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정해지고 자취를 시작하게 된 바로 전날, 아버지가 자기 손목에서 시계를 풀어주었다.
순금시계라고는 했지만 정말 아저씨들이나 쓸 법한 촌스러운 시계였다.

「돈이 부족해지면 이걸 저당잡혀. 많지는 않아도 급한 돈은 될테니까」
 
그렇게 말했다.

2학년의 어느 날, 도박에 빠져 집세를 낼 수 없게 됐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을 때 문득 그 시계을 떠올린
나는 아버지의 그 시계를 전당포에 가지고 갔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가짜로 판명되었다.
곧바로 아버지에게 전화했다.

나       「어이! 가짜를 주면 어떡해!」
아버지 「아하핫, 이제서야 깨닫다니. 그렇지만 명심해둬. 사람이 곤란할 때일수록 배신당하고 사기당하기
             좋을 때니까. 특히 '이 사람만큼은'하고 믿고 의지하던 곳일수록. 하하, 그게 이 애비의 교육이다.
             그런데 얼마나 필요한거야?」
나       「참나····알았어요. 1~2만엔만 빌려주세요···」
아버지 「내일 입금해주마. 뭐에 쓰려는지는 묻지 않으마. 돈이 없는 이유는 부모님에게도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 아하하하하, 여자한테라도 빠진거야? 이 바보 아들아! 하하하!」

솔직히 마음 속으로 화가 났었지만, 아버지의 목소리는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작은 회사지만 경영자다운 교육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아버지도 지난 여름, 암으로 돌아가셨다. 왕년의 건장한 풍체도 사라지고 뼈만 남은 아버지가 또
시계를 주었다. 필사적으로 억지 웃음을 지으면서 말씀하셨다.

아버지 「돈이··급하면 전당포에라도···맡기거라··!」

이번만큼은 틀림없는 진짜, 오메가의 시 마스터 시계였다. 기이하게도 그 날은 내 생일이었다.

나       「아버지 시계는 가짜잖아....전당포에는...맡길 수 없다구...」
 
진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그렇게 말했고, 우리 둘은  웃었다. 그리고 3일 후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도, 시 마스터는 물론, 그 가짜 금박시계까지 도금이 다 벗겨졌음에도 아직 갖고있다.

트랙백 주소 :: http://newkoman.mireene.com/tt/trackback/1883

  1. Subject: 샴마의 생각

    Tracked from kilikan's me2DAY 2008/08/25 16:01  삭제

    아버지의 시계 좋은 글이로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MRC 2008/06/15 2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설마 1등?!

  2. 쿠르이 2008/06/15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적이네요ㅠ

  3. Mr.D 2008/06/15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라짱 수고가 많으십니다~

  4. 마가레 2008/06/15 2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하셨습니다.

  5. sniperking 2008/06/16 0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아아아
    눈에서 물이 흘러요...ㅜㅜ
    오랜만에 캐 훈훈한 이야기...ㅜㅜ

  6. sai 2008/06/16 0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훈훈하잖아 ㅠ_ㅠ

    역시 개그속에 훈훈도 좋군요 ㅠㅠ

  7. Kitten 2008/06/16 0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훈훈한 이야기로군요,,
    그런데 어떻해 -> 어떡해 입니다; 오타 수정 바래요~

  8. Ganja 2008/06/16 0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훈훈하군요. 참 즐거운 아버지& 아들입니다...ㅜㅜㅜ

  9. 아.. 2008/06/16 03: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밑에 글부터 시작해서 연타공격 ㅠㅠㅠㅠㅠ

  10. 고등학생 2008/06/16 0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아버지와 아들이네요....

  11. 타마누님 2008/06/16 0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 마스터(Sea master)입니다. 시마 스타에서 수정을 부탁드립니다.

  12. 12 2008/06/16 0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ㅠㅠ 눈물이.... 감동적이에요

  13. 뻔이 2008/06/16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적입니다 ㅠ.ㅠ

  14. ㅠㅠ 2008/06/16 14: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흑...눈에서 땀이...

  15. 치유키 2008/06/16 15: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엉엉...정말 감동적이네요...;ㅁ;

  16. 꼬마 2008/06/16 1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훈훈한...

  17. 마음은소녀팬 2008/06/16 17: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계속 읽게 되는데 결국 눈물 그렁그렁 해지네요. 훌쩍.

  18. 마음은소녀팬 2008/06/16 17: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계속 읽게 되는데 결국 눈물 그렁그렁 해지네요. 훌쩍.

  19. 크레멘테 2008/06/16 1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전 있겠지 하면서 보다가 없는걸 보고 더 충격ㅠㅠㅠㅠ
    아 당했다 젠자아아아앙....ㅠㅠㅠㅠㅠ

  20. 아스나리카 2008/06/17 0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ㅠㅠ간만에 이런 훈훈한 글ㅠㅠㅠ잘봤어요ㅠㅠ

  21. 디바이너 2008/06/18 0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훈훈한거 잘보고갑니다 ㅠㅠ

  22. 객가 2008/06/18 1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좋은 이야기로구나.

  23. 2호기 2008/06/18 1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옛날 기억이 나네요
    저는 군대 제대하고 복학할 당시 아버지가 시계 주시겠다며 두가지 종류를 보여주셨는데
    하나는 '퓨리나사료' , 다른 하나는 '영농후계자' ..... 퓨리나로 골랐습니다

  24. .. 2008/06/18 1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에서 육수가.....

  25. 꿀꿀이 2008/06/22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고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