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3년 전 왼쪽 눈을 실명했다.
의안을 넣었기 때문에 겉모습만으로는 모른다.

실명한 원인은 당시 1세 7개월이었던 아들과 서로 장난을 치며 놀던 도중
날카로운 장난감 끝이 남편의 왼쪽 눈에 운 나쁘게 박혀버렸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남편보다 아들이 울부짖었던 것처럼 느꼈다.
어린 생각에도 보통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꼈던 것일까.

상처의 상태가 좋지 않게 되고 나서 남편은 자신의 운전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나면 안된다, 라며
차 운전을 그만두었다.

취미였던 오토바이도 팔았다.
다만 언젠가 뒤에 태우고 함께 놀러가자며 아들의 한 살 생일에 산, 새 어린이용 헬멧은 아직 집에 있다.

4살이 지난 아들은 지금, 아버지의 왼쪽 눈이 안보이는 것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도 아직 모를 것이다.
말해서는 안 된다, 남편이 힘들어지고, 나 역시도 일부러 가르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미 아버지의 이상을  눈치채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편은 오늘도 아들과 함께 공원에 나갔다가 크게 웃으며 돌아왔다.
머지않아 아버지의 왼쪽 눈이 안보이는 것도, 그 이유를  알 때가 반드시 올 것이다.
그렇지만 나로서는 흐느껴 우는 아들의 머리를 웃는 얼굴로 쓰다듬고 있는 남편 밖에 상상할 수 없다.

남편이, 그리고 내 아이의 아버지가 그이라서 정말로 다행이라는 감사의 마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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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얍! 2009/08/10 12: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얍!

  2. -_- 2009/08/10 12: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3. !! 2009/08/10 1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대했던 반전이 없다.

    • 리라쨩 2009/08/10 1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블로그에서 소개된 내용 중 반전이 인상적이었던 개그가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내용에 반전이 있길 바랄 정도로 집착하실 필요는 없어요 ^^ 또 반전이 기대되는
      내용이라고 할 지라도 '분명 반전이 있겠지' 하고 생각하며 보면 또 그만큼 재미가
      덜하기도 한 것이고.

  4. 아.. 빠르다.. 2009/08/10 1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인배...내 자식이 저랬으면 때려죽였어 ㅜㅜ

  5. 금수강산 2009/08/10 1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놈으 아들들은 왜 그리 사고를 치는지;;

    그래서 딸이 최고인듯.. 근데 요새는 세상이 무서워서 딸 낳기도 겁남
    근데 난 여자친구가 없잖아.. 난 안될거야 아마

    • 111 2009/08/11 1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기서 또 성별떡밥 가지고 설치는 KY불구자가 나왔네요

    • 미래에서 왔어요- 2010/06/28 1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들은 말썽 많아 -> 딸 낳고싶다 -> 그런데 세상 무서워.. 어디가 성별떡밥인지. 설마 '아들들이 사고 친다' 이거요? 아무것도 아닌데서 성별어쩌고 그러면서 분쟁 일으키려는 쪽이 더 분위기 파악 못하고 감동 글 보는 사람 기분 안좋게 하는것 같은데요.

  6. .... 2009/08/10 14: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어..

    근데 정말 곰곰히 생각해보면.. 누구나 다 아버지한테 몹쓸짓 많이 해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스하게 감싸주는 아버지를 한번쯤은 본적 있지 않을까..

    난 딱 한번 봤지만, 그래도 이 글이 확 와닿넹;

  7. 아스나리카 2009/08/11 0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중에 아들이 그 이유를 알고 나면 땅을 치며 울겠죠..ㅠㅠ

  8. Belle 2009/08/11 0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랄까... 개그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감동적인 글이라 왠지 뜨끔...

    라지만 애인 없는 입장으로썬 깨져라!!! 라고 외치고 있 (...)

  9. -_- 2009/08/11 0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이 아들이 니트가 된다면...

  10. 222 2009/08/11 1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안을 넣었기 때문에 겉모습만으로는 모른다.
    ->의안낀 사람들 보면 금방 티나던데.. 한쪽 눈은 돌아가는데 다른쪽 눈은 가만히 있으면..

    • 미래에서 왔어요- 2010/06/28 1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근래에는 안구만 다치고 주변 근육이나 조직에 문제가 없는 경우엔 의안에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을 연결하는 수술로 반대쪽 눈과 같이 시선을 움직이는 것이 가능해요.

  11. punchcat 2009/08/11 1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기보다는 카테고리가 개그인데요...ㅇ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