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서 알바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밤 8시쯤이 되면 언제나 우리 가게에 들러, 메뉴 중에 제일 싼 소고기 덮밥만 주문하는 손님이 있었다.
구멍투성이 장갑과 지저분한 작업복을 보며 힘든 육체노동을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았다.
그래서 소고기 덮밥을 급히 만들어서 주면 허겁지겁 드시고는, 호쾌하게 잘 먹었다면서 400엔의 그
요금을 척 건내주고 떠났다.
그러던 어느 날 왠지 그 분께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평소처럼 소고기 덮밥 보통을 주문하신 손님께
소고기 덮밥 곱배기 수준으로 푸짐하게 드렸다. 그러자 역시 그 손님은 평소처럼 게걸스럽게 드시고는
500엔(소고기 덮밥 곱배기 가격)을 주고 가셨다.
나름대로 좋은 뜻에서 그리한 건데, 뭔가 괜한 일을 했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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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알바를 배려해준건가요...
다이하드//그건 아닙니다; 자존심의 표명이지요.
저도 요즘 일본 JR에서 야간 노가다를 뛰는지라 왠지 저 상황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군요(..)
오오...저도 공감..
저랑 비슷한 알바를 하셨나보네요.. 저는 동경메트로였지만요;;
뭐, 뭐야 이것들..
자존심 강하고 정직한 분인것 같습니다.
세상에 저런 분들이 많이 계셔야 할텐데..
오늘로 정년퇴직을 맞이한 중년 남자가 씁쓸한 표정으로 혼자 역 앞의 국수집에서 500엔짜리
메밀국수를 먹고 있었다. 남자는 30년 전부터 거의 매일 점심시간마다 이 가게를 이용했지만,
한번도 주인장과 이야기했던 적은 없다.
당연히 오늘도 그다지 이야기할 거리도 이유도 없지만, 문득 남자는 자연스럽게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주인장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아저씨, 오늘 나 퇴직했어요」
「에··· 그런가」
회화는 그렇게 중단되었다. 그 밖에 별다른 이야기 거리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남자의 퇴직은,
오늘이 이 가게를 방문하는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자 문득, 남자가 먹고 있는 국수그릇 위로 새우튀김 한 조각이 오롯히 실렸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에, 뭐」
남자의 두 뺨 위로 눈물이 흘렀다. 사소한 일이었지만 그 따뜻한 배려에 왠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남자는 퇴직하고 나서도 이 가게에 다니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지갑에서 500엔 짜리
동전을 꺼내며,
「아저씨, 계산!」
「네 감사합니다. 750엔 되겠습니다」
-출처 : 리라쨩!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