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꽤 연상의 남자와 사귀던 시기, 콘돔 사용 문제로 꽤 많이 옥신각신했다.
그는 "콘돔 쓰면 기분이 별로란 말이야. 할 거 같으면 밖에다 할께!" 라고 했지만 나는 혹시라도 임신이라도
하면 큰일이니 "무조건 써!" 하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그렇게 쉽게 애가 생기는게 아니야.
가끔 한두번 정도는 괜찮아. 밖에다 할테니까" 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아서, 그 날은 싸우고 관계를 갖지
않았다.
그 며칠 후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임신했어... 어떻게 하지" 하고.
엉?! 넌 남자인데 뭔 임신이야? 이해를 못하고 묻자, 미혼이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사실 부인과 중학생
아들, 초등학생 딸이 있었던 것. 그의 중학생 아들이 여자친구와 콘돔을 안 쓰고 관계를 가졌다가 임신을
시켜서 그 상담을 나에게 해온 것이다.
"예전에 콘돔 쓰지 말자고 해서, 미안해" 라고 사과해왔지만, 애초에 사과할 지점은 거기가 아니잖아.
갑자기 아내와 두 아이는 뭐고, 그 아들이 여친을 임신시켰다던가, 여러가지 충격으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