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와 전파만세
전파만세는 하루 10억 PV가 넘어가는 일본 최대의 익명 인터넷 게시판 사이트 2ch(니챤네루-
http://2ch.net )의 다양한 이야기, 논쟁, 토론, 우스개, 체험담, 생활기 등을 번역, 소개하고 있는
블로그입니다.
주로 유머코드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슬픈 이야기나 정보, 황당주장,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도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익명 사이트들이 그렇듯이 2ch 역시도 소위 '키보드 워리어'들과 '찌질이' 등이 적지 않은
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런 분위기에 맞춰 자조적이면서 황당하고 과격한 주장들을 '컨셉'
으로 즐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간단한 예로 우리나라 D 모 사이트의 성향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
리라 생각합니다. 정말로 부모님께 기생하는, 고령의 백수에 하루종일 인터넷만 하는 사회 부적응자도
분명 많겠지만, 또 한편으로 사회에서는 멀쩡히 생활 잘 하는, 어쩌면 남들보다 훨씬 더 우월한 경제적
지위와 사회적 입지를 다진 채로 그저 인터넷에서만 그런 컨셉으로 같이 어울려 노는 이들도 있겠
지요.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겠지만요.
'실없는 소리를 실없는 소리로 받아넘길 수 없는 사람은 이용하기 어렵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온갖 실없고도 과격한 주장과 헛소리가 넘쳐나는 곳이 바로 2ch입니다.
특히 2ch에서도 VIP 게시판은 이름만 VIP일 뿐 2ch 내에서도 가장 '막나가는' 이용자들이 많은 곳
입니다.
그런 그들이 익명 게시판에서 키보드를 붙잡고 온갖 기괴한 주장과 바보같은 헛소리를 주고 받으면서
놀고 떠들며 싸우는 흥겨운 분위기는 보는 입장에서도 꽤나 재미있습니다.
2ch에 대한 설명이 다소 길었습니다만, 이 블로그의 운영방침도 기본적으로는 그와 맥을 상통합니다.
물론 그런 문화에 그다지 익숙하지 못한 이용자 분들의 격한 반응이나 현실적인 문제 등에 의해 '쿨한'
댓글 운영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만 적어도 게시글의 소개에 있어서만큼은 그 '2ch VIP판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한 채로' 가급적 최대한 자유롭게 다양한 우스개, 정보, 황당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가끔 올라오는 댓글 중에 가장 황당하면서도 절로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들이, 이 블로그에 소개한
그런들을 보면서 제 성향이나 근황을 유추하시는 분들인데요^^, 제가 2ch에 올라오는 그런 주장에
모두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글을 소개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 모든 번역자들이 자신이 번역한 책의
내용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번역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황당한 주장임에도 그럴싸한 전개로 절묘한 논지를 완성시킨 글이나, 아니면 너무 어처구니 없는 주장,
믿거나 말거나지만 재미있는 정보들, 눈물 나는 이야기나 유쾌한 체험담, 극단적인 망상.... 그런 이야기
들로부터 재미를 얻거나 반면교사를 삼거나 공감하거나 피식 웃고 넘어가거나 한번쯤은 자신을 되돌아
본다거나, 그 이야기에 대한 반론을 한번 생각해본다거나, 뭐 그런 생각에 그저 눈에 주르륵 띄는대로
골라잡아 이 블로그에 소개하고 있는 것이지요.
상식적이며 일반적으로 옳다고 믿는 주장들은 이미 이 블로그가 아니더라도 무수히 많은 웹공간과
사회 전역에서 얼마든지 접할 수 있으므로, 기왕이면 조금 더 황당하고 특색있는 주장들에 더 특화
하여서 말입니다. 다양한 사고방식과 다양한 주장들은 그저 그 존재만으로도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기에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지. 또 그것이 익명 게시판의 가장 큰 단점이면서도 절대적인 장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난 4년여간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그런 방침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로부터 리라쨩이 극우
보수 꼴통이라느니, 개마초라느니, 히키코모리라니, 올라오는 글을 보면 니 생각을 알 수 있겠다 라느니
별별 이야기를 다 들어봤습니다만 정말로 이 블로그에 올라온 글로 제 성향을 유추한다면 저는 그
뿐 아니라 인종차별주의자에 사회부적응자, 대인기피증에 답이 없는 불효자 날백수쯤 되겠지요. (....)
딱히 이런 이야기를 해봐야 별로 좋을 것도 없고 해서 그냥 제가 욕을 먹고 넘어가는 편이었습니다만
한번쯤은 맥을 짚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이런 글을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