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개그'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1/04/09 한국형 슬리퍼 (18)
  2. 2008/06/08 물건 (20)
  3. 2008/05/11 한밤 중의 화장품 대화 (52)
  4. 2008/04/28 일갈 (17)
  5. 2007/10/14 [라디오 개그] 불알터진 친구 (15)
  6. 2007/09/25 추석특집 (13)
  7. 2007/03/02 불법 피라미드계의 3대 위험인물 (5)
  8. 2007/02/26 탈 오타쿠 트릴로지 (14)
  9. 2007/02/21 리라쨩과 토토 (3)
  10. 2007/01/02 [라디오 개그] 불알 터진 친구 (7)
  11. 2006/11/17 2080 치약 (15)
  12. 2006/11/03 완벽한 실패자 (11)
  13. 2006/08/01 나의 처참한 토토 결과 (3)
 

길가다가 시장통에서 우연히 보고 웃겨서 찍었는데, 아디다스st '짭퉁' 삼선 슬리퍼가 어느새
'한국형 슬리퍼'라고 불리우는 모습이 묘하게 재미있더군요. (삼선도 아니고, 검/흰 2컬러인데
삼색 슬리퍼는 또 무슨 의미야…)
 

물건

창작개그 2008/06/08 20:08

주문생산방식 한정 프리미엄급 명품으로 태어나

귀중품으로 취급받다

소모품으로 사용되고

신 모델에 밀려 교체된 이후

노후되어 잔고장에 시달리다

폐기물로 땅에 묻히는,


인간의 삶.

얼마 전, 전에 쓰던 스킨을 다 써서 새 스킨으로 바꿨습니다. 꽃미남 스타 조인성이 광고하는 라X즈 옴므. 화장품
가게 아줌마가 몇 개를 추천해주셨는데 그 중에서 향이 제일 마음에 들더라구요.

살 때 아줌마가 덤으로 샘플 몇 개를 챙겨주셨는데요, 그래서 며칠은 그 샘플을 쓰다가 며칠 후, 드디어 정품을
개봉하여 썼는데, 순간 조금 놀란게, 샘플과 정품이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샘플은 뭐랄까, 점성이 없고 조금 더
물처럼 맑고 상쾌한 느낌이었는데, 정품은 점성이 더 있고 쫀쫀한 느낌이랄까? 그때 문득 화장품에 관한 오랜
유명 도시전설/괴담이 하나 떠오르더군요.

< 화장품의 샘플과 정품 간에는 품질 차이가 존재한다 >

사실 저는 이 괴담을 안 믿었는데요, 단순히 '쓰다보니 효능에 차이가 있는 것 같아' 라는 식의 주관적/환경적
요인이 존재할 수 있는 근거라면 몰라도, 점도에 차이가 있다면 조금 저 괴담에 힘이 실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저 제가 점도를 그렇게 느꼈을 뿐일지도 모르지만요)

그래서 아무래도 저보다야 화장품에 더 잘 알, 여자 친구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우선 L양의 의견-

" 샘플이 더 좋다는 설이 있죠'ㅂ' "

짧은 의견이었지만, 일단 저 괴담을 인정하는 의견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정품을 구매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샘플의 성능이 좋아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


다음은 H양의 의견-

" ㅋㅋㅋㅋㅋㅋㅋ 왜그러냐면, 도시전설이 아니고 진짜야 그건"

'설'이 아니라 '확언'을 하는 H양. 그 근거가 궁금했는데, 의외로 제법 고개가 끄덕여지는 재미있는 근거였습니다.


1.
"보통 정품 화장품은 생산날짜가 써있거든? 유통기한 날짜라던가. 케이스라던가 잘 살펴보면 있어. 근데
 샘플은 없어. ....... 한마디로 이게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단 얘기. 그래서 정품과 샘플에 품질
 차가 존재해"


화장품 샘플의 재고 보관기간에 의해 품질의 열화가 발생할 수 있고, 때문에 품질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오히려 샘플의 성능이 더 떨어지는' 경우에 대한 근거였습니다.


