇게 말했다.

「에, 그럼 수업 시작합니다」

그 선생님의 그 말은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서 가장 멋있었던 대사 베스트 3의 1위 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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