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해. 보이저호는 대단해. 진짜 대단해. 완전 대단해. 보이저호는 대단해.

우선 스펙이 너무 낮아. 그냥 낮은 정도가 아냐. 완전 낮아.
아무리 스펙이 낮다해도

「슈퍼 패미컴 정도?」
 
아냐, 이미 그런 레벨이 아냐.

메모리 RAM은 4KB. 대단해! MB 단위도 아니라고. 슈퍼패미컴은 커녕 패미컴 수준이야.
원고용지 5장 분량으로 매우 적어.
게다가 머리도 나쁜 것 같다. 8bit라고. 1.6MHz야.
 
1.6Mhz짜리로 우주까지 가다니. 우연히 다른 외계인에게 회수당했을 때

「으악! 이 놈들 8bit짜리 머신으로 우주를 날고 있어!?www」

하면서 비웃음 당하면 곤란하잖아. 실제로 클락수도 가정용 게임기 패미컴보다 딸린다고. 이게 최첨단
기술이라고 오해받아서 침략당하면 곤란한걸.

이런 초 저스펙이 지구 대표가 되고, 체스 챔피언에게 이긴 머신까지 있는데 지구 대표의 컴퓨터가 패밀리
컴퓨터라니, 울음이 나오는걸. 왜 우리들 PC나 슈퍼 컴퓨터 스펙으로 우주를 날지 않는거야. 말이 통하는
놈이라면 그렇게 하겠지만 보이저 호는 그렇지 않아. 그런 것 따위는 신경쓰지 않아.

마구 날아가고 있어. 이제 언제 교신이 끊어질까 조마조마할 정도로 마구 날아가고 있다고. 너무 위험해.

RAM이 작긴 하지만 그렇다면 혹시ROM은 적당히 하이스펙일지도 모른다고? 그렇지만 ROM에 대해
알아보면

「자, 이 스펙표에 따르면 ROM은 6KB ?」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건 누가봐도 용량이 작다. 위험해. 누가봐도 작다니 너무 굉장해.

그리고 통신이 정말 늦다. 지구와의 실시간 데이터 교신은 약 160bps. 그리고 전파이니까 그것이 닿는
데까지는 12시간 걸린다. 위험해. 너무 늦어. 전혀 실시간이 아니야. 긴급사태 때 본부에서 대처할 수
없을 정도 늦다. 왕복1일. 게다가 정말 아무 것도 없다. 아주 한가로워. 다음 항성까지 최단 기간 8만년
이라던가? 8만년이라고. 2020년에는 연료전지가 끊어지는데.

무엇보다 보이저 호의 프로그래머는 대단하다. 새로운 알고리즘을 도입하고, 용량이 6KB 뿐인데도
아무렇지도 않다니. 나같은 경우에는 6KB에 요구 스펙을 ROM 1MB로 내린 것만으로 전혀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알파 버전이랍시고 대충 만들어 내놓거나 포기하거나 HDD가 죽었습니다^^;;; 따위로
변명해버리고 말았을텐데, 보이저 호의 프로그래머는 대단해. 그 6KB 안에 자동 항행, 자세 제어, 부호
에러 수정, 스케줄 관리, 촬영, 어카이버(archiver), 통신, 관측, 보수, 데이터 쓰고 읽기 등의 기기를
모두 관리하고 있다. 대단해. 이건 천재를 넘어섰어.

어쨌든 당신들은 보이저 호의 대단함을 좀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스펙으로 전인미답의 세계에 여행 중인 보이저 호는 매우 훌륭합니다. 더 힘내라. 완전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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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ENSE 2010/11/16 2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1등이군요~

    최근 업뎃이 많아서 좋습니다

    좋은밤되세요 ^^

  2. - 2010/11/16 2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 못 알아듣겠네요…. 누군가 설명 좀 ;; 해 주세요!

  3. 흠... 2010/11/16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이저 너 이자식

    힘내라

  4. 12312 2010/11/16 2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6kb라면 ReadMe 만 작성해도 끝날텐데

    거기다가 어떻게 프로그래밍한거냐 라는게 요지인가

    근데 정말 궁금하네

    • 2010/11/16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건 6b가 아니고요?

    • GTRU 2010/11/17 0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기서의 6kb는 컴퓨터 용량이 아니지요..;
      메모리입니다. 우리가 요즈음 2G, 4G, 8G정도 쓰는거요;

    • 망함 2010/11/17 0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GTRU님 말을 이해 못하겠는데요

    • Sinistar 2010/11/17 14: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메모리, 그러니까 RAM이 4kb,
      HDD역할을 하는 ROM이 6kb. ...라는 이야기같군요.
      HDD역할을 한다지만 프로그램을 읽어올뿐, 저장할만한 것은 그냥 전파로 전송해버리겠죠.

