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대형 백화점이 생겨서
아내와 딸, 나 셋이서 쇼핑을 다녀온 1시간 전쯤 이야기.
아내가 너무 오래 옷쇼핑을 하길래 심심해진 나랑 딸은 둘이서
푸드코너에 가서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계산을 하던 차에, 딸이 물었다.

「아빠는 왜 지갑을 안 들고다녀?」
「아빠는 엄마처럼 가방은 안 들고 다니니까, 지갑을 넣어둘 데가 없잖아」
「손에 들고다니면 안 돼?」
「그러면 밋짱(딸)하고 손잡을 수가 없잖아」
「손은 두 개니까 괜찮아」

여기서 갑자기 결국 아무 것도 안 산 아내가 등장. 내 왼팔을 확 잡아당기며 한마디.

「미안하지만~ 아빠의 이쪽 손은 엄마꺼니까 아빠는 지갑을 들고 다닐 수 없징」
「꺄~ 좋아~ 밋짱도 그게 좋아~」

양쪽에서 꺄꺄 떠드는 둘을 보면서
가족은 정말 좋은 거구나 하는 마음에 훈훈해하고 있었는데
문득 바닥을 보자 아이스크림이 떨어져있었다.
아, 너무 떠들어대는 도중에 떨어뜨린건가
딸내미가 또 칭얼대며 울겠구나, 하고 생각한 순간
왼팔의 감각이 이상했다.

아무래도 아내가 팔을 잡아당겼을 때 어깨가 탈구된 모양.
모처럼의 단란한 가족 나들이를 병원에서 보내게되었다.

너희들, 인간의 몸은 의외로 약하니까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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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학교컴퓨터실 2009/05/27 1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서 1등 했뜸 ㅋ

    • 학교컴퓨터실 2009/05/27 1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훈훈한 스토리 인줄 알았는데 반전이 있네요 ㅋㅋ
      ...그래도 부럽다

  2. ㅇㅇㅇㅇ 2009/05/27 1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웃을까 울을까 망설였다네. -_-

  3. xeon 2009/05/27 1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4. Gendoh 2009/05/27 1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내와 부부싸움할 생각은 절대 하면 안되겠구먼...

  5. 봄바예 2009/05/27 1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체육계 출신의 아내였던것인가.

  6. rpgist 2009/05/27 1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격렬히 사랑받는 남편이야기라서 훈훈한 듯.

  7. 디즈레일리 2009/05/27 14: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의 신체의 약한정도...

  8. 효우도 2009/05/27 15: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뭔가.... 훈훈한 이야기이긴 한데...
    지갑을 쥐고 있는 것은 아내뿐이며, 남편에게 지갑을 가질 손(권한)이 없고 아내 손잡다가 탈골 될 정도로 아내 손잡기에 (아내에게 끌려다니기에) 벅차다는 뜻의 비유가 담긴 이야기는 아니인지...

    • ㅇㄹㅇ 2009/05/27 16:3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직 상급 마지레스라고 할 수는 없군요. 좀 더 노력하셔야 될 듯.

    • 돈오 2009/05/28 0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름 맞아떨어지는군요. 게다가 일본인들은 그런식의 숨긴 비유를 좋아하기도 하죠.

  9. .... 2009/05/27 18: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워, 원래 인간의 관절이 저렇게 쉽게 빠지는겁니까?

    진심으로 궁금..

    • 코끼리엘리사 2009/05/27 1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빠진 경험이 있는 분들을 '생각보다 쉽게 빠진다'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의학적으로 '한번 빠지면 더 잘 빠진다'라고 하고요 [...]

    • 공대생 2009/05/27 19:31  댓글주소  수정/삭제

      쉽게 빠집니다. 제 친구는 눈앞에서 뺐다 꼈다도 하죠..

      저도 거의 빠지기 직전까지 쉽게 움직이죠(..)

    • .... 2009/05/28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체의 신비입니까...

      랄까, 무슨 변신로봇같다고 생각합니다..

    • 2009/05/29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진짜 한번 빠지면 두번째, 세번째는 쉽게 빠집니다.
      (그리고 쉽게 끼우죠;;;)

      그렇다고 그거 재밌다고 뺐다 꼈다 재미삼아 밥먹듯이 반복하면 큰일납니다.
      나중에는 진짜 약간 무게감있는 박스나 화분 같은거 들다가도 어깨 빠집니다.
      턱같은 경우는 껌만 씹어도 빠집니다. gg

    • bullgorm 2009/05/29 1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간의 몸은 의외로 허약합니다.. 단지 신체에 위험한 반응이 올 경우 그에 맞추어서 대처를 하는 것 뿐이죠.. 높은데서 떨어질 때 자연적으로 다리를 굽혀 충격을 완화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저 경우처럼 별다른 대처없이 무의식중에 신체에 생각 이상의 힘(?)이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쉽게 빠지거나 부러지거나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10. 페페 2009/05/27 1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이야기의 의도가 뭐야 도대체ㅋㅋㅋ
    마지막 한줄인가;

  11. 1111 2009/05/27 2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절기는 권법의 왕자요

    • 후로게이 2009/05/28 08:41  댓글주소  수정/삭제

      플라톤도 말했죠. 던지는 기술보다 누운기술이 더 아름답다고.
      그래풀링이야 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입니다.

  12. 안생겨요 2009/05/27 2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깨 따위 한두번 빠지면 어때.
    아내와 딸이 있다는 시점에서 이미 인생의 승리자라고..... OTL

  13. WeissBlut 2009/05/27 2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문은 마지막줄이로군요
    하지만 아내와 딸이 있으니까 승리자

  14. asdf 2009/05/27 2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시간 전 이야기라는건 1시간 전쯤에 탈골되서 병원갔다는 거 같은데 잘도 2ch을 하고있군 'ㅅ'
    머 절대로 인터넷에 글을 올릴수 없을거라는건 아니고..... 관절빠져서 병원가면 금방 치료받고 나올 수 있는거임??? 탈골로 병원가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음ㅇㅇ;

    • 코끼리엘리사 2009/05/28 0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있다면 쉽게 다시 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려서 빠진다고 뺐다꼈다하는 장난을 하면
      평생 습관성 탈구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15. 라파군 2009/05/27 2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 흐흐...탈골되었으면 소염제나 먹고 쉴 것이지..

  16. 라피스 2009/05/28 1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슨 마치 변심한 애인 스토킹하다가 야쿠르트 맛있게 먹었다로 끝나는 그 글과 같은 포쓰로군요.
    훌륭한 낚시다;

  17. 공돌 2009/05/28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전에 그 분이 여자분이셨구나....
    그분 이야기:
    http://newkoman.mireene.com/tt/1776

    운동 좀 한 남자분이랑 결혼하시지 왜.....

  18. 세리카 2009/05/28 15: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내 양반!!!

  19. 뚱뚱한팬더 2009/05/28 2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앙 반전 개쩔 ㅋㅋㅋ
    그래도 부럽다

  20. 데비존스 2009/06/01 13: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의 몸은 의외로 약한게 아니라,
    아내가 신인류일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