2.
"샘플 자체를 화장품 회사에서 막 뿌려버린단 말이지. '화장품 파실 때 저희 것도 좀 넣어주세요 굽신'하면서.
 샘플 몇 개만 모아도 정품 사이즈인데, 그걸 진짜 정품과 동일한 효능의 화장품 샘플을 뿌리면 곤란하겠지?
 아무리 화장품 마진이 대박이래도 그러면 적자야. 화장품 가게, 아래 칸 안보이는 곳에 보면 샘플이 박스로
 담겨있어. 똑같은게. 그 정도로 뿌려댄다구. 당연히 정품이랑 같을 수는 없단 얘기. 물이라도 탔던가 그랬겠지"

엄청난 규모로 무상제공되는 샘플의 특성상, 그것이 정품과 동일한 효능이라면 몇 개만 모아도 정품과 동일한
양이 되는데 그래서야 매상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겠냐는, 의견이었습니다. 이 역시 '샘플의 성능이 더 떨어진다'
의 경우에 대한 근거가 되겠습니다.


3.
여기서 제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리라쨩 : "근데 샘플이 성능이 후지면 정품이 안 팔리지 않을까?"

H양 : "아니야, 후지다기보다는 조금 더 원활한 느낌? 트러블이랄까, 이런게 좀 적다고 해야할까. 왠지는
         모르겠지만 정품보다 샘플이 트러블이 적은 거 같아. 그리고 결정적으로, 샘플 쓰고 오 이거 좋네
       하고 정품 사는 사람은 거의 없어"

H양 : "샘플 써보고 좋다고 사는 사람 잘 못 본 듯. 오히려 주변에서 '야 이거 완전 짱임' 하고 추천해주거나
        누군가의 강력추천으로 사는 경우는 많아도."

리라쨩 : "흠, 그런 거 같기도 하다..."

H양 : "웅, 샘플은 그냥 서비스 랄까, 덤이랄까... 여행 갈 때 쓰세효 하고 주는거 같은 느낌. 난 여행 갈 때
         샘플만 가지고 가거든. 올때 짐이 무겁기도 하고 죄다챙길려면 한짐이라 ㅋ"


샘플의 경우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제공되고 그렇게하여 구입을 유도해야 하므로 "피부 트러블이 더 적게,
범용성이 높게 제작된다"라는, 샘플의 성능에 대한 의견이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샘플의 성능이 더 좋다
라는 경우에 대한 의견이 되겠네요.


이런저런 의견이 제시되었는데요, 언제나 그렇듯이 이런 류의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는 재미있지요.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하신가요? ^^ 샘플이 우수? 정품이 우수? 아니면 차이가 없다?

일갈

창작개그 2008/04/28 20:56

며칠 전, 리라쨩의 출근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아침 출근시간 대의 신도림역은 아시다시피 굉장히 붐빕니다. 계단을 내려갈 때조차도 길게 줄이 설 정도니까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인파에 떠밀려, 또 조금 빨리 가려는 사람들에 의해 밀고 밀리기 마련인데 그런 와중에 남자
두 명이 시비가 붙은 모양이더군요.

"아니 씨X, 누가 밀고 싶어서 밀었어? 밀고 싶어서 밀었냐고!"
"아니 이봐요,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안 돼죠"
"아니 욕을 누가 먼저 했는데? 경찰서 가자고, 니가 먼저 경찰서 가자며! 나 원 참 씨X, 어이가 없어서.."

짜증나는 아침 출근길, 그런 와중에 큰 소리로 욕설까지 주고받는 사람까지 나타나니 그 혼잡함은 극에 달했고,
그 둘의 싸움 역시 더욱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그 순간!

"비행기 타! 조금 밀고 밀린 거로 그렇게 싸울 거면 전철 타지 말고 비행기 타!"

한 할머니의 일갈에 그 둘의 싸움은 한 큐에 중재되었고, 그 곁에 있던 사람 수백명이 크게 웃었네요. ㅎㅎ
 

요 아래 그 자원봉사 할머니 이야기보니 며칠 전 이야기가 문득 생각이 났네요^^

* 일전에 올렸다가 트래픽 문제로 내렸던 것을 다시 올립니다.



