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고 머리도 나쁜데다 외모도 그다지 귀엽지 않은 타입이라, 어렸을 적부터 부모한테던 선생님한테던 거의 칭찬을 들었던 적이 없다. 그래서 보통 사람 같으면 기억도 못할 작은 일들을 잘 기억하고 있다.


초등학교 6 학년 때의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타입의 사람이었다. 나도 선생님이 좋았지만 워낙 소심한 성격이라 친구들이 선생님과 조잘조잘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그저 교실 구석에서 보기만 할 뿐이었다.

어느 날, 그 날도 선생님이 방과 후 교실에서 몇몇과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손금을 주제로 한 이야기 같았다.

당연히 그저 이번에도 멀리서 보고만 있노라니 선생님이

"XX의 손금도 봐줄께. 이리와 봐"

하고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두근두근하며 손을 보여주자 "어라? 직업 선이 있네" 라고 선생님이 말했다. 직업 선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지만, 다른 녀석이 끼어들어서 그 이야기는 그렇게 묻혔다.

그리고 10년도 훌쩍 지나, 어른이 되어 취직을 했다. 일에도 보람이 있고 사람들로부터 응원받으며 당시의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

물론 노력도 했지만 사실은 그날 선생님의 "직업 선이 있구나" 라는 아무렇지 않은 작은 한 마디가 계속 머리 속에 머물었달까. 그 말이 있었기 때문에 일을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선생님께 새삼 감사드린다.



아무렇지도 않은 작은 한 마디가 사람의 인생을 크게 좌우합니다. 선생님을 목표로 하는 분도, 지금 교단에 게신 분도 가급적 아이에게 상냥한 말을 걸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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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애린 2015/04/24 1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ㅇㅅㅇ// 잘 계셨습니까! 근데 이건 감동물?

  2. -_- 2017/07/06 1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생 직업은 갖지 못하고 니트로 굶어죽을것 같은 놈이 의외로) 직업선이 있네?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