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5ch 컨텐츠 2007/10/23 22:57

회사 동료와 상사 사이에 있었던 일입니다.

나    - A코(가명)  23세
동료 - C코(가명)  26세
상사 - B   남자.   38세

저는 C코와 회사 안에서 가장 사이좋은 친구 관계입니다. C코는 미인인데다 상당히 어른스러운 외모지만
성격이 참 순진하고 귀여운 사람입니다. 참 여자아이답달까, 시끌벅적하달까 남자같다고나 할까 그런 제
성격하고는 정 반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참 사이가 좋았습니다.

작년 10월 쯤에, C코로부터 상담을 받았습니다. 상사인 B가 성희롱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습니다. 사실 B는 정말 신사적인데다 붙임성도 좋고, 애처가인데다 자기아이 이야기만 하는
자상한 남편같은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자, 엘리베이터 같은 곳에서 어쩌다 둘만 남게 되면 넘어지는 척 하며 가슴을
만진 후

「C코 가슴은 C컵 정도?」라거나,「부드러울 것 같아. 말랑말랑해서 꼭 맛있을 것 같아」같은 말을 했다는 것
이었습니다. 저로서는 도무지 B의 평소 이미지와는 맞지 않아서

「혹시 C코의 착각 아냐? 아니면 뭐, 그냥 조금 짖궂은 농담으로 웃겨주려고 했다거나?」라는 식으로 가볍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튼 일단 가급적 둘만 남지않게 나도 도와줄께 하고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가볍게 봤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그 B가,
 
「좋아, C코 , 오늘은 경험도 쌓고 실무공부도 할 겸 같이 나가볼까」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사원들도
듣고 있었습니다만, 붙임성 좋고 자상한 성격의 좋은 이미지였던 B였으므로,

「아 그래. B랑 같이 나가서 영업실무도 공부하고 그래」하고 조언까지 해줬다는 것이었습니다.

같이 나같다 돌아온 이후 C코는 얼굴이 새파래져서 나한테 말했습니다.

차 안에서 갑자기 몸을 가까이 붙이더니「C코의 냄새가 좋아」라고 속삭였다고. 그래서 냅다 밀치자 뺨을
때리며
 
「니가 저항해봤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그러니까 내가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

하고 능글대며 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완전 변태였지만, 그때까지만해도 전 설마 B가
정말 그런 사람일까 싶었지만 C코의 뺨이 발갛게 달아오른 걸 보고 사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얌전하고 소심한 C코는 아무래도 다른 상사와 상담하기를 어려워해서 C코의 승락을 받아 제가 대신 부장에게
담판을 했습니다.

나     「B씨가 C코에게 성희롱을 하는 것 같습니다. 엄중히 주의시켜주세요. 특히 둘만 있게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부장  「앗하하하! 너도 젊잖아. 그럼 너랑 나랑도 성희롱이게? 나도 종종 말하잖아. 오늘따라 너 이쁘다
           뭐 그런 말」
나     「그런게 아니에요! 끌어안거나 가슴을 만지는 수준이라니까요!」
부장  「B가 설마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지. 뭔가 오해가 있었겠지」
 
그렇게 말하고, 부장은 사원들 앞에서
 
「어이! B! B! 젊은 여직원들이 싫어하니까 아저씨같은 농담같은 거 이제 적당히 해둬―!아가씨들이 싫대! 」
하고 웃으면서 외쳤습니다.
 
그러자 B는「어휴, 나같은 아저씨들은 젊은 여자들만 보면 좋아서 그만. 아하하」하고 농담으로 받았습니다.

주위 사람들 모두 웃으면서 농담처럼 들었습니다.

사원  「그러다 사모님한테 혼나요∼」
B      「좀 봐줘∼」

결국 만담으로 종료.

그 후로, B는 나에게

「니가 C코한테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희들이 무슨 말을 해도 다 소용없어. 내가 쌓아올린
   회사에서의 신뢰는 그리 쉽게 뒤집을 수 있는게 아니야」라는 것이었습니다.

확실히 증거가 없으면 아무 것도 되지 않습니다.

거기서 저와 C코는 작전을 세워 실행했습니다. 잘해보자, 이번 수가 안되면 그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실제로 C코는 이대로 두었다가는 언젠가 강간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마저 느끼고 있었습니다.

작전 실행.
 
우선 제가 우리 사무실 옆의 간이 휴게실(간단히 커피를 타오거나 하는 곳)에 녹음기를 숨겨두고 녹음상태로
해둡니다. 그 직후에 C코가 커피를 타러 가는 척 하며 간이 휴게실로 가서 B를 기다립니다. 물론 B가 오지
않으면 의미없고, 와도 B가 아무 짓도 안 하면 증거가 될 수 없지만, 다행히 단번에 성공했습니다.


