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의 어느 여름 날, 난 친구의 집에 놀러갔다가 처음으로「노스트라다무스 대예언」을 읽었다.
1999년, 지구는 멸망한다.
그 당시는 아직 1980년대.
그말인 즉슨 내가 20대에 지구는 멸망한다는 것.
10살도 안 된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 날부터 매일 저녁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기 전에 신에게 기도했다.
처음에는 이불 안에서 두 손을 모아 빌었다.
(신 님, 지구의 멸망을 막아주세요.)
그러다가 기도를 하는 자세가 불량하면 기도를 안 들어주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이불 위에 정좌해서
빌게 되었다.
(신 님, 1999년의 지구 멸망을 막아주세요)
그러던 중 쭉 같은 방향만 보며 빌면 다른 방향의 신이 감정이 상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매일, 동서남북을
바꾸어 4번씩 빌었다.
(북쪽에 계신 신 님, 1999년의 지구 멸망을 막아주세요)
(동쪽의···)
이하 생략.
그리고 그것은, 어느 틈엔가 동서남북을 비롯해 팔방을 향하는 8번의 기도의식이 되었다.
(남서쪽에 계신 신 님, 1999년의 지구 멸망을 막아주세요)
이하 생략.
기도는 자꾸자꾸 발전해나가, 각각의 방위로 바뀔 때마다 양손을 높게 치켜 들고 인사를 하게되었고
그 인사도, 각 방향으로 기도하기 전 1회, 기도한 후 2회라는 식으로 증가해 나갔다.
그 외 세세한 룰이 자꾸자꾸 추가되어서 나중에는 그 의식을 마칠 때까지 가볍게 5분은 걸리게 되었다.
여름에는, 어렴풋이 땀이 날 정도의 운동량이었던 것 같다.
이런 일을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약 3년 반동안 매일 거르지 않고 계속했다.
부모님들은「또 시작되었다···」라며 기분 나빠하셨고 남동생에겐「빙글빙글 하느님」이라고 바보 취급
당했다. 그런데도 '이런 가족을 용서해 주세요! 신님!' 같은 기분으로 계속 빌었다.
수학여행 때도 했다.
다행히, 친구가 줄어버리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왠지 나를 불쌍한 눈으로 바라보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2006년 현재, 지구가 무사한 것은 내 슬픈 초등학생 시절의 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우연히 들어왔다가 주무시는 부모님때문에
웃음참느라 혼났습니다. 푸핫핫핫
실로 슬픈 추억. -_-
하느님도 너 처럼 웃긴 인간을 죽이는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좋지 않다고 생각했을거야.
그러한 진실이 있었다니... 저분깨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 지는 군요...
2014년에 봐도 이 현자의 댓글은 저의 머리를 앞뒤로 흔드네요.
지구 멸망을 막아줘서 고마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열~ 고마운걸?? 2012년도 부탁한다!!
이런 가족을 용서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너무웃김
이런사람 덕분이라고 생각하잨ㅋㅋㅋ
이런사람 덕분이라고 생각하잨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