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

5ch 컨텐츠 2011/02/20 02:09
뉴욕 지하철을 나는 자주 이용한다.

매일 아침 출퇴근하는 역 지하철 구내에서, 뭔가 중얼중얼 대는 한 노숙자가 있었다.
왠지 흥미가 끌려 남자 가까이에 서서 그가 중얼대는 말을 은근히 엿들었다.

눈 앞을 한 중년 여인이 통과했다. 그러자 남자는

「돼지」

라고 중얼거렸다. 나는 생각했다. 뭐야, 그냥 욕하는 거였어? 동물에 비유할 뿐인가….
그 다음, 평범한 비지니스맨이 그 앞을 통과했다. 그러자 남자는

「사람」

아, 확실히 정말로 특징없는 보통 사람이라는 느낌이다….  

흥미가 당긴 나는 다른 날, 심심풀이로 또 몰래 엿들었다. 남자의 눈 앞을 마른 남자가 통과한다.
그러자 남자는

「소」

하고 중얼거렸다. 소? 굉장히 마른 체구인데 왠 소?
그 다음, 전형적인 비만 남성이 통과하자 남자는

「야채」

라고 중얼거렸다. 야채? 뭔 소리야? 나는 집에 돌아가 생각했다.
그리고 그저 이미지로 욕하는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는 다음 생에 태어날 생물, 즉 전생을 미리 맞추는 사람인가!
그 후 몇 번이나 노숙자를 관찰하면서 그 의문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어느 날, 과감히 노숙자에게 그 의문을 밝히고 그의 능력을 얻기 위해 간절히 그에게 부탁했다.
그는 눈 하나 꿈쩍이지 않고 나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곧 내 머리에 손을 대었다.
다음 날부터, 노숙자는 사라졌다. 그는 도인이었을까. 아니면 신이었을까?

어쨌든 나는 그의 능력을 얻었다. 하지만 그 능력은 기대했던 능력이 아니었다.
그냥, 정말로 보잘 것 없는 능력으로, 그냥 그 사람이 무엇을 먹었는지를 알아맞추는 능력이었다.
나는 너무 시시한 이 능력에 그만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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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2011/02/20 0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이 호러포인트인 거군요..(라는 하나마나한 댓글로 1빠!)

  2. 비조 2011/02/20 0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엄청 '

    고전

  3. .. 2011/02/20 0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적꺼지 굉장히 오래된 이야기인데 여기서 읽은거 아니었나..

    • 썰렁이 2011/02/20 1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혹시 (지금은 사라진) 어*스에서 읽으신 게 아닐까요.

    • 어비스 맞는듯 2011/02/20 1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글 읽은다음에 마우스로 드래그해서 '사람'이란 글을 본 기억이 어렴풋이남.. 어비스에서 그런글이 꽤있었으니

    • 썰렁이 2011/02/21 2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마우스로 드래그하는 건 잊고 있었네요.
      드래그하면 천천히 다시 읽어보세요 라는 말이 나왔었죠 아마.

    • ㅇㅇ 2011/02/25 0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비스 백업 블로그 많으니까 찾아보는 것도 좋을듯

  4. 광영 2011/02/20 0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어라? 여기서 읽은 기억이 있는데?

  5. 엉엉 2011/02/20 0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서 읽은기억이 있어서
    뭔가 다른부분이있는건가 싶어서 한번더 읽어봤지만
    똑같은 내용같아!

  6. 사탕꽃 2011/02/20 0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똑같으면 어때요ㅋㅋㅋ 다시 봐도 재밌는거죠ㅎㅎ
    달려라! 참신한 댓글 소환!!

  7. 電影少年 2011/02/20 04: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 그냥 그 비즈니스맨이 손톱 물어뜯는 버릇이 있었다던가...

  8. 222 2011/02/20 05: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본 버전은 네이버의 Feel my violet blood였나 하는 블로그에서 본 것이었는데 배경이 뉴욕이 아니라 일본이고 1인칭이 아니라 3인칭...

  9. .... 2011/02/20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자」

  10. 제전 2011/02/20 1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었을까요...

  11. 저사람은 2011/02/20 13: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한 5초정도 생각하다가 깜놀했음

  12. MC 바리반디 2011/02/20 1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년쯤인가 전에 정확히 똑같은 내용을 여기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13. ㅇㅇ 2011/02/20 1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여기 번역들 소스는 2ch니까 똑같은게 번역이 되더라도 이상할 건 없습죠

  14. 생선 입에 문 R씨 2011/02/20 1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것, 고스트 페이지에도 있다구요.

  15. ㅁㄴㅇㄹ 2011/02/20 14: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라하우스를 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있을만한 2ch 괴담이라 끝에 살짝 비트는 타입의 개그가 아닐까 하고 끝까지 봤네요;; 그래도 섬뜩하긴 섬뜩

  16. sic 2011/02/20 15: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사람이 미국 이민가서 처음에는 사업이 잘 되는 듯 싶었으나 서브프라임 사태로 집이 폭락하면서 졸지에 길거리에 나앉은 거군요.

  17. 지나가다 2011/02/20 1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 드립 하나 하려고 이렇게 요란을 떤 건가.

  18. 흰두교도 2011/02/20 2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님을 먹다니 무섭다::

  19. 흠... 2011/02/20 2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손톱을 물어뜯어 삼킨 것일수도...

  20. ; 2011/02/21 0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건 괴담천국으로 가야하는거 아닌가요 ㅜㅜㅜㅜㅜ

  21. the3j 2011/02/21 0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신혼의 남편이 애 낳은 마누라 젖 빨아먹고 나서 저기를 지나면 <사람> 말고 뭐라고 해야하죠?

  22. 에루도 2011/02/21 0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괴담천국쪽이...

  23. -_- 2011/02/22 05: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일 마지막 오른손을 기대했었는데 아쉽습니다.

  24. 샤유 2011/02/23 2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게 웃긴점은 비만이 야채를 먹고 마른사람이 소를 먹는다는거.

  25. 2011/02/25 2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뭘 먹는냐 하는 것으로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됩니다!



    응?

  26. 오페 2011/02/28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부카게!!

  27. sun 2011/08/09 0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밤중이라서 살짝 호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