제 군 복무시절(저는 전투경찰로, 경찰서에서 군 복무를 했습니다) 후임과 초소에서 근무를 서면서 이런
저런 재미나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것이 우연한 기회에 제 MP3 플레이어에 녹음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총 45분 동안 후임이 들려준 별별 웃기는 이야기가 많이 녹음되었는데 그중 하나를 맛보기로 올려봅니다.


그때 그 시절의 리라쨩.

추석특집

창작개그 2007/09/25 18:26


이피 님의 말:
어라, 지금 국회위원들 데리고 막 추석특선 하고 있네요.
문제가, 마이클 잭슨의 미끄러지는 춤의 이름은?



리라쨩 님의 말:
통춤




리라쨩 님의 말:
마이클 잭슨의 대표곡은?




리라쨩 님의 말:
땡벌


이피 님의 말:
...
........


리라쨩 님의 말:
마이클 잭슨의 데뷔 앨범 제목은?


리라쨩 님의 말:
전국노래자랑 통장특집편



이피 님의 말:
..........ㄴㅁㅇㄻㄴ얾ㄴ이ㅏ



리라쨩 님의 말:
근데 진짜 송해는 불사신인가...



이피 님의 말:
아직도 정정하던데요.



리라쨩 님의 말:
지금 나이 80이 넘었음에도 20년 전과 전혀 일말의 간지변화도 없는 불사신



이피님의 말:



리라쨩 님의 말:
나중에 내가 저 나이 될 때까지도 저러고 나올 것 같아 무서움



이피 님의 말:
...



이피 님의 말:
좀비 (...)



리라쨩 님의 말:
전국노래자랑의 인트로,
송해 : "전구우욱~" / 주민 여러분 : "노래자랑~" 이 어쩌면 일종의 원기옥처럼
모두의 원기를 조금씩 빨아들이는 것 같음.


이피 님의 말:
.........



이피 님의 말:
내 앞에 있는 할머니들아... 내게 조금씩만 원기를 나눠줘!



리라쨩 님의 말:
그 여파로 전국노래자랑을 거쳐간 동네에는 노인들의 사망율이 일시적으로 급증.



이피 님의 말:
-_-



동창, 선배, 후배



에피소드 1 : 오덕대사



1. 오덕대사

한 어린 덕후가 노(老) 덕후에게 물었다.

"덕후시여, 우리네 덕후가 어떻게 현실의 여자를 사귀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러자 노 덕후는 그 어린 덕후를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덕후야, 참아야 하느니라. 우리 덕후들은 지은 업보가 많아 현실의 여자를 얻을 수 없는 천형(天刑)을
받고 있는 것이란다."

어린 덕후는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천형이요?"

노 덕후는 지그시 눈을 감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지금까지 욕보이고 겁탈한 여자가 몇이냐?"

어린 덕후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

"요, 욕보이기는 커녕 손목 한번 잡아본 여자조차도..."

그러자 노 덕후는 눈을 부릅뜨고 무서운 눈을 한 채 소리쳤다.

"갈! 2차원의 소녀들은 여자가 아니란 말이더냐. 네 그 무수한 여자들의 눈에 눈물 맺히게 했으니
그 어찌 현실의 여자와 이어지길 바라겠느냐."

그에 뉘우친 어린 덕후는 현실의 여자를 포기하고 자기 방에 은둔한 채 2차원 소녀들의 행복과 안녕,
쾌락을 위하여 남은 여생을 바치나니 덕후들은 그를 기려 오덕 대사라 불렀다.



2. 오덕과 현실의 여자

어느 날 오덕 대사에게 한 어린 오덕이 깨달음을 구하고자 물었다.

"대사, 만약 오덕에게 현실의 여자와 사랑을 할 기회가 찾아오면 어찌해야 하나이까."

그러자 오덕 대사는 눈을 지그시 감고 대답했다.