    • 아이고이사람들아 2010/11/17 2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txt를 붙여서 생각해보라고요

    • piloteer 2010/11/18 1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ROM이 6kb라는데 여기에 모든게 저장됩니다. 8051같은거 프로그래밍 해 보시면 알겠지만 따로 하드디스크같은게 밖에 붙지는 않고 내장 롬에 모든 걸 설계해 넣어야 합니다.
      6kb면 짜내고 짜내고 또 짜내야 겨우 될까말까 싶습니다. 물론 통신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통신도 쓰겠지만 저 속도로는..-_-; 많이 전송하긴 무리겠네요.

  5. 시마니트 2010/11/16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진짜 용량이 저러면

    사진은 어떻게 찍어서 전송하죠?

    극저해상도로 여러장 찍어 보내나

  6. 페로스 2010/11/16 2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순한 기능만을 수행하기때문에 그야말로 기본적인 기능이 가능할 정도의 성능과 끝내주는 안정성을 갖춘 인공위성이죠. 아무튼 나사의 기술력은 세계제일!!

  7. 무섭군요 2010/11/16 2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6kb짜리 프로그램이라니... 분명 손으로 0101 치면서(어쩌면 뚫으면서) 프로그램했을거예요 ㅜㅜ 묵념

  8. ㅅㅅㅅㅅ 2010/11/17 0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인공위성 만들 때는 저성능의 컴퓨터를 쓰는게 당연합니다.
    최소한의 기능을 탑재하면서 저전력 사용, 고장이 잘 나지 않는 단순한 구조 등을 고려하면 구시대의 유물 컴퓨터들이 제격이지요.
    지금 쓰는 컴퓨터 CPU들은 고성능이지만 너무 발열이 심해서 연비가 나쁘고 복잡한 구조로 인해서 고장날 확률이 구시대 컴퓨터보다 높기 때문에 안됩니다.
    우주 먼지 같은거 끼이면 요즘 컴퓨터는 심각하죠.
    286 정도까지는 쓰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네요. 스페이스 셔틀 쪽에 쓰이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문제는 이 구닥다리 컴퓨터 CPU를 비롯하여 기타 부품들이 지금은 생산을 하지 않는데에서 있습니다.
    이미 거의 폐기처분된 기종들이기 때문에 NASA에서조차 구하려면 나름 웃돈을 주고 이베이 등 중고시장에서 구한다고 합니다.

    미국 이베이에서 저사양 컴퓨터를 판 적이 있는 분이라면 자신이 쓰던 컴퓨터 부품이 우주공간을 떠돌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9. R모 2010/11/17 0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대의 명인들은 1 kB면 체스 게임을 만들 수 있었지 말입니다... 지금처럼 메모리가 넘쳐도 모자란다고 하는 시대에는 믿기 어려울테지만...

    그러고 보면 빌 게이츠는 현역때(원래 프로그래머였습니다) 코드 짜내기에 천재적이었다고 하지요... 100바이트짜리 코드를 짜내고 짜내서 90바이트 만들기라든가...

    • danny 2010/11/17 1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1kb공모전이 생각나는군요.
      어셈블리로 1024byte 이내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공모전이었는데.
      웬만한 3d엔진의 성능을 내는 다수의 수작이 나왔었습니다.

    • 위에 danny님 2010/11/20 1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혹시 어떤 공모전이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10. Re 2010/11/17 0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빌게이츠가 4kb에 베이직 인터프리터를 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컴 처음 쓸 때 128kb는 정말 대용량이었는데 ... (광고에 그렇게 나왔어요)

  11. 광영 2010/11/17 0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 지금 내 컴퓨터 렘만 8기가바이트구만......

    저렇게 작은걸로.... 저렇게 큰 기능들을 담다니.....

  12. 2010/11/17 0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 사용하는 CPU는 집적률이 너무 높아서 우주로 나가는 동안 내지는 우주내 활동을 할 때에 다양한 전파에 간섭을 받기 때문에 실제로 나사에서도 이베이에서 386 CPU를 족족 사다가 테스트해서 쓴다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어요

  13. 뮤젤 2010/11/17 0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이저가 발사된 게 1977년입니다. 8086조차 발표되기 전에 만든 물건치고는 저만하면 나쁘지 않은 성능이죠.

    • MC 바리반디 2010/11/17 08: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지레스를 달면 저 8086이란 녀셕이 n86이랑 같은 시리즈에서 286 바로 전에 나온 녀석입니다. 쉽게 말하면 186? 그 정도 되는 녀석이죠.

    • piloteer 2010/11/18 1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알겠지만 올바른 비유가 아닙니다.
      186은 따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산업용 MPU로 사용되었었습니다.

