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는 가게에, 25살이 되도록 한번도 남자를 사귀어 본 적 없는 얌전한 애가 있었다.
너무 성격이 착하달까 순하달까, 그래서 모두들 그녀에게 귀찮은 점심식사 주문을 시키기도 하고, 심지어는
엉뚱한 파견사원의 다단계 판매에 걸려들기까지. 모두가「걔는 사람이 좋아서, 무슨 말을 해도 절대 거절하는
법이 없어」라며 학창시절 이지메 마냥 바보취급하거나 귀찮은 일을 떠넘기곤 했다.
애초부터 상냥하고 좋은 여자라며 호감을 안고 있던 나는 이 아이라면 거절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라고
생각해서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휴일에 식사제의를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여성에게 OK를 받은 나는 너무 기뻐서 가게를 여기저기 조사하는 등 치밀하게 사전준비를
하고 당일은 최대한 멋부린 후 번쩍번쩍 빛나는 차로 맞이하러 갔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지 않도록 열심히
수다도 떨었고 식사도 멋지게 대접하고는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정말 즐거웠던 나는 몇 번이나 그녀에게 애프터를 신청했고, 그녀도 기쁘게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점점 행복한 기분에 휩싸인 나는 이번에야말로 고백해야겠다, 하고 결심하며 다음 번의 식사제의를 했지만
「저, 사실 정말 힘들었어요. 앞으로는 더이상 이런 만남 없었으면 해요」
라는 말을 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차마 다시 한번 부탁하기 민망할 정도로 필사적인 얼굴이었다.
거절을 못하는 성격으로서는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겨우겨우 한 말이리라.
「어? 거봐! 마이씨, 마이씨도 잘 거절할 수 있잖아요. 앞으로는 하기싫은 일을 부탁받으면, 지금처럼 확실하게
거절하세요. 그동안 마이씨, 무슨 말을 들어도 거절 못하는 거, 옆에서 보며 많이 걱정했어요!」
라며, 나는 마음 속에서 울음이 터질 것 같은 것을 간신히 참으며 최대한 밝고 힘차게 말했다.
그녀는 매우 마음이 놓인다는 얼굴로 몇 번이나 나에게 인사를 했다.
나에게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렇게나 기뻤던 것일까.
어제 이야기입니다. 이미 체념. 앞으로 평생 여자따위 사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남자 불쌍해..
...슬프다..
일단 내 눈물은 떨어졌다
힘내라! 여자같은건 모니터안에도 얼마든지 널려있어!
2차원의 미소녀는 마음속에 간직하시길...
으악.,..
슬프지만 멋있었다! 훌륭하다!
힘내라! 젠장! 흑....
힘내!!
힘내...힘내라규!!
..........................아..............
............................
......힘내, 힘내!!!
그리고 그는 오타쿠가 되었다. (어라?)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에서
한번 읽어줬으면...
정말 슬플텐데
아..
안생겨요..
그냥 웃기거나 공감 얻으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눈물 흘렸습니다. 마음에 정말 와닿는달까요...
한사람을 좋아하는데 거절당하는 마음이 이토록 쓰라리다는걸 다시 상기시키네요.
이런 글 쓰실때는
대화명 조금만 신경 더 쓰시면
제대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아이고 닉네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헐 후렝님이다 ㄷㄷ
고정닉이라 버릴 수가 없답니다 ㅠㅠ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남자가 얼마나 형편없으면 거절했을까?
답 : 가정폭력당하는 아줌마들은 얼마나 네가지가 없으면 가정폭력을 당할까요?
가정폭력과 데이트 신청 거절이 같은 선상에서 비교되는 건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네가지 없다고 폭력을 써선 안 되지만
남자가 형편없을 땐 거절해도 됩니다.
형편없는데 거절안하면 사는내내 가정폭력 시달리고
바실리 같은 아들 갖게 됩니다.
바실리는 형편없는 여성도 거절하지 않고 감사히 받는 형편없는 남자였.
...힘내라! ㅠㅠ
결국 쉬울 것 같아보이는 여자애한테 접근 하려다가
그런애한테마저 차였다는 거네
불쌍하지도 않아....
(이것이 2차원에 수백명의 여자친구를 가진 사람의 생각이다)
2차원에서는 거절하지 못하니 불쌍하군요..
2차원이 불쌍해..
ㄴ비유가 너무 적절한데요... '2차원이 불쌍해' 이거 어쩐지 히트예감?!
갑자기 드는 생각은
어떤 진행으로도 차이는 2차원게임을 만들어보는건?
어디선가 그런게임 들어본듯한..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이거 왠지... 슬프잔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일단 눈물부터 좀 닦고...
음, 뭐라 코멘트가 불가한 상황.
ㅠ.ㅠ
애초에 이지메 당한 것을 도와줄 생각도 없이
"이 애라면 거절하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대쉬"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대쉬하지 말라고.
동감 //
동감 2
자 여러분
<애초부터 상냥하고 좋은 여자라며 호감을 안고 있던 나는>
이라며 필사적으로 책임을 가볍게 하려 노력하는 모습에 점수를..
그러게요.. 나만 안불쌍하게 느낀줄 알았어요..
효우도 님과 ㅁㅁ님 말씀에 동감.
25살이 되도록 한번도 남자를 사귀어보지 못했다면 그녀는 분명 마법사..
제 경험으로 볼 때
그게 아마 남자 한테만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아아 그것은 공대생의 비애.
(모든 공대생이 그런건 아니지만... 저는 그럽니다. 아흐흐흐흥)
그런데... 저런 순간에 저렇게 반응할 수 있는 대처능력이라니...