"그 여자를 놓아주어야 한다."

어린 오덕은 다시 물었다.

"만약 여자가 먼저 붙든다면 어찌해야 하나이까."

오덕 대사는 여전히 눈을 감고 대답했다.

"냉정하게 뿌리쳐야 한다."

어린 오덕은 재차 물었다.

"그래도 놓아주지 않으면 어찌해야 하나이까?"

오덕 대사는 그제사 지그시 눈을 뜨고 초탈한 표정으로 어린 오덕을 향해 대답했다.

"덕후여, 너는 어찌 네 욕심만을 바라느냐. 비록 현실의 여자가 잠시 눈이 멀어
덕후에게 마음을 주었다 한들 네 진정 그녀를 취해서 행복하게 해 줄 자신이 있느냐?"

그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한 어린 덕후가 눈물을 흘리며,

"그리하면 어찌해야 하나이까?"

하고 묻자, 그에 안타까움을 느낀 오덕 대사 역시도 눈물을 흘리며 이리 대답했다고 한다.

"현실의 여자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라고 하거라."



3. 씹덕 대사

오덕 대사가 만년에 제자를 거두어 함께 정진에 힘쓰나니, 덕후들은 그 제자 역시도 존경하는 마음에
씹덕 대사라 불렀다. 그 씹덕 대사가 어느 날, 스승에게 아뢰었다.

"스승님, 저는 어찌하여 동정임에도 서른이 넘어서도 마법을 쓰지 못하는 것입니까?"

그러자 그 질문에 오덕 대사는 대답 대신 선문답같은 질문을 내밀었다.

"너는 덕후의 마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씹덕 대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하였다.

"마법이라 하면 현실에 있을 수 없는 일을 일으키는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그 대답에 오덕 대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미 넌 매일 매 순간 머리 속에서 마법을 부리고 있지 않느냐. 상상이 곧 마법이니라."

씹덕 대사는 그 말에 큰 깨달음을 얻고 눈물을 주르르 흘리나니, 오덕 대사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내 이제 모든 것을 너에게 가르쳤으니, 부디 덕후들의 계도와 행복을 위해 힘쓰거라"

라는 말과 함께 홀연히 2차원 세계로 승천하니, 이후 씹덕 대사는 스승의 유언을 따라 남은 여생을
덕후들을 위해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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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2 : 씹덕대사


씹덕대사는 만년에 자신의 제자들을 모두 불러놓고 그들에게 한가지 화두를 던졌다.

"탈오덕이란 무엇이냐."


제자들은 멀뚱히 서로의 얼굴만을 바라보았을 뿐, 감히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그때 번쩍 손을 드는
제자가 있었으니, 씹덕대사가 덕경을 구하러 서역을 향했을 때 얻은 양이 제자 "오덩크"였다.

"그래 말해보거라."

오덩크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낭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탈오덕은 오타쿠를 그만두고 일반인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씹덕대사는 눈을 감은 채로 고개만 끄덕였을 뿐,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이족
출신의 덕후 "오탁후'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저는 달리 생각합니다. 물론 덩크 사제의 말 또한 틀린 것은 아니나, 스승님이 이런 화두를 꺼내신
것은 그에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즉, 오타쿠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타쿠를
초월하여 그 이상의 무언가로 거듭나는 것이 진정한 탈오덕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오덩크는 오탁후를 향해 말했다.

"사형의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타쿠 이상의 무언가로 거듭났다고 한들, 그것이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한번 덕후는 영원한 덕후라고 생각합니다. 오직 오타쿠를 그만두고 정상인
으로 거듭나는 것만이 가장 현실적인 탈오덕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탁후는 고개를 저으며 사제를 향해 답했다.

"나 또한 그 오타쿠 이상의 무언가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는 모른다. 단지, 정녕 그러한 것이
있다면, 모두의 편견이나 오해를 벗어던지고 편견을 부러움으로, 오해를 존경으로 바꾸어 진정으로
멋지고 대단한 무언가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탈오덕의 길이 아닐까? 탈오덕을 우리가
꿈꾸는 이유가 무엇이냐. 오타쿠의 길에서 무언가 회의를 느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그러나 그 회의를
자부심으로 바꿀 수 있는 무언가의 계기만 찾는다면..."

