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는 어릴 적 나를 곧잘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맛있는 것을 사주시곤 했다.
그건 참 좋았지만 아버지는 먹는 것이 정말 빠른 편이라, 먼저 다 먹고는 조용히 다소 화가 난 듯한 얼굴로
내가 먹는 것을 바라보시곤 했다. 마치「빨리 좀 먹어라」하는 것 같아서 조금 싫었다.

지난 번에는 처음으로 아들과 함께 라면집에 갔는데, 아들은 그게 참 맛있는지 이마에 땀까지 흘리며 면발을
한 줄 한 줄 오물오물 참 열심히도 먹었다. 라면 한 줄기 쪽 먹고는 물 마시고, 땀 닦고 라면 먹고. 다 먹은 후
에는 그 작은 손으로는 사발을 잡고 국물까지 하아하아 하며 겨우겨우 마셨다.

참 귀여웠다

그랬더니「근데 아빠는 왜 나를 그렇게 빤히 보고 있는 거야? 화났어?」

아버지····


트랙백 주소 :: http://newkoman.mireene.com/tt/trackback/583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꼬마 2007/01/20 1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대로 인상이 험악한 것 같네요.(웃음)

  2. 코끼리엘리사 2007/01/20 16: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 파문이. 감동의 파문이... ;ㅁ;

  3. 메슈가 2007/01/20 1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게 바로 츤데레라는 것인가..ㅡㅗㅡ;;;

  4. 미고자라드 2007/01/20 1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츤데레 -ㅗ-;;;;;

  5. 코끼리엘리사 2007/01/20 1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점상 츤데레랑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아들입장에서는 츤데레의 실체가 그것인가 싶기도 하군요.

  6. 여미 2007/01/22 2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뒤늦은 깨달음에 눈물이...

  7. 빨간 2007/05/09 2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네요.. 이렇게 늦게 알게되는 일들이 있겠지요

  8. sr 2007/10/26 16: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2살이 되가는 지금에도 본인의 아버지는 여전히 그러시는데-_-;
    왜냐고 물어보면 먹는게 귀엽다고.. 대체 이 거구의 어디가..

  9. 543 2008/09/19 2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웃어요 저 집안.

  10. 무르 2010/11/16 17: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즐겁게 빤히 쳐다봤을 뿐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