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 6학년 가을 무렵이었을 때라고 생각한다. 남동생(초4)이 울면서 돌아왔다.
가방은 칼로 너덜너덜하게 찢겨있었고, 얼굴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얻어맞았으며 전신이 멍투성이.

「부모한테는 말하지 말아라」라고 입막음이라도 되었는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 말하지
않았다. 나는 경찰에 가자고 했지만, 아이들끼리의 싸움 정도에 경찰이나 부모님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나 나름대로 생각해서,
남동생에게「엄마 아빠한테는 말할 수 없더라도, 이 누나한테는 말해도
되잖아? 말로 하는게 무서우면, 나한테 편지로 써서 줘」라고 말했고 그러자 동생은 곧바로 편지를
써서 주었다.

읽으면서 나는 깜짝 놀랐다. 나와 같은 반의 바보같은 양아치 집단 녀석들에게 집단린치를 당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니라 오랜기간 당했다고. 심지어 담배빵 자국까지 있었다. 나는 학교
체육관 뒤가 녀석들의 집합소였던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대로 학교까지 달려갔다.

녀석들의 리더격인 A가 뭐라고 말을 해왔던 것 같지만, 나는 체육관까지 달려온 기세 그대로 A의
안면에 박치기를 했다. 그외에 녀석들이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말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정말 열심히, 죽어라 박치기를 했다. 때리고 걷어찼는지도 모르겠다. 당시의 나는, 여기서 A를
죽이지 않으면 동생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었는지도. 바보 녀석의 동료들이 불려온 선생님
에게 제지를 당할 때까지 나는 쭉 A를 때렸던 것 같다.

내 이마에는 유혈이 낭자, 다리와 스커트는 A가 갖고 있던 나이프로 찢겨졌고 전신에는 찔린 상처
투성이. A는 앞니와 코뼈가 부러졌다.

이는 즉시 대문제가 되어, 나와 A 모두 교무실로 불려갔지만,

신장 130 중반, 언제나 공부에 열심, 생활태도도 좋았던 모범생이었던 나와
신장 170 초반, 밥 먹듯이 수업을 땡땡이 치고 학교에 나이프를 소지하고 다니던 A 중

어느 쪽이 선이고 어느 쪽이 악인지는 이미 처음부터 정해진 거나 다름없었다.

또, 나는 동생의 양해를 얻어 동생의 편지도 공개했다. 그리고 A와 A의 동료들이 했던 일들을 모조리
어른들에게 알렸다. 대소동이 벌어졌고 A 녀석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다른 아이들도 자청해서
증인으로 나섰다. 돈을 강제로 빼앗기던 아이도 여러명 있었고, 다양한 방면으로 저지르던 못된 일도
모두 문제화되어 당시 그 A녀석들은 신문보도까지 되었다.

결국 A와 동료들은 보호감호 시설로 전학가게 되었다. 일부는 그대로 학교에 남았지만, 지금까지의
태도가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위축되어 남은 학교생활을 보냈다.

비록 내 이마와 다리에는 흉터가 남았지만, 아직도 그 일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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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Tracked from 우워어어어업 2007/08/08 15:57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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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즈히코 2007/08/07 15: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한 누나군요...

  2. Amber 2007/08/07 15: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다 누님

  3. 코끼리엘리사 2007/08/07 15: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성에게 이마의 흉터는 의미가 굉장할텐데 정말 대단한 누나네요 ;ㅁ;

  4. 오오 이새벽에 포스팅... 2007/08/07 15: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다///

  5. cancel 2007/08/07 15: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 40센치 차이나는 소년의 안면에 박치기를 가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말이죠

  6. snowall 2007/08/07 16: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등학교 6학년에 170센치미터인 녀석은...학교를 몇년이나 유급당한겁니까. 대체.

    • 크랏세 2007/08/07 1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동생은 중1에 키 173입니다 -_-;;
      꽤나 큰아이들도 있어요..;;

    • 인생 2010/05/22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0년의 지금, 근처의 초등학교에는 180을 넘어선 초등학생들이 보이는군요..............

    • ㅁㅁ 2011/01/30 2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저이야기는 일본쪽이고..
      일본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키가작으니 한국사람과 비교해선 안되겠지요..

