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속상사(과장)는 과묵, 무표정. 잡담 따위는 일절 하지 않으며, 술도 마시지 않고, 사람들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강직한 사람이었습니다. 성실 공평하며, 그 어느 때라도 냉정해서 믿음직한 상사입니다만,
너무 딱딱해서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런 과장의 책상 위에는 부인, 아이 네 명과 찍은 사진이 장식되어 있어서, 곧잘 저는
「그 벽창호같은 사람이 가족은 끔찍히 챙기네」하며 미소짓곤 했습니다.
몇 년이 지나도 같은 사진이 장식해 있었으므로, 그 이유를 물어 보자,
「제일 좋았던 시절 사진이니까」라며 수줍은 웃음을 띄우면서 대답해주셨습니다.
그것이 내가 본 유일한 과장의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그런 성실하고 완고한, 입사 이래 무지각 무결근의 과장이 3일 계속으로 무단 결근. 집에 전화해도 아무도
받지 않고, 친척의 연락처같은 것도 몰랐기 때문에, 저와 부장님이 함께 직접 과장의 맨션을 방문해 관리인
씨에게 부탁해 문을 열었습니다.
과장은 현관에 쓰러져 있고, 이미 차가와져 있었습니다. 급성 심부전증이었다고 합니다. 부장이 관리인에게
과장의 가족이 언제 돌아오느냐고 묻자,「00씨에게는 가족이 없어요」라는 대답.
당황해서 인사부의 자료를 살펴보자, 확실히 과장에게는 가족이 없었습니다. 과장은 10년 전에 입사한 사람
이므로 그 이전에 이미 가족과 헤어져 살았던 것입니다. 그 사진을 보고 행복했던 시대를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해, 조금 슬펐습니다.
결국, 과장의 장례식에도 가족이나 친척은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고 하고, 저는 그 가족들의 차가움에 더 슬퍼
졌습니다.
얼마 뒤 저는 과장의 성묘를 갔습니다. 그러자 그 곳에는 훌륭한 묘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죽어서야 겨우
가족과 화해한 것일까, 그래도 훌륭한 묘를 세워주었구나 하고 안심하고 묘비를 바라본 저는 아연실색했습
니다. 그 묘는 오래된 것이었고, 과장과 같은 성씨의 이름이 묘비에 몇 개 새겨져 있었습니다. 과장 이외에는
전원 수십 년 전 같은 날에 죽었던 것입니다. 무언가의 사고였겠지요.
가족을 사고로 한 번에 잃고 난 후 수십 년의 세월을, 그는 어떤 기분으로 지내왔던 것일까?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가족의 사진을 어떤 생각으로 매일 바라보던 것일까?
사람을 멀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결코 말하지 않았던 과장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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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조금 슬픈 이야기군요.
몹시 슬픕니다. 과장님 이제 가족을 만나셨겠죠.
비극이군요. 슬픈 이야기 입니다.
↑↑고양이보다 그쪽분이 더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