  14. danny 2010/11/17 1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 운용하고있는 우주왕복선이나 탐사선의 컴퓨터도 8비트CPU를 사용한다고 하더군요. 발열문제와 저전력설계에 촛점을 맞춘다고 들었습니다.
    항상 최신예가 고성능은 아니라는...

    • 고성능은고성능 2010/11/17 2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성능고효율이 아닐 뿐
      최신예가 고성능이 아니라는 건 1 다음에는 2가 아니라는 소리임 (단, 자연수...)

    • 수타면 2010/11/17 2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의 우주왕복선은 IBM의 32비트 컴퓨터입니다. 1981년에 첫 시험비행을 했으니 아직 마이크로프로세서가 기껏해야 8~16비트인 시절인데도 그랬습니다. 당연히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아닙니다. 프로세서를 직접 회로로 구현했지요. 아직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낼 수 없는 성능+신뢰성이 필요했거든요. 우주왕복선에 들어간 컴퓨터는 그 이전부터 써온 시스템이었지만, 당시의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는 성능상으로 우월했습니다.

  15. 날괭이 2010/11/17 1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386을 쓴다고 들었습니다. 인텔이랑 AMD에서 만드는 모든 cpu의 근간인지라 "하드웨어적인" 모든 버그들이 알려져 있어 하드웨어적인 모든 오류들을 잡아낼수 있다고 하네요.

  16. ㄹㅁ 2010/11/17 1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z80 만세

  17. zeprid 2010/11/17 16: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중의 중고 CPU들을 사들여서 각종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것들만 사용한다고 하죠..

  18. 수타면 2010/11/18 0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NASA에서 인텔 계열의 CPU를 많이 쓰는 건 아닙니다. 일반적인 위성들은 NASA가 아니라 각자 필요한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니 많은 사람들이 잘 아는 CPU를 쓰는 편이 싸고 빠르고 신뢰성 있게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이겠지만, NASA에서 만드는 탐사선들은 IBM에서 만든 시스템을 많이 이용하며, 컴퓨터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상당 부분은 NASA에서 직접 만듭니다. 요즘은 점점 컴퓨터까지 직접 개발하는 것은 지양하는 추세지만, 보통 PC 만들듯이 인텔 CPU 하나 골라서 시스템 구성하는 식으로 만드는 건 아닙니다.

    마이크로프로세서가 개발되면서 무어의 법칙이 날뛰기 시작한 이후의 컴퓨터들의 성능은 그 이전의 컴퓨터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요즘이야 컴퓨터 성능이 남아돌지요. 컴퓨터가 두 배로 빨라진다고 기계적 장치들까지 두 배로 성능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기능을 두 배로 넣어야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보이저나 우주왕복선을 만들던 시대는 그런 사치를 부릴 수 있던 시대가 아닙니다. 본문에서는 슈퍼패미컴이 대단히 후진 성능의 대표나 되는 듯이 말하고 있지만, 그 슈퍼패미컴도 1990년, 보이저가 발사된 지 무려 13년이나 지나서 발표된 컴퓨터(범용 컴퓨터는 아니지만...)입니다. 참고로 지금부터 13년 전은 아직 윈도98도 안 나온, 펜티엄에 메모리 32메가로 쓸만하던 시절입니다. 그렇다고 보이저가 무슨 슈퍼컴퓨터도 아니고, 그 정도 크기에 그 정도 성능이면 충분히 최신 기술로 만든 고성능 컴퓨터라고 볼 만하죠. 절대로 일부러 옛날 기술을 이용해서 만든 게 아닙니다. 본문은 그냥 "그래, 옛날에는 그랬었지..." 하고 재미로 읽을 만한 정도의 글인 겁니다.

  19. 몰라 2010/11/19 1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블 망원경에 들어가는 cpu는 망원경이 업그레이드될때마다 같이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이전 cpu가 486을 썼었다는데.. 최근에 펜티엄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었다고 하던데..

    그때 우스갯소리로.. 허블 망원경에 펜티엄 인사이드 로고 스티커 붙여야 하는거 아닌가..라는 소리도 있었다고 합니다.(뭐 인텔의 규정이라나 어쨌다나.. 그런 소리가 있었다죠..)

    그나마 허블은 저정도지만.. 소유즈 유인 우주선은 8비트인가 16비트 cpu를 쓴다고 합니다.
    뭐랄까 생명과 직결된 어마어마한 장비들이 고작 아무것도 안되는 칩으로 유지된다는게 어떻게 보면 정말 신기하다고나 할까요? 그런 느낌입니다.

  20. He's2 2010/11/21 2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주는 진공이고 열을 발산시키는 방법이 복사밖에 없으니 발열이 적은 cpu의 사용이 필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