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패


어젯 밤, 회식으로 잔뜩 술에 취해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나니 조금은 개운해져서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잠깐 했다. 웹서핑을 하다 우연히 동성연애자 게시판을 발견했는데, 보다보니 웃기고 황당한 내용들이
많아 정신없이 읽어내려갔다. 그러나 밤도 늦었고 술기운도 있고해서, 읽고 있던 도중 점점 졸음이 쏟아
졌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내 등에는 이불이 덮어져있었다. 아내가 덮어준 것 같다. 깨어난 내 눈에 처음 들어온
것은 동성연애자 모집 게시물의 화면이었다.

아내는 과연 그것을 보았을까? 무서워서 도저히 물어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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