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삶에 미련을 느끼지 못하는 부자들을 위한 시설.

「평온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최후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에 끌려 이제 더이상 돈이라면
지긋지긋하게 느끼는, 인간관계도 파탄난 한 부자가 시설에 입소했다.

입소하고 보니 과연 이 곳은 염세적인 부자들의 사교장과도 비슷한 곳이었다.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그런 한가로운 매일매일이다.
그곳에서 남자는 우연히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름다운 여자와 친해졌다.

매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면서 점점 그녀에게 매료되었고
결국 그는 어느 저녁식사 때 과감하게 마음을 털어놓았다.

「저는 세상이 정말 싫어서 죽을 생각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당신과 함께라면 한번 더 밝은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혹시 당신만 좋다면 내일 아침 여기를 떠나시지 않겠습니까?
   뭐 꼭 이 시설도 무슨 사람 죽이자는 사실이 아닌 만큼, 처음에 지불한 입회비만
   포기하면 시설 퇴원을 허가해 준다고 하더라구요」

「어머, 저도 그러면 참 좋겠다고 마침 생각하던 차였습니다. 비록 무일푼으로 여기를
   떠나 살게 되더라도, 우리 둘이 함께라면 상관없습니다. 자, 이제 우리 둘의 새 출발을
   위해 건배합시다」

남자는 식사를 마치고 내일부터의 새로운 삶에 부푼 가슴을 느끼며 아주 평온하고도 온화한 마음으로
간만에 잠에 들었다.


「소장님, 고객님이 결심을 한 것 같습니다. 지금 딱 평온한 마음 그 자체입니다. 만약을 위해 와인에
  넣은 수면제도 효과가 있었으니 지금 고객님이 깨어있을 확률은 없습니다」
「아 수고했네. 설비 담당! 고객님의 방에 오늘 밤 가스를 넣어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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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금수강산 2011/10/18 0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들어올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때는 아니란다.

  2. 초식동물 2011/10/18 0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락시설의 안락死

  3. Belle 2011/10/18 14: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 역시 저동네 개그는 저랑 너무 다른듯 ㅠㅠ

  4. 그웬디드 2011/10/18 2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희망고문

  5. yui88 2011/10/19 1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장이 마에다 아니면 니시오 아니면 우로부치.

  6. 그게 2011/10/20 0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자가 시설측 요원이던가 할 줄 알았는데

  7. 도파민 2011/10/20 0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 읽었을 때는 마지막에 가수를 주입하자는 보고를 한 게 그 여자이고 시설 쪽에서 여자를 고용해서 희망고문을 했다는 말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단순히 오해였던 거네요.

  8. ㅇㅇ 2011/10/20 0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 부분이요????

  9. q 2011/10/20 14: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자가 시설측요원이라고 읽는 게 맞을 듯 합니다. 여자한테 고백했지 사방팔방 고백하진 않았을 테고, 또 '수고했네'라는 말도 있고요.

  10. IZ 2011/10/24 0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약을 위해 와인에 수면제를 넣었다고도 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