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입학해서 자취를 시작한지 어느덧 2년. 정신없이 대학생활과 연애,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다보니
2년동안 집에 들린 적이 없었다. 그래서 마침 돌아오는 스무살 생일을 맞아 다음 주 중에 집에 한번 다녀오
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던 중 오늘 택배가 도착했다. 집에서 온 것이었는데, 안을 열어보자 중학교 때 학교에서 뺐겼던 대량의
야한 책들이 들어있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느낌. 택배 박스 안을 뒤져보자 편지가 한 통 들어있었다.

「이것들을 버릴까 말까를 결정하는 것은 이제 어른이 된 네가 결정할 일이다. 생일 축하한다. 맡고 있던 것을
  돌려주마. 어머니」

그래, 그런 것에 유별나게 신경질적이었던 당시 담임(여자)이 나 몰래 부모님을 소환해서 빼앗은 책을 돌려주며
주의를 당부했겠지. 그런데 부모님은 이것들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었단 말인가.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다음 주에
집에 가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이런 일이-

일단 기분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몇 권을 읽다보니 더 미칠 것 같았다. 하지만,

「뭐 사춘기 또래 남자애들이 다 그런 거 아니겠어? 이런 야한 책 한번 안 본 사람이 어딨어? 부모님도 이해해
  주시겠지. 신경쓰지 말자」

라며 위안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정리를 하다보니「하드코어 SM 매니악스 vol3」가 나왔고, 나는 귀성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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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르프네 2006/08/10 0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저런걸...보관해 주시는 부모님의 센스라니.......

    그것도 하드코어 SM.......(덜덜덜)

  2. 남권우 2006/08/10 07: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려주시는 2ch 개그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_<

  3. 할일없을때 읽는자 2007/07/30 0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냐~ 선생님에게 뺏길 당시의 분노는 없었을까나~

  4. 물뼝 2010/06/21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회복불능이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