허나 오탁후는 더이상 자신의 개념을 설명하기가 벅찼는지, 말을 그만두었다. 씹덕대사는 그때까지도 제자
들의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오탁후의 말을 끝으로 잠시 초당에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그제사 씹덕대사는 눈을 뜨고 제자들을 향해 "제자들은 듣거라-"하는 말로 운을 떼며 답을 내놓았다.

"내 너희들의 의견들 들으니 너희들의 발전이 하루가 다른 것 같아 참으로 흡족하구나. 너희들의 의견은
분명 모두 일리가 있다. 허나 그것에는 한계가 있다. 자, 생각해보거라. 과거의 덕후가 이제는 일반인이
되었다 한들 과거의 그는 덕후가 아니란 말이냐. 그리고 내 기억 속의 나는 덕후가 아니란 말이냐?"

오덩크는 그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였다. 씹덕대사는 또 말을 이으며 이번에는 오탁후에게 물었다.

"설령 오타쿠 궁극의 경지를 밟아 이제는 덕후 뿐만 아니라 천하 모든 이에게서 존경과 감사를 받는 자리
까지 오르게 된다 한들, 그것을 과연 오타쿠를 탈출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냐? 제 아무리 그것으로 성공
한다고 해봐야 시샘하는 사람들로부터 오타쿠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을 것이냐?"

오탁후도 답을 하지 못하였다. 씹덕대사는 혀를 쯧쯧쯧 차더니 목이 마른 듯 탁상 위의 물을 꿀꺽꿀꺽 마신
후, 드디어 화두의 답을 말하기 시작했다.

"진정한 탈오덕의 길은 오직 하나 뿐이니라. 진정한 탈오덕의 길은...."

성격이 급한 오덩크가 "그것이 무엇이옵나이까 스승님!"하고 묻자 씹덕대사는 품 안에서 무언가의 두루말이를
꺼내어 던져주었다. 제자들이 그것을 서둘려 펴보자 그 안에는 이렇게 4자가 쓰여있었다.

"자 살 강 추"

모두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던 그 순간- 한 제자가 큰 소리로 소리쳤다.

"스,스승님!"

모두가 놀라 스승 씹덕대사를 쳐다보니 씹덕대사는 입에서 붉은 피를 줄줄 흘리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오탁후는 씹덕대사가 방금 전 목이 마른 척 마신 잔에 하얀 가루가 침전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 스승님...탈오덕의 길을 직접 보여주시려고...자결을..스,스승님..."

모든 제자가 일제히 굵은 눈물만을 줄줄 흘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그 무렵, 오탁후는  
쥐어짜내듯 스승에게 마지막 질문을 했다.

"스, 스승님...하지만...자살을...하더라도...모두의 기억 속에서는 어차피 그래도..훌쩍...오덕후..
아닙니까. 훌쩍. 그것이 어찌 탈오덕이란 말이옵니까....크흑..."

그러자 씹덕대사는 스승이 가는 마지막 길까지도 스승에게서 한 자라도 더 배우려는 제자의 모습이
귀여운 듯 인자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가는 길의 유언처럼 한 마디를 남겼다.

"...죽은 다음에...남의 기억이...무슨 대수란..말이냐..허허..허허헛...쿨럭! 크훕!"

그렇게 한 말이 넘는 피를 토하고 절명하니, 후세 사람들은 그 마지막 가는 길이 딱하다고 동정하면서도
제자들에게 한 자라도 더 가르치고 하나라도 모범이 되려한 그 자세는 실로 그의 스승 오덕대사에 비견해도
부족함이 없다며 씹덕대사를 위한 4행시를 지어 그 덕을 칭송했다.