그리고 효우도님 말씀에 공감.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걱정마 꼭 생길꺼다 이자식아아아아아
가슴이 따뜻해지는 댓글.
새로운 모에계의 대세가 될꺼같은느김..패배계
생길꺼같죠? 안생겨요
살짝 애매하군요. 몇 번 애프터 신청도 하고 잘 되는 줄 알았는데 그렇게 싫었다고 해서 충격을 받은 건지, 거절 못 하는 여자한테까지 거절당해서 충격을 받은 건지... 전자면 불쌍하고 후자면 찌질한 건데, 어느 쪽인지는 본인도 잘 모를 겁니다. 하지만 거절당한 후의 대처는 괜찮았던 것 같네요.
처음 식사제의는 후자
몇번 애프터 신청할땐 전자(?)
차일땐 복합 아닐까효ㅋㅋㅋ
혹시 루리웹 튕겨서 여기 오신 분 계시나요?
저도 방금 루리갔다가 점검중이라 바로 오는길인데..
새벽에 심심하네요 ㅜㅜ;
아... 주인공 어떡해...
'거절 못하는 사람의 거절'이라니 치명타네요...
..그나저나...
댓글창 열고 잠시간 '아... 리라에서 이렇게 사람들이 단합되어 남을 위로한 적이 있었던가...'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
쩝;; 개인적으로도 '거절 안하니까'라고 만만히 보고 덤빈 게 패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몇몇의 찌질이들과는 다르게 아주 멋있었다!!
저사람은 반드시 자기짝이 나타날거임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접근하다니 근성없는 자식..
호되게 거절당해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접근해야지
용자가 미인을 얻는거 몰라?
그런 비굴한 마음가짐에는 2차원녀도 아깝다
그래서 남자분을 얻으셨는지? ㅎㄷㄷㄷㄷ
그래도 안생겨요
차라리 고백이라도 했다면 뭐 다행입니다..
본문과 비슷하다면 비슷한 경우랄까..
국민학생 시절 A(남)란 친구가 B(여)란 동급생을 짝사랑했는데 그걸 친한 C(남)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가 입이 싼 C(남)는 소문을 반 전체로 퍼트렸고, 그 소문을 듣은 B(여)는 등교거부를 하고.. 결국 A(남)은 B(여)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 "나 너 좋아하지 않아!"라고 말해서 B(여)를 겨우 다시 학교에 나오게 했다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백해야 하는 남자의 심정은..
무엇보다 이거, 실화입니다..
우우와..............초등학생인데.........ㅠㅠㅠ
"나 너 좋아하지 않아!!!"
........orz 정말 드라마성 최고의 실화군요...ㅠㅠ
C발놈이라는 욕이 왜 있는지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사례군요 (?)
자..여기서 가장 잘못한건 누구일까요?
국민학생 때라~~ 왠지 그리운 단어..
이건 제 실화인데.
국민학생 시절 제가 친구가 B(여)란 동급생을 짝사랑했는데 그걸 친한 C(남)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가 입이 싼 C(남)는 소문을 반 전체로 퍼트렸고, 그 소문을 들은 저는 학교를 그순간 뛰쳐나가고.. 결국 쪽이란 쪽은 다팔고 제 국딩 첫사랑은 그렇게 하늘나라로 ㅅㅂ ㅠㅠ
난 왜 저 여자가 더 불쌍하지ㅠㅠ
오츠카레사마데시타~
저도, 거절 못하고 그동안 괴로왔을 그녀가 더 불쌍..
상대방의 기분 정도도 눈치채지 못하면서 혼자 나가다니.. 그런 연애라면 오른손하고나 하길.
아...아... 눈물이...
애초에 거절당하지 않겠다라고 생각해서 대쉬해놓고
거절당한 뒤 거짓말도 순전히 자기를 위해 한거면서
돌아와서 좋아했던 여자한테 차인척이나 하고있으니 멀쩡한 사람이 넘어올리가 없지...
그 여자는 스물다섯까지 아무도 안사귀었다지만
남자는 스물다섯까지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몇번이나 가져봤을까 궁금하다
오잉? 저 남자가 이렇게 욕먹을 만큼 잘못한 건 아닐텐데요. 원체 여자한테 용기가 없는 타입이니까 비교적 거절당할 가능성이 낮은 타입에게 대시한 게 뭐가 잘못입니까? 저 남자가 거절당한 뒤 "네 까짓 게 뭔데 나를 차?!"이런 식으로 나온 것도 아니고 말이죠. 남자로선 당연한 전략이지요. 저라도 그랬겠네요.
히, 힘내....
좋아, 힘 낼게.
다음부터는 힘 내서 바로 거절하도록 할게.
왠지 미래의 나를 보는듯한 기분..
일단 글만 봐서는 그렇게 뭐라 할 남자같진 않는데(저 여자임) 실물과 그 행동을 보면 다른 생각이 들것 같네요
이게 대체 무슨 말인지 한참 생각했습니다. '저 여자임'이라는 말씀을 "내가 바로 저 여자다" 라는 뜻으로 해석했거든요. --ㅋ
> 그녀는 매우 마음이 놓인다는 얼굴로 몇 번이나 나에게 인사를 했다.
나에게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렇게나 기뻤던 것일까.
이건 좀 지나치게 넘겨짚은 것 같습니다.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에게 거절하는 건 고백하는 것만큼이나 긴장되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게 무사히 끝났으니 마음이 놓이고 즐거운 게 당연하지요. 거절당한 입장에서야 저런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