B    「후, 또 C코와 둘 뿐인가. 기쁜데」
C코 「일부러 저 따라오신 거 잖아요!」
B    「당연하잖나. 오늘도 그 부드러운 가슴이나 한번 만져볼까」
C코 「제발 그런 말 그만두세요! 부장님에게 말할거에요!」
B    「다 소용없다구. 모두들 나를 초 애처가라고 생각하는걸. 심지어 내가 여기서 너를 강간해도
          아무도 안 믿을걸. 아하하! 그 대머리 부장도 바보니까」

기대 이상의 성공이었습니다. 부장 욕까지 덤으로. 그야말로 완벽. 발각되지 않게 그 테이프를 회수한 후
매주 월요일 아침 회의시간에 사용될, 이벤트용 음원 테이프와 살짝 바꿔두었습니다.

자, 사원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입니다. 어느 사원이 그 테이프를 실행시키며-

「네, 그럼 다음 달에 추진할 이벤트에서 사용할 음원입니다. 다 들으신 후 여러분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회의실에는 그 대화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어? 실수로 테이프가 바뀌었나? 하는 식의 헤프닝 정도의 반응이었지만 대화의 수위가
만만찮았던 만큼 모두의 안색이 바뀌었습니다. 게다가 목소리의 주인공인 B에게 시선이 쏠렸습니다.
테이프가 끝나고 회의실은 아주 조용해졌습니다.

부장은 얼굴이 시뻘개진 채 입을 다물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제가

「의견 없으십니까? 여러분 , 아무 의견 없습니까? 아, B씨, 지금 들으신 곡 어떠셨습니까? 대선배로서
  꼭 의견을 들려주세요」

하고 말했습니다.

B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마, 말도 안돼! 이건, 이건! 지,진짜를 들려줘! 악질적인 장난이야! 내, 내 목소리를 닮았을 뿐! 아하하!
  명예훼손이야!」

분명히 흥분한 목소리. 오히려 그 말에 모두가 확신했습니다.

B「아, 아니! 뭐! 나도 가끔은 아내 말고 다른 여자 가슴을 만지기도 하니깐! 자, 장난이잖아! 아하하하!
    그, 그렇죠? 남자들한테는 있을 수 있잖아요 부장님」

그 상황에서 부장한테 기대는 바보였습니다. 부장은 쳐다보지도 않고 회의실을 말 없이 나갔습니다.

그 후로도 B는 계속 시치미를 떼었습니다만,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았고, 드디어 이번 달 초에 사표를
썼습니다. 그리고 오늘, B의 부인이 회사에 찾아와 그동안 신세를 끼쳐드렸다며 다과를 선물했습니다.
B의 부인이 사정을 아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부인이 불쌍해서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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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ritiker 2007/10/23 2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헛...;ㅇ;

  2. 나나미 2007/10/23 23: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인도 알 권리가 있으신데... O<-<...
    가정파탄까진 이어지지 않았나보네요 -ㅅ-;

  3. 마일드세븐 2007/10/23 2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건만 B는 하루아침에 멸망이군요.

  4. 삼촌 2007/10/24 0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본 왕따 극복사건이 생각나는군요.
    승리의 녹음기!

  5. 코끼리엘리사 2007/10/24 0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그렇게 아무일없는 듯이 스스로 나가게 된다면
    다른 곳에서도 비슷할 일을 다시 벌일까봐 걱정이네요'
    심하게 몰아치면 반성의 싹까지 자르게 될 가능성이 있기때문에 미묘하지만서도요

    • 작은악마 2008/11/06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과장 자리쯤 달고 뭐하면...

      옮길때 요즘엔 뒷조사가 꽤 있는데...
      저때는.... 모르겠군요..

  6. 지나가던무명 2007/10/24 1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로겜과 실제의 차이

  7. sr 2007/10/24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_- 성범죄에 관해서는 관대할 필요가 없지만,
    부인은 불쌍하다..ㅉㅉ

  8. 크랏세 2007/10/24 18: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철저한 계획이었음에 박수를,...-응?

  9. 땅콩샌드 2007/10/24 2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쨌든 그 부인이 불쌍해서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제 옆에 누워 있답니다.


    (어라?)

  10. 아스나리카 2007/10/25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부인이 너무도 불쌍하네요...

  11. 히우라 2007/10/25 1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C코가 더 불쌍해요..
    여자 입장에서 정말로 가슴이 막막해지는 이야기.

  12. 닷오-르 2007/10/26 0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코의 회사생활은 이제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13. 아고몽 2007/10/26 16: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범죄자는 정말 싫어요 최악이야
    정말 같은 남자클래스 중에서도 최악의 클래스중 하나
    모두 거세를 시켜버려야 되요

  14. 스윙 2007/10/27 0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부인 안습...ㅠ_ㅠ

  15. 감감 2007/10/27 0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쓰레기통에 머리를 박고 죽을 가치도 없다..
    부인 불쌍해ㅠㅠ

  16. 햄짱 2007/11/04 0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통쾌하네요!! C코는 좋겠다, 똑똑한 친구를 두어서*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