  7. 느릿한곰 2007/08/07 1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ancel//양아치들이 체육관 뒷쪽에서 어슬렁 하고 있었으면
    담배라도 피면서 양아치자세(X싸는자세라고도..)로 앉아있었겠죠 ㅡ.ㅡ)
    서있었어도 일단 들이박으면 넘어질테니 상관없고..
    들이박아서 넘어뜨린담에는 넘어진놈을 마운트 들어가서 퍽퍽퍽.
    이정도가 초딩개싸움의 기본중의 기본 아니겠습니까.

  8. 크랏세 2007/08/07 1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생이 있는 입장에서 동생이 맞고들어오거나 괴롭힘 당하면 갑자기 스위치가 팍 돌아가버리죠 -ㅅ-;;
    어렸을때 왠 엉뚱한자식이 동생을 두들겨놨길래 그냥 곤죽으로 만들었다가 혼난적이 있는저로서는 공감가는 이야기... 원래 혈육의 정은 대단한겁니다 ㅇㅅㅇ

  9. 타는듯한갈망 2007/08/07 2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1
    초등학교때 좀 노셧나보군요 ㄷㄷㄷ

  10. 나나미 2007/08/07 2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아, 이런 누님 멋있어요 ;ㅁ;....

  11. 길손 2007/08/07 2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래서 누님계열이 좋다는거죠.

  12. 시엘바이스 2007/08/08 0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누나, 형, 오빠, 언니에게 있어서 동생이라는 존재는 비록 내가 매일 팰지라도, 남이 패면 이게 기분이 안좋거든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내걸, 왜 니가 때려! 라는 소유욕의 일종일수도 있고, 혈육의 정일 수도 있고.. 지금은 체격이 비슷하지만.[그래도 또래보다 작은 내 남동생]..어릴적에는 제 가슴팍밖에 안왔던 남동생을 가지고있던 누나로서..저 글..감동적입니다..

  13. sr 2007/08/08 0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살차이 나는 오빠한테 지나가던 남자아이한테 뒷통수맞았다고 했더니..
    분명 오빠도 아는놈인데 무시-.. -...오빠 미워...ㅠ

  14. agipahak 2007/08/08 1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사회는 이미지가 좋은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군요.

  15. 페이리안 2007/08/08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동생 팬 녀석의 팔을 물어 뜯어서 평생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겨준 적이..-_-;;

  16. ㅇㅇ 2007/08/09 0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네요

  17. 아스나리카 2007/08/09 14: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언니 멋져요+_+

  18. 케르 2007/08/09 16: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누님 멋져..-ㅁ-

  19. aa 2007/08/10 0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존경스럽다.

  20. BANDI 2007/08/12 1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드릴인페르노가 생각나는건지...

  21. 러브♡제로 2007/08/12 1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혈누님~ 흐.. 멋져용^^

  22. 공돌 2008/09/26 1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걸로 신쟝르는 어떨까요?

  23. -_- 2009/09/07 14: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고 보면 그 A라는 놈은 보호감호시설로 가서도 이지메 당했겠군요;;

    그쪽 세계에서 40센티나 더 작은 여자애한테 얻어맞고 전학왔다고 그러면 사람 취급도 안해줄텐데 -_-

  24. 쓰레기 2010/05/22 1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초등학교때, 급식을 먹다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제가 아는 형들이 장난을 쳐둔겁니다.. 못먹을 정도로 뒤범벅[...]
    근데 선도...?라고 해야할지... 잔반통을 지키고 있는 선배들(고학년)이
    저보고 그걸 먹으라는겁니다; 당황한 저는(저학년)몇번이고 따져보았지만
    듣지도 않더군요...
    그 때 구원의 그림자- 탁구부에 인기인인 누님이 등장
    보자마자 눈물이 나와서 울먹울먹... "누..느아... 바. 밥 못버려 으허엉"하는 말을 뱉자마자, 식판을 들고 무서운기세로 걸어가서는 바로 부어버리더군요.
    같은 학년인 선도들은 탁구부의 위엄에 아무 말도 못했습죠 ㅋ
    평소에 누나한테 엄청 못살게 굴었는데도, 언제나 누나는 저를 챙겨줬던것같네요


    저는 언제 그럴 수 있을지

  25. § 2012/08/12 1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딩이 담배빵인가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