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취직을 해서 첫 보너스를 탄 날, 직장 동료 모두가 실컷 마시러 갔다.
홀짝홀짝 마시다 모두들 거나하게 취해 돌아가는 길, 게임센터에 잠깐 들렸는데 인형뽑기가 있었다.
3천엔 정도를 사용해서 케이크 모양 인형 하나를 뽑았는데,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여자동료에게
주려고 하자「필요없어~」라는 소리를 들었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 그냥 가방에 넣고 그대로 가지고 돌아갔다. 케이크의 딸기 부분을 누르면 전자
멜로디로 해피 버스데이 곡이 흘러나왔다. 마침 어머니의 생신이 가까웠기 때문에 은근하게「엄마,
선물이야」하며 건네드렸다.

지금까지 생일선물을 드린 것은 두 세 번 밖에 없었다. 쑥스러웠으니까. 어머니는 놀란 얼굴로 싱글벙글하며
인형을 받았다.「여기를 누르면 멜로디가 흘러나와」하고 가르쳐주자, 끝없이 해피 버스데이 송을 듣고
계셨다. 

2년 후, 어머니의 생신.

야근으로 새벽까지 일한 날 아침, 일어날 시간까지 20분쯤 남았을 무렵.
아침 20분의 수면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그런데 귓가에 거슬리는 전자음이 들려왔다.

일전의 케이크 봉제인형이었다. 어머니가「이거 멜로디가 안 멈춰, 어떻게 해?」하며 서있었다.
 
「아 좀 알아서 꺼~ 피곤해서 미칠 거 같아」

그렇게 말했지만, 어머니는 봉제인형을 내 머리맡에 두고 갔다. 매우 소란스럽게 울리는 생일축하 멜로디에 나
는 뚜껑이 열려서 그만

「장난치지 말라고, 짜증난다고!!」

하고는 봉제인형을 거실로 거칠게 내팽겨쳐버렸다. 아연실색하며 봉제인형을 줍는 어머니.
멜로디는 더이상 울리지 않게 되었다.
어머니가 희미하게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는 것은 깨달았지만, 그대로 침대에 꾸물거리며 누워있었다.

아침식사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거북한 마음에 빨리 출근했다.

그리고 더이상 어머니가 그 봉제인형에 대해 말을 꺼내는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알고있다. 그 인형이 장롱 안 깊숙히 살그머니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벌써 8년도 더 된 이야기다.

어머니는 아직 건재하지만, 아직껏 그 때 내가 저질러 버린 일을 후회하고 있다.
어떻게든 그 봉제인형을 고쳐 주고 싶다.

누구 아는 사람 없어?
버튼전지 정도의 크기에, 누르면 전자 멜로디로 해피버스데이가 흘러나오는 작은 회로.
어디서 팔고 있는지 좀 가르쳐 줘. 부탁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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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마루 2008/11/10 15: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슬픈얘기인것같은데 저도 갖고싶어요 ㅋㅋ

  2. 딸기마루 2008/11/10 15: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모 달고나니1등 꺄꺄
    OL의 마른가슴에 샘물이 되어주는군녕
    힘내서 오후근무 아자

  3. 보논 2008/11/10 15: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허.. 훈훈하다..

    -_- 아 그나저나 내일 빼빼로 데이 아놔..살려줘요

  4. Machine 2008/11/10 15: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그래서 역시 후회하기 전에 미리 잘하자... 라는 말을 언제나 마음 속에 담아주고 있습니다.

    뒤늦게 후회하면 늦어요....

  5. Starworks 2008/11/10 15: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 류의 멜로디 회로에는 작은 수은전지가 전지 홀더에 끼워져있는데 던진 충격으로 배터리가 빠진건 아닌지.
    아니면 회로에서 스피커로 연결되는 전선이 끊어졌다거나..
    회로 자체는 에폭시로 밀봉된 단순한 방진구조라서 충격에 손상될 일은 없고..
    일단 딸기를 갈라보는게 좋을 듯

  6. 라파군 2008/11/10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직므이나마 깨달은 건가...

  7. 이성순 2008/11/10 16: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ㅠㅠ

  8. 엠피 2008/11/10 16: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습....

