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프리마켓이나 Yahoo! 옥션에서 팔아치울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서
다락방을 뒤지다보니, 20여 년 전의 일기가 나왔다. 우리 어머니가 쓴 것 같았다.
열어 보니, 내가 태어난 후 1살까지 매일매일 나에 관한 사건이 써있었다.
「오늘은 손가락을 빨고 있었다」 「곧 있으면 서서 걸을 것 같다」라던가.
설마 그 때는 내가 이런 빈둥대는 백수에다 의욕 없는 쓰레기로 자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죄의식과 한심함에 눈물까지 나왔다. 처음엔 소각로에 던질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만두고 신문지로 둘둘 감아 다락방에 다시 넣어두기로 했다.
옛날 레코드와 함께 상자에 포장해서 다락방 깊숙히 봉인했다.
더이상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이것을 쓰고 있자니 다시 눈물이 나온다.
유감스럽지만 나는 부모에게 있어서 파랑새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매번 기대하신 것, 한번도 부응해 드리지 못해서 정말로 미안해요.
형은 이미 내 나이 때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었는데.
이런 상황인데도 어머니는 「빨리 너의 여자친구, 손자가 보고 싶다」라고 말한다.
분명히 선언한다. 이제 무리. 절대로 무리. 일정한 직업도 없는데다 몸도 비실비실.
히키코모리. 이런 놈이 결혼같은 걸 할 수 있을 리 없다.
내 마음 속의 파랑새는 최근 간신히 죽어 주었다.
2.
이미 돌아가신 할머니. 여름에 친가에 돌아갔을 때, 할머니가 나에게 「누구신지...」
라고 물었다. 치매가 진행중이라, 가끔 방문하는 나는 알아보지 못하시는 것 같았다.
이름을 말해도 「먼 곳에서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등 손님에 대하는 말투.
2~3일동안 머물던 중, 끝끝내 기억해내지 못하셨다. 쓸쓸한 기분으로「그러면, 가볼께요」
라고 얘기하자, 할머니는 조금만 기다리라고 신호하신 뒤 자신의 방으로 나를 불렀다.
단상의 서랍에서 꺼낸 것은 꾸깃꾸깃한 광고지에 싸인 쌈짓돈. 구찰(예전 화폐)로 3000엔이
들어있었다. 아마도 꽤나 옛날에 싸둔 돈 같았다.「할머니, 나는 됐으니까 뭐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사다드릴께요」라니까「괜찮아. XX랑 OO에 가서 커피나 마시다 와」라는 것
이었다. XX는 고교시절에 내가 사귀던 남자애, OO는 벌써 망한지 오래된 찻집 이름. 당시
양가 모두가 사귀는 걸 반대했었지만, 할머니만큼은 XX와의 이야기를 항상 싱글벙글 들어
주셨다. 귀가하는 비행기 안에서, 난 그 꾸깃꾸깃한 광고지를 꼭 쥐며 울었다.
3.
5살짜리 장남이 자폐증이있다. 제대로 말도 못한다.... 나는 이 아이를 단념하고 있었다. 특수
아동교육센터, 각종 상담 등 여러가지를 해봤지만 별로 변화가 없다..왠지 기르는 것 자체가
괴로워져서, 때려서라도 가르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애정도 있는지 없는지.. 그에 대한
반동인지 2살짜리 붙임성 좋은 차남만 귀여워했다. 이야기를 하면 싱글벙글 웃는게 너무너무
귀엽다. 언제나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산책도 항상 이 아이하고만 했다.
얼마 전의 일이었다.
장남을 목욕탕에 넣은 날. 평소처럼 장남은 비누를 가지고 놀았다. 몸을 씻으려고 해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휘파람을 불면서 샤카샤카 비누를 거품이 일게 하고 있다. 나는 내심 진절
머리를 내면서 아이의 몸을 씻어 주었다. 다 씻고 나서 아이를 목욕통에 넣었다. 한숨 돌리곤
내 머리카락을 씻고 있자니...
아이가 내 등을 문지르고 있었다! 손에 비누로 거품이 일게 해서. 처음이었다. 어째서? 자신의
몸도 씻을 줄 모르는데 어째서? 놀랐지만.. 어째서인지 눈물이 나왔다. 이 아이 밖에 없었지만
샤워로 눈물을 숨겼다. 그 날, 차남의 목욕은 아내에게 맡겼다. 어째서 나의 등을 밀어준 것일
까? 그저 변덕이었을 뿐인가? 알 수 없지만...그저 조금, 이 아이의 부모라는 사실이 기뻤다.
어제, 프리마켓이나 Yahoo! 옥션에서 팔아치울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서
다락방을 뒤지다보니, 20여 년 전의 일기가 나왔다. 우리 어머니가 쓴 것 같았다.
열어 보니, 내가 태어난 후 1살까지 매일매일 나에 관한 사건이 써있었다.
