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집에 살던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
 
독신이셨던 그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무척 좋아해서 어린 시절의 나와도 잘 놀아주었다.
어느 날, 그 할아버지 집에서 같이 본 '망나니 장군'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나오는 늙은
시종과 주인공이 서로를「할아범」,「도련님」하고 부르는 것을 둘이서 흉내내면서

나       「할아범! 오늘도 놀러왔어」
할아범 「도련님, 잘 오셨습니다」

하고 서로를 부르며 놀곤했다.
그런 관계는 내가 다른 현의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끝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졸업 후에 고향 집으로 내려오자
무려 그「할아범」이 뇌졸중으로 입원 중이라고 했다.

즉시 문병하러 가보자
 
「할아범」은 많은 관에 연결된 채 침대에 가로누워 있었다.

간호사의 이야기로는 외부의 자극에는 아무런
반응도 나타내지 않는 상태라고 했다.

나는「할아범」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할아범, 나야. 기억하고 있어?」

물론 대답 따위는 기다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 다음 순간, 닫혀져 있던「할아범」의 눈이 살그머니 떠지더니 
지금껏 혼수상태였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훌륭하게 자라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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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ong 2012/02/05 0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심야인데 눈물흘릴뻔했습니다 ㅠㅠ....

  2. ㅁㄴㅇㄹ 2012/02/05 0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ㅠㅠㅠㅠㅠ

  3. ㅁㄴㅇㄹ 2012/02/05 0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ㅠㅠㅠㅠㅠ
    찡하잖아 ㅜㅠㅠ

  4. iska 2012/02/05 14: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 ㅠㅠ 왜 눈물이 ㅠㅠ ㅠㅠㅠ 멋져요 ㅠㅠㅠ

  5. m 2012/02/05 2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도련님이 할아범의 유산을 상속하게 될거 같다는...

  6. 우홋 2012/02/11 1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감동적인 글 좋아합니다.ㅠㅠ

  7. ㅇㅇ 2012/03/01 1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적인게 너무 좋다. 이런거 보며 눈물 짜는게 너무 좋다. ㅜ

  8. ㅜㅅㅜ 2012/08/15 2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안구에 습기가...

  9. ㅜㅅㅜ 2012/08/15 2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안구에 습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