자살강추

                                  -   작자미상


자 애로운 스승으로 오덕대사가 있었고,
살 신성인 스승으로 씹덕대사가 있었네.  
강 호의 모든 덕들이 이들만 같다면  
추 호인들 덕들이 천대받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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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피소드 3 : 나의 전뇌 인생을 마치며



노인의 임종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 시대를 아름답게 수놓은 업계 원로의 마지막을 함께하고자
무수히 많은 오타쿠들이 그의 자택 곁에 운집했다. 전뇌언론들은 현장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중계함은 물론
미리 노인의 삶을 회고하는 다큐멘터리를 긴급 준비하는 열성까지 보이며 원로의 마지막 갈 길을 준비했다.


그러나 어수선한 바깥 공기와는 별개로, 방 안에는 노인의 외동딸 하나만이 노인의 손을 꼭 잡고 구슬같은
눈물을 흘리며 노인의 마지막 유언을 듣고 있었다.






나의 전뇌인생을 마치며







노인은 인자한 눈으로 딸을 지그시 올려다보았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소중히 길러온, 예순이 넘어서
뒤늦게 입양하여 금지옥엽 기른 딸. 올해사 갓 열여덟이 된 딸은 아무 말 없이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할멈...내가 잘 했지...? 잘 키운 거 맞지...?'

노인은 문득 먼저 떠난 아내의 일을 아스하리 떠올렸다.


노인이 아직 청년이던 그 시절. 오타쿠계의 떠오르는 신성(新星)으로 그 덕력을 발하던 그 시절-
우연과 우연이 겹쳐 필연이 되어 운명으로 이어진 그녀. 남성향 오타계의 신성과 여성향 오타계 스타의
만남은 업계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고, 호사가들은 "오타쿠의 신이 태어날 것이다"라면서 그들의 2세에
대해 벌써부터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둘 사이에서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그 둘은 둘만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았다. 서로가 서로의 취향을 존중해주었고
서로를 자극해 서로를 보완, 완성해나갔으며 파트너로서, 연인으로서, 인생의 동반자로서 삶을 꾸려나갔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청년이 중년이 되고 노년의 경계에 접어들 무렵, 아내는 불치병에 걸렸다.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지만 그 병을 고치는 것은 불가능했고, 결국 그녀는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며 노인에게 "또 다른 인생의 동반자를 찾으라"란 유언을 남겼다.

노인은 그 인생의 동반자를 새로운 아내가 아닌, 자신의 성을 이어줄 딸로 정했다. 그리하여 고아소녀를
입양했다.

이미 오타쿠계 최고의 거장이자 찬란한 업적을 쌓은 존경받는 원로였던 노인이었지만 딸을 전뇌계의 사람
으로 키우지는 않았다. 오히려, 분명 재능을 보였고 호기심도 있었던 딸이었던만 철저히 그것을 억제했고
일반인으로 키웠던 것이다.

"얘야, 너는 내가 왜 너를 오타쿠로 키우지 않았는지 항상 궁금해왔지."

딸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아버지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남기는 것이 분명할 그 물음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은 자신의 손을 꼭 잡은 딸의 따스한 손을 어루만지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타쿠는 일평생 외로움과 후회를 남기며 살아야 하는 사람이란다.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해야 할 시간을 실체도 없는 몽환과 환상에 허비하고,

 노력과 열정과 재능을 아무 보람도 없는 헛된 일에 소모해야 하고,

 눈물과 쓸쓸함과 외로움에 대한 보상을 꿈 속에서 찾아야 하고,

 행복과 즐거움과 유쾌함과 웃음을....허무함으로 바꿔가는....멍청이...들...이란다......

 이 아버지는....그런...사람이었고.....  너만큼은.... 그런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단...다....."


노인은 스스로의 몸에서 힘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고, 눈 앞이 흐려짐에 두려움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딸의 모습을 한번 더 보고 싶어 고개를 돌렸지만, 더이상 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눈 앞에 자신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이른바 '주마등'이라고 불리우는 그것.
그리고 그것을 보며 순간 무언가를 깨달았다. 노인은 어둠을 느끼며 희미하게 웃었다.


