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조금 덧셈, 뺄셈이나, 말하는 템포가 조금 늦은 A군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림은 제법 잘 그리는 아이였다.
그 아이는 하늘을 잘 그렸다.
보고 있노라면 빠져버릴 것만 같은 멋진 색 사용에 어린 마음이었지만 진심으로 감탄하곤 했다.
담임이었던 N선생님은 산수 시간에, 풀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을텐데도 그 아이에게 답변을
묻곤했다. 식은 땀을 흘리면서, 손가락을 꼬며 음...음...하고 대답을 하려고 하는 모습을 주위의 녀석
들은 비웃었다. N선생님은 대답이 나올 때까지, 끈질기게 몇번이나 말하게 했다.
나는 N선생님이 정말 싫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기 얼마 전, N선생님은 다른 학교에 전근을 가게 되었고
그 작별식를 전교 조회시간에 하게되었다. 그래서 학생 대표로 작별의 말을 할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선생님에게 제일 도움을 받았으니까, A군이 말하는게 당연하지"하고 말한 바보녀석이 있었다.
작별식에서, 모두의 앞에 서서 말을 더듬거리는 그의 모습을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난, 그 작별식에서 A군이 남긴 말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저를, 보통 아이들과 함께 공부시켜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A군의 감사의 말은 10 분 이상 이어졌다.
수채화 그림도구의 색 사용법을 가르쳐 준 것.
방과 후에 주판을 공부시켜 준 것.
그 사이, 이야기를 하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단지, N선생님이 부들부들 떨면서 오열을 참으며 훌쩍이는 소리가, 체육관에 울려퍼질 뿐이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감동깊네요... 보통아이가 아니라 약간 장애가 있었던 아이였나보네요..
네. 아마도. 그리고 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초등학교 때에는 그런 아이 한 둘씩은
반에 꼭 있었지요.
이 글을 읽고 눈물이 글썽였어요..
감동의 이야기.
왠지 이사유님 덧글에 매우 웃었습니다 ㅎㅎㅎㅎㅎ
만두 씹으며 감동적인 이야기를 보다 목이 메이다... 라는 점이?^^
아니죠.. 저는 먹을 때 좋지 않는 건 더러운 이야기뿐만은 아니군요. 라는 부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