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등학교 동창회에 갔다.

하지만 모두들 성공한 인생들 뿐이라, 실급여 20만엔 정도의 가난한 셀러리맨인 나는 왠지 기가 죽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래서 그들 앞에서 부자인 척을 하기로 했다. 모두와 어울려 이야기하던 도중, 조용히 휴대폰을 꺼내어

「아, 잠시 실례」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 (물론 그 누구로부터도 전화같은 것은 걸려오지 않았다)

「뭐! 외국계 펀드가··? 상관말고 전부 사! 전부 사들여! 그래, 전부!」
 (일부러 흥분한 듯, 모두에게 다 들리게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사실 뭘 전부 사들이라는 건지는
  나도 모른다--)

「책임은 전부 내가 진다. 쓸데없는 것은 생각하지 마!」

전화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왔다.

「미안해, 조금 트러블이 있어서···」

모두들, 입을 떡 하니 벌리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몇 분 후, 나는 다시 휴대폰을 꺼내···.

「좋아, 모두 바꿨다고? 그렇다면 이번에는 단번에 모두 팔아치워!」
(지금 내 기분만큼은 월스트리트의 마이클)

「팔았어? 300? 310? 좋아, 잘했어!」
(단위는 아예 말하지도 않는다. 모두가 어림짐작하도록)

「후~」

큰 한숨을 내쉬면서 자리로 돌아왔다. 나는 대만족.
그러나 모두들 뭔가 소근소근 이야기하고 있었다. 기분 탓인가? 킥킥대는 웃음소리 같은 것도.
그리고 동창생 중 하나가 피식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오늘, 토요일인데」

그 말에 동창회장 안은 대폭소.

아직껏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누가 좀 가르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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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abipero 2008/03/18 1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등~!

    뭔가 안습이네요...-_-;;;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니

  2. Kadalin 2008/03/18 1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식시장 노는 날입니다.

  3. Spiff 2008/03/18 1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안습 ㅠㅠㅠㅠㅠㅠㅠ
    있는척을 하려면 좀 더 잘 아는걸로 해야지 ㅠㅠㅠ

  4. 45keai0212 2008/03/18 1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녀석...

    하지만 저런짓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용기 있는 자식이라고 생각해.


    아무래도 앞으로 꽤나 친구얼굴 보기 민망해지겠지만

  5. peanut 2008/03/18 1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급여 20만엔...부럽...

  6. 카잔 2008/03/18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일은 휴일이니까 오늘 죽어라 마셔도 문제없다는 것.

  7. 세리카 2008/03/18 2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 용자왕 추락하다

  8. 지나가던무명 2008/03/18 2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시발 왠지 눈물나 ㅠㅜ

  9. OPAL 2008/03/18 2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토요일 저녁이면...

    시차를 고려해도 빠져나갈 구석이 없겠군요 -_-

  10. ww 2008/03/18 2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토요일저녁에 열리는 주식시장이 있긴있지만
    펀드는아니져 지못미

  11. 2008/03/18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2. 레반테인 2008/03/19 0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나 죽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

  13. cign 2008/03/19 0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 적은 인간의 실급여가 20만엔이었던 이유가 이제야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14. hong 2008/03/19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저사람이 게시판 사람들한테 난 실급여20만엔이다~ 라고 뻥치기 위한 곁다리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과장이겠지?

  15. 2008/03/19 1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짓말도 똑똑해야 하는것...

  16. 노엘 2008/03/19 1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약 해외 주식시장이라면(...)

  17. ㅋㅋㅋ 2008/03/19 1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8. 순발력 2008/03/19 1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때 순발력을 발휘해서 적당히 브라질쪽 펀드라서 그렇다고 했으면 됐을텐데...

    • e-motion 2008/03/19 1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적당히 순발력을 발휘해서 장외 채권 매물 거래였다고 우겨보라고 했으나 채권은 저런식으로 초치기를 안한다는 걸 깨닫고 급좌절. 당장 매도해라는 소리만 안했어도 좀 둘러댈만 했는데..

      토요일 저녁이라면 사모아 군도 정도나 시차가 맞을까요. ;;;

  19. f 2008/03/19 1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내 얼굴이 다 화끈거려...

  20. 시노 2008/03/22 0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이건 부루마블이다!!! 그래, 원격 부루마블이야!!」

  21. =ㅅ=// 2008/03/22 2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슬퍼요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 안습적이다ㅠㅠㅠ

  22. 워그레이몬 2009/10/18 1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진짜 진심 한심하다 ㅋㅋㅋ
    개념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ㅋㅋㅋ
    없으면 그냥 조용히 있을것이지 ㅋㅋㅋ

  23. ScrapHeap 2009/11/11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 차세대 게임기나 모 야겜 한정판을 싹쓸이했다고 우기면 되는 거 아닐지...

    해외 펀드는 좀 곤란하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