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자동응답 메세지


조금 연세가 많으신 우리 아버지. 자취 중인 나한테 가끔 전화를 하시는데, 오랫만에 자동응답전화
메세지 서비스 센터에 접속하자 3건의 메세지가 있었다. 전부 아버지로부터.

1번째 전화

「음―…아빠다 (* ′∀`) 허허허」

특별히 이야기할 것도 없었던 것일까. 이후 당분간 침묵.

「음… 뭐 이걸로 좋아. 여보, 끝났는데 이거 어떻게 해야되는거야?」
「샾 버튼을 눌러요!」←멀리서 작게 어머니의 목소리

「뭐? 뭘 누르라고? 이거? (픽) 이거?(폭) 이거?(팍)」

닥치는대로 이것저것 난타

「(픽뽁) 여보! (팍폭) 에이 제기랄! 숫자로 말해! 뭘 누르라는건지 모르겠어……」

삐이이이!!! 메세지는 이상입니다.

웃겨서 일단 그 메세지는 보존해두었다.


2번째 메세지. 역시

「에헴(헛기침) 그래-아빠다(* ′∀`) 」

인사를 한 후 간단한 안부를 물은 다음에는 또 침묵.

「여보-음! 이거 누르면 돼지―?」
「그래요―」←멀리서 작게 어머니의 소리
「그렇지, 세울 입(立) 자 비슷하게 생긴 거 누르라는 거였지. 옳지, 요거구나! 좋았어!」

메세지는 이상입니다.


세울 입(立) 자 비슷하게 생긴거  #←이거 말하는 건가.
웃겨서 또 보존.

마지막 3번째 메세지.

「그래―, 아빠다(* ′∀`) ! 어디, 잘 들어갔냐?」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역시 잠깐 침묵. 이번에는 어머니에게 얘기하지 않고 자력으로

「세울 입자 비슷하게 생긴 거 앗…싸!」(←게임하면서 필살기를 쓰는 느낌으로)

3부작 완결. 역시 이 메시지도 보존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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