  9. 작은악마 2008/11/10 16: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착한아들은 아니라서. 뭘 잘 한것 같은기억은 없지만서리...

    간혹 저런식이라기보단 -_-; 길다가 어무이 생각나서 사다준건 죄다 잃어버렸드만 -_-..
    뭐 자랑한다고 하고 나가시고 그래서 인것도 있지만...

    예전 자는데...난 기억이 전혀 없지만 날 깨워주러왔다가... 내가 휘두른 팔에 맞은적이있다고....
    솔직히 전혀 기억이 안남 -_-; 잠이 깊기들면 뭘할지 상상이 안가는 나이기도하고..

    요즘에도 딸이 내가 잘때 나한테 기어왔다가 내가 확 밀어버려서 막 울고 그런적도 있다던데...
    -_-;; 전혀 기억이 안나고...

    ... 결론은.. 울 어무이 내가 휘두르는 팔에 맞은 이후 몇달동안 나하고 말도 안하셨드라 -_-;;;
    난 뭔일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어무이에게 왕따를....

    글 주인공도 8년동안 어무이에게 왕따 당하고 있다거나........

  10. 이한타 2008/11/10 18: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게 인생이야
    고치는 방법따윈 없어
    있을때 잘해야지

  11. 김왕장 2008/11/10 1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꼭 슬픈얘기나 감동적인 이야기에 나오는 어머니들은 다 저렇게 착하실까. 가난해서 투정하면 눈물 글썽이면서 미안해 엄마가 못나서 막 이러시던데.

    실제로 저러면 한대 맞고, 투정해도 한대 맞을텐데. 한대 맞아도 울엄니가 훨 훨 좋다능. 헤헤.

    • 야옹 2008/11/10 2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이런 상황에서 '이년이'라고 하시며 암바를 걸어오시는 우리 엄마가 더 좋다는...

    • 초코쿠키 2008/11/10 2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실제 저희어머니라면 그자리에서 이게 쭈굴쭈굴해질 때 까지 키워놨더니 배은이 망덕하다며 그자리에서 두들겨맞겠죠, 그러나 이런 저희엄마가 더 좋습니다;; 저런 어머니라면 너무 순수하시고 착하셔서 오히려 평소에 몸둘바를 모르고 살듯

    • 코끼리엘리사 2008/11/10 2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마도 그런 표현주의적인(?) 어머니들은
      섭섭한 것도 바로바로 표현해주시기에
      근본적으로 저런 아련한 이야기가 되기 힘들기때문이겠지요.

  12. 아갓투매직스틱 2008/11/10 2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마디로 ㅂㅅ같은 넘이네요. 저런 ㅆㄱㅈ없는놈이 무슨부탁을 해도 들어줄 생각이 없습니다.

  13. 만차스 2008/11/10 2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발 저 글에 엄청난 굇수가 친절하게 고치는 방법을 알려줬을 댓글이 달려있길 빈다

  14. 냥냥 2008/11/10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잉 괜히 엄마 보고 싶어지네요~
    꿍얼꿍얼..
    거실에서 주무시는 엄마 살짜쿵 깨워볼까나♪

  15. appleTiger 2008/11/10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뒤가 너무 궁금한데, 원본글이 올라가 있는 사이트 링크 알려주시면 안되겠습니까?

  16. 고찰 2008/11/10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난 단지 봉제인형을 고치기 위해 저런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거 아니었어!?

  17. .... 2008/11/11 0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나 부모속을 썩히지 않도록 하는 것인가가 효도의 척도겠지요....

    그런데 저 글은 2채널 VIP라는 것에서 이미 신뢰도가...

  18. 2008/11/11 1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휴..우리집에서 저러면 맞아죽지-_-;;;

  19. 곤냥이 2008/11/11 18: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그 뒤에 황당한 답변들이 올라와있을 것 같다는... -_-

  20. 아아 2008/11/11 2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좀 찔리는군요...

  21. 인형 2008/11/12 08: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인형 안 고쳐드려도 되니까 생신 좀 챙겨 드려라...고 하면 마지레스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