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책상

5ch 컨텐츠 2009/01/29 01:16

대입시험을 준비 중이던 겨울방학, 샤프심을 다 쓴 나는 봄에 시집 간 누나의 방 책상을 뒤졌다.
그래서 샤프심과 메모지용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은 레포트 용지를 꺼내고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아마 새벽 2시쯤이었을까.
영어 리스닝 공부를 명목으로 예비학교에서 강매당한 CD를 들으려고 세팅하고, 누나 방에서 가져온 레포트
용지를 열자...


―――――――――――――――――――――――

유우타에게 

왠지 부끄러운 마음에 너에게 아무 말도 말하지 못하고 시집가게 되어서
언젠가 네가 찾아내면 좋겠다, 하는 생각으로 써두는 편지야.
 
어렸을 적, 울보라서 맨날 누나 뒤만 졸졸 쫓아다닌 유우타. 

초등학교 때, 미술시간에 점토로 만든 액자, 나에게 준 거 기억해?
정말로 기뻐서 소중히 하려고 했는데, 남자친구에게 차였을 때 안의 사진과 함께 통째로 태워버려서 미안해.

사춘기가 된 이후로
가족들과 잘 이야기도 나누지 않게 된 유우타를 보면서
네가 벌써 다 컸구나 하는 기쁜 마음과 함께 외롭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어.
 
그래도 유우타는 집에서는 고집불통이지만, 나는 네가 좀 더 착한 애라는 걸 알고 있지.

좀 더 어른이 되면,
누나의 마음을 알까.
 
내가 시집을 가도, 유우타는 나의 소중한 남동생이야.

괴로운 일, 슬픈 일이 있으면 뭐든지 상담해.

돈 문제만 아니라면 분명히 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면, 건강에 주의해.

아버지 어머니를 잘 부탁할께.

추신:너, 왜 남의 책상을 막 뒤지냐?

―――――――――――――――――――――――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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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은 2009/01/29 0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님 스페셜?

  2. 지나가다 2009/01/29 0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 댓글인가요??ㅋ

  3. 지나가다 2009/01/29 0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ㅠㅠ 빠르시네요... 그건 그렇고 정말 누님 스페셜??

  4. ㅇㅇ 2009/01/29 0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나…. 난 외동이지만.

  5. 2009/01/29 0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동생 결혼식 때 카메라에 한마디할려다 눈물 쏟을뻔한게 생각나네요.
    괴롭히던 추억밖에는 없건만..
    추신: 돈문제로 그만 연락할래?

  6. 11 2009/01/29 0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나가 가지고 싶어 ㅜ.ㅜ

  7. 버팔로 2009/01/29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라짱님 요즘 누나에 빠지신듯..

  8. 초 하이(후략) 2009/01/29 09: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젠가 찾아내면 좋겠어
    -> 왜 남의 책상 막 뒤지냐..

    어, 어라?

  9. point 2009/01/29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어 리스닝 공부를 명목으로 예비학교에서 강매당한 CD"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ㅋㅎㅎ

  10. 꿀꿀이 2009/01/29 1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안하다해놓고
    추신에서 왜 뒤지냐니... -_-;;

  11. 레온 2009/01/29 1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나가 가지고 싶어졌습니다...

  12. naen 2009/01/29 1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 문제만 아니라면 돈 문제만 아니라면 돈 문제만 아니라면 돈 문제만 아니라면

  13. 결국 2009/01/29 1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 얘기하지 말란 거네..

  14. 그레아 2009/01/29 16: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이데커의 유우타!

    • 썰렁이 2011/03/09 0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럼 저 편지를 쓴 누나는 과연 아즈키일가요 쿠루미일까요.
      (추신 전까지 보면 아즈키같은데 추신을 보면 또 -_-;;)

  15. 세리카 2009/01/30 0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님이 데레츤....;

  16. asd 2009/01/30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글 때문에 외동 또는 남형제만 있는 사람들이 쓸데없이 누나에 환상을 가지게 되는 겁니다. 실제 누나가 있는 사람으로서 참 이건.....ㅋㅋㅋㅋㅋㅋ 전 3년 전 누나와 굉장히 크게 싸우고 나선 한 집에 살아도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지도 않는 사이로 발전해버렸네요.(투명인간 취급함) 언젠가 타지에서 하숙할때도 옆방 여자랑 이정도까진 아니었음.

  17. 2009/01/30 1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 문제만 아니라면 돈 문제만 아니라면 돈 문제만 아니라면 돈 문제만 아니라면 돈 문제만 아니라면 돈 문제만 아니라면 돈 문제만 아니라면 돈 문제만 아니라면

  18. ㅁㄴㅇ 2009/01/30 18: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님이.. ㅠㅠ

  19. kg 2009/01/31 0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뜻한 것 같으면서도도 액자 태운 얘기, 돈 문제 등 할 말은 칼같이 하고 있어
    근데 방 뺀지 일년이 다 돼가는 주제에 지 책상이라니...

  20. 미소녀 2009/01/31 2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갑자기 예전에 오빠는 6학년, 저는 1학년 갓 입학한 꼬맹이일때 같이 스케이트장에 다녀오던 생각나네요. 둘이서 서먹하게 스케이트장 갔다오면서 지하철역 앞의 붕어빵을 유심히 쳐다보니까
    오빠 왈,「사줄까?」 나: ... (끄덕)
    그러자 둘 중 유일하게 용돈을 받던 오빠가 '지갑'을 열어(당시 전 지갑도 없었는데 말이죠) 동전을 꺼내는 게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오히려 그때보다 수다를 자주 떠는 요즘은 신비감이 떨어졌어.. 옛날에 오빠는 공부도 잘하고 말수도 적은 무언가 대단해보이는 사람이었는데..

  21. 사리카 2009/02/01 1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에 데레츤인가...........

  22. 라이 2009/02/02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귀엽다. 누나~
    예전에 여기서 여친과 헤어진 뒤에 선물을 발견했다는 글이 생각나네요..

  23. 권태진 2009/02/02 15: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젊여자.남자섹스하는것(한국)

  24. 권태진 2009/02/02 15: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젊여자.남자섹스하는것(한국)

  25. 권태진 2009/02/02 15: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간집

  26. 권태진 2009/02/02 15: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빨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