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무렵, 남녀 커플로 해서 볼링장에 가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볼링장에 한번도 가본 일이 없었다.
어떻게든 초보자인 것을 숨겨서, 창피는 당하지 말자···
라고 생각하면서 드디어 게임 개시.
내 차례는 뒷 차례였으므로 속으로 럭키!를 외쳤다.
「앞 사람의 플레이를 보고 그대로 따라하면 되겠구나!」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여유있게 게임이 진행되었다. 모두들 너무 잘하지도 않고 너무 초보도 아니었고 무난한 실력.
나도 딱 그만큼만 하면 되겠다 싶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지만, 여기서부터 빨리도 미스를 범했다.
몇 파운드인지는 이제 기억이 안 나지만, 하여간 대단히 무거운 볼을 손에 쥔 것이었다!
━━━━무겁다. 이런 물건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나는 던졌다. 볼은 눈 깜짝할 순간에 가터로 빨려 들어갔다.
볼링이라고 하는 것은 볼을 한번 던질 때마다 핀 회수를 위해 바가 내려 온다. 당연한 상식이다.
그러나 나는 몰랐다. 비록 1핀도 쓰러뜨리지 못했더라도 그 바가 내려 오는 것을. 허나 볼을 가터에 빠트린
나는 동요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재빠르게 제 2투를 던졌던 것이다!
조금 전과는 다르다. 제대로 곧게 핀을 향해 굴러간다. 하지만 이미 바는 가차없이 내려오고 있었다.
볼링장에 그 소리가 울릴 정도로 강렬한 충격음. 점원도 이쪽을 보고 있었다.
여기서 기적이 일어났다. 바에 격돌한 볼이 튀어올라, 레인의 한 중턱에 정지했던 것이다.
내 머리는 이미 새하얗게 되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파하지 않으면··· 그리고 정신이 멍해진 내가 나도 모르게 취한 행동.
그것은, 레인 한 가운데 멈춰서있는 볼을 내 발로 주으러 간다. 그 생각 밖에 없었다.
하지만 볼링의 레인은 마찰 계수가 너무 작다. 반들반들하다. 그러나 나는 그것도 몰랐다.
종종걸음으로 레인으로 진입한 나. 굴렀다. 화려하게 굴렀다. 전혀 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등으로 빙글빙글 돌면서까지 진짜 화려하게 굴렀다.
그 직후의 기억은 남아있지 않지만, 아무래도 울면서 도망친 것 같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내 신발대신 볼링 슈즈를 신고 있었던 사실을 깨달고 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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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ㅜ
안구에 습기가..
보통은 저런 바보같은 생각 안하잖아요?
...
연속된 실수에 패닉에 빠진거죠 ;ㅁ;
...너무 사실적이야.
저런 경험은 없지만 너무 사실적이로군요...;;;
...레인 중간까지는 달려가봤는데.
손에 공을 들고.
아악 정말 잊을수없겠군요 -_-;;
저는 처음 갔을 때 같이 간 놈이 '너 팔힘 세니까'라며 어마어마한 무게의 볼을 건네 주어서...
어설픈 폼으로 인해 뒤로 날아가버린 볼.
그 놈에게 직격했으면 좋았겠지만 바로 옆으로 굴러가버려서 아쉬웠습니다.
그 직후 가벼운 볼로 교체해 주더군요.
저도 뒤로 던진 적이 한 번 있습니다. -_-;
근데, [주으러] 에, [주우러]를 써야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주으러' 맞습니다
줍다 가 ㅂ불규칙이라 주우~ 로 활용이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래서 주워, 주우러, 주우니 등으로 생각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눕다 가 누워, 누우니, 누우러 등이 되고요.
어떤 활용이 적용되면 주으러 가 올바른 사용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이론은 모르겠고,
예문 검색 결과 (1-5 / 9건)
쓰레기를 줍다 줍다
이삭을 줍다 줍다
나뭇가지를 주워다가 모닥불을 피웠다. 줍다
작자는 지섭이 또 기왓장이나 주우러 나가지 않을까 싶어 새벽같이 집을 찾아왔다고 했지만….≪이청준, 춤추는 사제≫ 줍다
길에서 돈을 줍다 줍다
http://korean.go.kr/09_new/minwon/qna_view.jsp?idx=55648
윗분 주우러 아닌가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