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탁아소를 경영하고 있는데, 아이를 맡기면서 보육료를 지불하지 않는 집이 있었다.
여자는 보험 외판원, 남편은 목수(개점휴업 상태)인 집인데, 애들 보육료도 내지 않는 주제에「보험 좀
가입 안 해줄래요? 할당량 채우기가 이거 만만찮네」라며 되려 이쪽에 손을 벌리기까지.

사정이 여의치 않기는 이쪽도 마찬가지라 전화로「조금씩 나눠서내도 좋으니까, 조금씩이라도 내주셨
으면 합니다. 이러시면 조금 곤란합니다」라고 말을 해도「돈 없어요, 뭐 곤란한 것은 그쪽 사정이지(훗)」
라는 식의 반응. 그렇게 몇 번 독촉전화를 하자, 이번에는 상대의 남편이「돈이 없다고 몇 번을 말해! 뭐
그럼 살인이라도 해서 돈을 만들어오라는거야 뭐야?」라는 식의 터무니없는 공갈까지. 너무나도 속상했지만
어쩔 수 없어서 거의 포기하려던 차에...

사정을 뒤늦게 알게된 우리 남편이「그 여자한테 보험 좀 들어야겠어, 견적 좀 뽑아달라고 그래 봐」 라는
것이었다.

생명보험 3,500만엔짜리에 특약까지 빠방하게 채워서 매달 22,000엔을 납부하는 보험 계약을 작성했고, 남편은
그 자리에서 즉시 계약했다. 계약을 완료하고 여자는「그럼 첫 달 보험료는 지금 지불하시겠어요?」라고 묻자,
남편은「그쪽 댁의 보육료 미납금이 75,000엔 있다면서요? 그걸로 처리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여자는 그제사
눈치를 챈 듯 했지만 이미 도장은 찍힌 상태였다.

게다가 그렇게 3개월이 흐르자, 남편은「해약하겠습니다」라고 말을 꺼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보험의
경우 가입한지 얼마 안되어 단기해약이 되면 보험 설계사에게도 타격이 간다.「그건 정말 곤란합니다」라고
사정하는 그 여자에게 남편은「곤란한 건 뭐 그쪽 사정이고, 아, 그리고 남은 보육료 9천엔 아직 있어요」
라고 말했다. 정말 속이 다 시원했다. 못된 복수라고 해도 상관없다. 어쨌든 남편에게 너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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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요무 2007/01/17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과응보로군요;

  2. JAKGA 2007/01/18 0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식의 복수는 너무 좋습니다.

  3. rein 2007/01/18 0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 쪽의 센스가 아주 멋지네요 :)

  4. 디온 2007/01/18 2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스!!

  5. 크로버 2007/04/11 1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로 퍼갈꼐요 -

    정말 멋진 복수네요 :)

  6. 빨간 2007/05/09 2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능적인걸요~

  7. 작은악마 2008/10/29 1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런 복수가 참 좋아요...


    애한테만 영향 안간다면야.. 부모끼리 저리 싸워도 좋다는 생각..

  8. 무르 2010/11/16 16: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훌륭한 남편을 두셨군요

  9. 썰렁이 2011/04/05 1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가지 걱정되는 게 있는데,
    만약 저기서 외판원아줌마가 "해약을 한다 해도 세 달치 보험료는 내야지?" 하고 더 뻔뻔하게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말하자면 저 아줌마가 끝까지 "보육료 안 내. 보험금 내라" 식으로 나오면)?
    '자기도 안 냈으니 할말없잖아' 라고 하기엔 저 외판원아줌마가 너무 뻔뻔한걸요.

  10. 어라 2011/04/13 1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그러니까 그 세 달치 보험료를 보육료에서 까라고 남편이 말하는 것이지요.
    75,000엔 보육료 밀렸는데, 22,000 x 3(개월치) = 66,000엔을 제하고도 9,000엔 남았으니 별 문제 없을 것도 같습니다.(9천엔 남았다고 위에서 그랬지요?)
    근데 일본 민법 및 보험관련 법률을 몰라서 법적으로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진지는 아직 안 먹었습니다^_^

  11. 썰렁이 2011/04/13 16: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니까 그 세 달치 보험료를 보육료에서 까라'는 건 이미 아는 상태에서 쓴 글입니다.

    제가 질문식의 글을 올리면 대부분 그냥 본문을 다시 말하는 내용의 답이 돌아오네요.
    이런 경우가 자주 있는 걸 보니 글을 읽는 분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글을 쓰는 게 애매하다는 문제가 있나봅니다.

    "(말하자면 저 아줌마가 끝까지 "보육료 안 내. 보험금 내라" 식으로 나오면)" 이란 건,

    "누구 맘대로 보험금을 보육비로 퉁치는 거냐.
    난 보육비는 안 낼 거다. 하지만 보험료는 받아내야겠다 (난 내 수중에 돈이 들어와야 쓰겠다).
    보육비는 보육비고, 보험료는 보험료다.
    보험료 안 내면 법적 대응 하겠다. 꼬우면, 너희도 보육료 미납한 건 따로 법적 대응 해보든지."

    저런 식으로 뻔뻔하게 나올 경우를 말한 겁니다.

  12. ㅈㅈㄷㄱㅈ 2011/04/13 2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험료는 회사가 받는 거고 보육료는 회사 소속이지만 개인이 내는 거니까 사실 퉁치는건 법으로는 안될 겁니다. 저게 소액이라서 법정까지 가기도 쉽지 않겠지만요.

  13. teal 2011/08/19 1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럼 보험가입하고 나서 세달동안은 보육료를 냈다는말? 믿기지않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