                            *                                       *                                        *  

"오늘 오후 9시 35분, 우리나라 최초의 월드 오타쿠 클래식(WOC) 챔피언이자 전뇌계 전반에 걸친
 왕성한 활동으로 오타계의 초석을 다진 전뇌계 원로 오덕후 옹이 일흔 다섯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
 습니다. 고인은 오타쿠계의 원로로서 이 나라 오타쿠들의 권리확립과 오타계 전체의 발전을 향해
 최선을 다했으며 만년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활동으로 그 불타는 오타혼을 보여주었습니다.

 (중략)

 한편, 국보급 레어 동인지를 비롯해 현재 수천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고인의 재산은, 일평생
 가족 없이 홀로 지낸 고인이 별다른 유언이나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국고로 환수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OBC뉴스, 오탁후였습니다."

 
< 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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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사이트에 써 올렸었던 글 3편을 하나로 모아 올려보았습니다. "탈덕하여 광명찾자!"

주 : 어디까지나 웃자고 쓴 글이니 이거 가지고 또 오덕후 논쟁하지 말 것. (....)
예전에 포스팅한 나의 처참한 토토 결과 에서 알 수 있듯, 리라쨩은 토토에서만큼은 유독 약한 면모를 보이는
불행한 겜블러.

저 포스팅 이후에도 연패의 기록은 여전했는데-


...그러나 그 연패의 사슬은 2006년 9월 6일~9월 7일, 운명의 승부로 드디어 깨지게 됩니다.


한국 vs 대만 (한국 승)
예멘 vs 일본 (일본 승)
마케도니아 vs 잉글랜드 (잉글랜드 승)

...이라는, 빗나가는게 더 이상한(...) 승부였지요. 어쨌든 20회를 훌쩍 넘긴 참담한 연패기록을 끊은 것은 사실.
그리하여 들뜬 리라쨩은 이후에 그 승기를 타고 토토를 계속하는데-


-_-

음. 그럼에도 저는 굴하지 않습니다.

자, 여러분, 저의 적중을 기원해주세요!

P.S 저 골프토토는 무려 5만배짜리 초고배당 배팅인데, 적중되면 전파만세 오프모임이라도 열어서 쏘겠음.
...물론 적중 가능성은 0에 무한히 가깝다 (...)

플레이 버튼을 클릭하세요.


제 군 복무시절(저는 전투경찰로, 경찰서에서 군 복무를 했습니다) 후임과 초소에서 근무를 서면서 이런
저런 재미나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것이 우연한 기회에 제 MP3 플레이어에 녹음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총 45분 동안 별별 웃기는 이야기가 많이 녹음되었는데 그중 하나를 맛보기로 올려봅니다.


그때 그 시절의 리라쨩.

2080 치약

창작개그 2006/11/17 03:20

어머니가 치약을 사오셨다. 2080 이라는 이름의 치약. 자세히 살펴보니 "이공팔공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
"라는 슬로건이 치약 겉면과 상자에 씌여있었다.

...그런데 사람의 치아는 28개다.
 
1
실패자가 되기 위한 10가지 충고

1. 모든 일에 불평할 것을 먼저 찾으라.
2. 놀 것만을 생각하라.
3. 좀더 자라.
4. 수고하길 거부하라.
5. 적당히 적당히 하루를 넘기라.
6. 있을 때 마음껏 써라.
7. 계획과 목표가 없이 살라.
8. 안되는 일이 있으면 더 이상 하려고 하지 말라.
9. 공상이나 즐겨라.
10. 이젠 틀렸다고 중얼거려라.

그러면 당신은 틀림없이 실패자가 될 것이다


2
>>1
난 저 10개 항목에 모조리 해당이 돼!
완벽하게 실패자가 되겠군!!

그런데 완벽한 실패자라니 이토록 모순되는 말이 또 있나.
결국 나는 실패자가 되는 것조차도 실패했군.

?? 실패하는 것을 실패? 그럼 난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잖나...?? wwwwwww
.... 이걸 전부 못 맞추는 것도 일종의 개그라면 개그. 이렇게 빗나가기도 어렵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