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맞벌이 부부. 귀가 시간은 거의 같아서 식사는 함께 만들고 있다. 하지만 뒷정리는 항상
가위바위보로 결정하는데, 나는 아내와의 가위바위보에서 100%이길 수 있다. 왜냐하면 아내는 매번
주먹·가위·보의 순서로만 내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언제나 이겨 버리면 내가 그녀의 패턴을 파악했다는 사실이 발각되기 때문에, 이따금
일부러 져 준다. 특히 아내가 이겼을 때 기뻐하는 모습은 꼭 어린애 같다.
그런데 얼마 전, 일요일 날 모처럼 오랫만의 데이트를 나갔는데, 길거리에서 가위바위보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는 거기에 참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이 어이, 그만둬. 너는 항상 뻔한 패턴으로 가위바위보를 하잖아. 근데 무슨 대회야?」라고 혼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아내는 무려 결승까지 올라갔다! 첫판에서는 갑자기 가위부터 내고, 2회전, 3회전 모두
랜덤하게 내고 있었다. 결국 아쉽게도 결승에서는 져 버렸지만, 준우승 상품과 참가상을 받았다.
「너 설거지 가위바위보에서는 항상 그렇게 약한데 오늘은 대단하네?」
라고 내가 말하자,
「그거, 오빠는 회사 일 때문에 지쳐 있을게 뻔한데, 설거지 정도는 내가 해야지」
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즉, 일부러 뻔한 패턴으로 가위바위보를 져주고 있었던 것이다. 난 아내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내의 배려에 순간 감동이 찌릿하게 왔을 무렵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다음 주부터는 진짜로 가위바위보 할테니까, 각오해!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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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말을 해버렸군요 ;;;;
훈훈하면서도 가슴이 쓰린 이기분.. 지나칠수 없어서.. 흑.
...훈훈한 이야기.
(무엇보다 아내분이 너무 귀엽다는게...)
무엇보다 아내가 있다는 것에 염장;
그래도 아직까지 이 세상은 결혼하기 보다 안 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훈훈한데..
아내.. ㅠㅠㅠㅠㅠ
이런... 이제껏 속고만 살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