「오늘은 손가락을 빨고 있었다」 「곧 있으면 서서 걸을 것 같다」라던가.
설마 그 때는 내가 이런 빈둥대는 백수에다 의욕 없는 쓰레기로 자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죄의식과 한심함에 눈물까지 나왔다. 처음엔 소각로에 던질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만두고 신문지로 둘둘 감아 다락방에 다시 넣어두기로 했다.
옛날 레코드와 함께 상자에 포장해서 다락방 깊숙히 봉인했다.
더이상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이것을 쓰고 있자니 다시 눈물이 나온다.
유감스럽지만 나는 부모에게 있어서 파랑새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매번 기대하신 것, 한번도 부응해 드리지 못해서 정말로 미안해요.
형은 이미 내 나이 때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었는데.
이런 상황인데도 어머니는 「빨리 너의 여자친구, 손자가 보고 싶다」라고 말한다.
분명히 선언한다. 이제 무리. 절대로 무리. 일정한 직업도 없는데다 몸도 비실비실.
히키코모리. 이런 놈이 결혼같은 걸 할 수 있을 리 없다.
내 마음 속의 파랑새는 최근 간신히 죽어 주었다.
2.
이미 돌아가신 할머니. 여름에 친가에 돌아갔을 때, 할머니가 나에게 「누구신지...」
라고 물었다. 치매가 진행중이라, 가끔 방문하는 나는 알아보지 못하시는 것 같았다.
이름을 말해도 「먼 곳에서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등 손님에 대하는 말투.
2~3일동안 머물던 중, 끝끝내 기억해내지 못하셨다. 쓸쓸한 기분으로「그러면, 가볼께요」
라고 얘기하자, 할머니는 조금만 기다리라고 신호하신 뒤 자신의 방으로 나를 불렀다.
단상의 서랍에서 꺼낸 것은 꾸깃꾸깃한 광고지에 싸인 쌈짓돈. 구찰(예전 화폐)로 3000엔이
들어있었다. 아마도 꽤나 옛날에 싸둔 돈 같았다.「할머니, 나는 됐으니까 뭐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사다드릴께요」라니까「괜찮아. XX랑 OO에 가서 커피나 마시다 와」라는 것
이었다. XX는 고교시절에 내가 사귀던 남자애, OO는 벌써 망한지 오래된 찻집 이름. 당시
양가 모두가 사귀는 걸 반대했었지만, 할머니만큼은 XX와의 이야기를 항상 싱글벙글 들어
주셨다. 귀가하는 비행기 안에서, 난 그 꾸깃꾸깃한 광고지를 꼭 쥐며 울었다.
3.
5살짜리 장남이 자폐증이있다. 제대로 말도 못한다.... 나는 이 아이를 단념하고 있었다. 특수
아동교육센터, 각종 상담 등 여러가지를 해봤지만 별로 변화가 없다..왠지 기르는 것 자체가
괴로워져서, 때려서라도 가르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애정도 있는지 없는지.. 그에 대한
반동인지 2살짜리 붙임성 좋은 차남만 귀여워했다. 이야기를 하면 싱글벙글 웃는게 너무너무
귀엽다. 언제나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산책도 항상 이 아이하고만 했다.
얼마 전의 일이었다.
장남을 목욕탕에 넣은 날. 평소처럼 장남은 비누를 가지고 놀았다. 몸을 씻으려고 해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휘파람을 불면서 샤카샤카 비누를 거품이 일게 하고 있다. 나는 내심 진절
머리를 내면서 아이의 몸을 씻어 주었다. 다 씻고 나서 아이를 목욕통에 넣었다. 한숨 돌리곤
내 머리카락을 씻고 있자니...
아이가 내 등을 문지르고 있었다! 손에 비누로 거품이 일게 해서. 처음이었다. 어째서? 자신의
몸도 씻을 줄 모르는데 어째서? 놀랐지만.. 어째서인지 눈물이 나왔다. 이 아이 밖에 없었지만
샤워로 눈물을 숨겼다. 그 날, 차남의 목욕은 아내에게 맡겼다. 어째서 나의 등을 밀어준 것일
까? 그저 변덕이었을 뿐인가? 알 수 없지만...그저 조금, 이 아이의 부모라는 사실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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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하다..
3번 찡하네요;;
3번 이제 장남을 돌봐주라고 ww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이제와서 애아빠가 된뒤 리플을 달아보면.....
애들은 무조건 따라하더군요....
내가 애한테 비누칠을 해줬기때문에 자기도 해야겠다고 생각한거 같아요.
-_- 요즘 주거라 밥을 먹여줬더니만... 애가 먹을것만 주우면 다 제 입에 가져다 넣는군요.....
지가 먹다 던져놓고 까먹은지 좀 된 축축한 거라도 말이지요........ ( ``) 안먹을수도 없고..
그냥 애가 아니라 자폐증에 걸린 아이잖아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