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열차여행을 좋아하던 나는 그 중에서도 '침대특급열차 하야부사'를 타는 것이 꿈이었다.
그렇지만 작년에 정작 타러 갔을 때는 하필이면 노로 바이러스가 발병해 몸 상태가 무척 안 좋았었다.
다행히 돌아가는 5일차에는 몸이 많이 회복되었다. 그 날은 하카다에서 하야부사를 탔다.

역 대합실에는, 하야부사를 타러 온 초등학생 무리가 있었지만 그 중 한 명이 몸살 기운이 있었던지
열이 높았다. 그래서 나는 가방 안에서 사용하지 않은 냉찜질 시트를 선생님께 건내주었다.

그것을 계기로 사이 좋아진 남여 약 20명의 초등학생 떼. 인연인지 나는 그 녀석들과 같은 호차였다.
그들은 가미고토에서 온 아이들로, 나고야에서 내려서 나가노로 가는 여정이었다.

어느새 거의 인솔 선생님이 되어버린 나. 남학생 구역에서 나는 초등학생들과 어울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연애 이야기, 야한 이야기, 도쿄 이야기, 대학 이야기 등등. 침대 열차의 시트까는 법을 잘 모르는
여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밤이 깊어 차 안이 어두워져 아이들에게 자라고 지시하자, 다음 날 전송해달라고 부탁하는 아이들.

약속대로 4시 반에 일어나서 자는 아이들을 흔들어 깨워 준비시키고,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두운 나고야에
도착한 나는 녀석들을 역 플랫폼까지 전송했다.

정말 최고로 즐거운 추억이 된 침대특급「하야부사」, 아이들은 지금쯤이면 중학생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하야부사」는 올해 2009년 3월 13일로 운행을 중지한다.

나는 그날 밤의 일을 아직까지 쭉 잊지 않는다. 그 아이들은 아름다운 가미고토에서 즐겁게 살고 있을까.
그들과 한 또 하나의 약속, 고토로의 여행도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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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angchong 2009/03/08 14: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등!! 영광이네요 여기서 이런거도 다 해보고...

  2. cyberET 2009/03/08 14: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응?

  3. 도라 2009/03/08 15: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음...

  4. ㅇㅇ 2009/03/08 15: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하나하나 야간열차들이 사라지는군요. 아쉽네요.

  5. emeu 2009/03/08 15: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에 초등학교 노로바이러스 집단 발병... 이런거 붙으면 개그일텐데요.

  6. emeu 2009/03/08 16: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미고토와 고토와의 차이가 있는걸까..

  7. 바망 2009/03/08 1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가미고토에는 미증유의 노로 증후군이 일어나버려 하야부시사마를 믿는 신흥종교가 일어나는데...!

  8. 린챠임 2009/03/08 19: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보다..

    '연애 이야기, ----/야한 이야기,/----- 도쿄 이야기, 대학 이야기 등등.

    -------/침대 열차의 시트까는 법을 잘 모르는 여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에서 츳코미 거는사람은 아무도 없는거야?!
    여아에게 침대열차의 시트까는법을 대체 어떻게 지도했단거야?!

    • 밀리 2009/03/08 1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냥 까는 법 가르쳐줬다는 소리잖아요;
      어린 애들은 이불 까는 것도 모르는 애들 많은데, 시트 펴서 까는 건 애들에게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 rab 2009/03/08 2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침대차에서 침대 세팅하는 거 꽤 어렵습니다. 승객은 못하고 승무원이 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9. .... 2009/03/08 2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일기인건가.

    끝까지 아무런 관련없는 노로바이러스는 왜 나온거야..

    아, 냉찜질 세트때문인가?

  10. 뚱뚱한팬더 2009/03/08 2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훈훈하다.
    근데 반전을 기대한 1인

  11. Q 2009/03/08 2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도대체 무슨 야한 이야기를[...]

  12. 침대특급 하야부사 2009/03/08 2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달에 긴 역사를 마감하고 은퇴. 철도대국 일본답게 아쉬워하는 팬과 승객들이 많아, 도쿄역 승강장에 사진찍는 사람으로 북적인다고 하더군요. 은퇴일 마지막 운행에는 입장제한조치도 있을수 있다는듯(...)

  13. 'ㅅ' 2009/03/08 2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글보면 괜히 아쉬워진다는...
    저도 야간열차 타보고싶어지네요

  14. mm 2009/03/09 0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중에 순간이동장치 나오면 자동차고 도로고 뭐고 다 없어지겠지.

    • 2009/03/09 14: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행기가 있다고 다들 자동차나 기차 버리고 비행기 타고 다니는건 아니죠...

  15. bullgorm 2009/03/09 2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애들을 싫어하는지라 저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제 경우에는 그야말로 지옥일텐데..

    그건 그렇고 남학생 구역에서 연애 이야기, 야한 이야기, 도쿄 이야기, 대학 이야기 등등을 하다가, 침대 시트 까는 법을 알려줄 때에는 자리를 옮겨 여학생들 있는데로 간건가.. (응?)

    어이어이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구..

    본문에 [어느새 거의 인솔 선생님이 되어버린 나. 남학생 구역에서 나는 초등학생들과 어울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연애 이야기, 야한 이야기, 도쿄 이야기, 대학 이야기 등등. 침대 열차의 시트까는 법을 잘 모르는 여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했다.]라구 분명히 적어놨잖아..

    남학생 구역에 있었다는 건 남녀를 나누어서 자리를 배정한 거란 소리인데.. 이야기는 남학생들이랑 하다가 침대 시트까는 법을 가르쳐줄때는 왜 여학생들에게 간거지? (남학생들이 시트 까는 법을 전부 알고 있지 않는 한은 좀 이상하지 않아?)

  16. 크랏세 2009/03/10 0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야부사래서 자꾸 스즈키의 그것이 생각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