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의 추억

5ch 컨텐츠 2007/01/20 11:50

957
난 사실 간질인데, 어렸을 때는 간질 증세가 전혀 없었어.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발작했지. 그 때 일을 조금 들어줘.


그 날, 동아리 활동을 끝나고 집에 돌아갔는데, …정신을 차리자 병원 침대 위였다.
「엥?」하며 황당함을 느낀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옆에 있던 어머니한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물었고, 어머니는 내가 방에서 발작을 하며 뒹굴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성에 눈을 뜨고 있었던 나는
방문을 꼭 잠그는 편이었는데, 그때도 방문을 꼭 잠그고 있어서 저녁식사를 먹으라고 불렀는데도 대답이 없어
이상하다고 생각한 어머니가 밖의 창문에서 들여다보고 그 발작을 겨우 발견한 것 같다.

거기까지 들은 나는, 기억이 끊긴 부분이 꼭 비디오로 재생되는 것처럼 스르르 생각났다.



우선 난 방문을 잠근 후에, 친구한테 2만엔에 산 싸구려 PC를 켰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T셔츠와 팬티 바람
으로 2ch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틈엔가 나도 모르게 자위하고 싶다는 생각이 대뜸 불끈불끈 솟아난
덕분에 얼마 전에 산 야껨「자매 괴롭히기」를 시작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떠올랐을 무렵, 나는 문득, 내가 집에서 거의 안 입는 츄리닝 바지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설마설마 하면서도 만약을 위해 속옷도 확인했다. 나는 팬티를 안 입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모든
진실을 깨달았다.


입고 있는 것은 SexPistols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박힌 T셔츠 뿐. 알몸의 하반신을 드러낸 채 입에 거품을 물고
발작하고 있는 나. 신고를 받고 달려오는 구급차의 사이렌.

PC 모니터에 비친 외설적인 그림. 17세의 다 큰 아들에게 츄리닝을 서둘러 입히는 어머니....  


기억은 거의 완전하게 되찾았다.
하지만, 발작이 일어난 시점이 사정을 하기 전이었는가 후였는가는 도저히 생각이 안 난다.

트랙백 주소 :: http://newkoman.mireene.com/tt/trackback/580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엘레인 2007/01/20 1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저히 더 이상 상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겠네요.[...]

  2. 메슈가 2007/01/20 1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리라쨩님 역주행 완료했습니다. (이틀만에)
    정말 재밌는(혹은 웃지못할)글들이 많군요. 모으는라 수고 많으세요^^
    항상 힘내시고 좋은날 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마지막에 아무렇지 않게 폭탄을 톡)

  3. D.H 2007/01/20 1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슷한 사건이 있었죠..

    구급출동을 가니 목욕하다 실신한 딸에게 낑낑거리며 속옷이라도 입혀주던 아주머니가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출산한 지 며칠 안 된 여성이었는데, 출산 후 당분간은 목욕을 하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4. 키리코 2007/01/22 1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눈물납니다 ㅠㅠ

  5. 125 2009/04/06 2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매 괴롭히기...해본일이 있는 나는.
    간질은 없었다는.

  6. 물뼝 2010/07/06 1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디 전이었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