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패배
세상에는 보기 흉한 승자가 있는가하면, 아름다운 패자도 있는 법이다.
옛날, 펜싱 세계 대회 결승에서 일본 선수와 핀란드 선수가 맞붙게 되었다. 그러나 심판은 심할 정도로
핀란드 선수에 대해 편파판정을 해서, 일본 선수가 제 아무리 공격을 성공시켜도 심판이 포인트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 편파판정이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계속되었다.
그러자 돌연 그 핀란드 선수가 시합을 멈추고, 방어구를 집어던지며 심판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어이 심판! 너 도대체 얼마나 나에게 창피를 줄 셈인가?
물론 나도 한번 두번의 오심이라면 운이 좋았다고 기뻐했겠지.
그렇지만 이건 뭐야? 이건 분명한 편파판정 아닌가!」
그리고 대전 상대인 일본인 선수를 보며 말을 계속했다.
「이 시합의 승자는 당신입니다. 훌륭한 기술이었습니다. 금메달은 당신이 가져야 합니다. 축하합니다」
그렇게 말을 남기고, 시합을 포기한 채 대회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