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정성

5ch 컨텐츠 2007/03/14 23:08

꽤 오래된 이야기인데, 방송에서「요리의 장식용으로 파슬리가 곧잘 쓰이며, 사람들은 대부분 먹지 않기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라는 주제로 한 파슬리 농가에 가서「그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며
취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파슬리 농가의 할아버지는 그 말에 진짜로 충격을 받은 모양.

「그렇습니까…. 정말 최선을 다해 신선하고 맛있게 기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이었던가? 하여간 엄청 작은 목소리로 취재에 대답. 그때 '아 그렇구나'하며 공감했어.

예를 들어 RPG 게임을 하면서 겨우겨우 레벨을 올린 캐릭터의 세이브 파일이 사라진 거 이상으로
슬픈 일일테니까. 시간을 들여 기른 것이라는 건,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여러가지 정성과
마음이 깃든 거 아니겠어?

그때 이후로 난, 음식 이외에도 무언가 물건을 소중하지 하지 않는 녀석들을 볼 때마다 그 파슬리
농가의 할아버지 얼굴이 떠올라 안타까운 느낌을 곧잘 받곤 해.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어 준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 물건이 내 앞에 있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시시한
것이라도 아무렇게나 대할 수가 없지. 물건을 소중히 하지 않는 녀석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는 거겠지.
또, 만약 알고 있는데도 그렇게 하는 것이라면 상상력이 부족한 녀석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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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사람의 정성.

    Tracked from LOVEstation AD/DA 2007/03/15 02:22  삭제

    그래서 나는 와레즈를 반대한다.

  2. Subject: payday loans

    Tracked from payday loans 2007/04/21 16:04  삭제

    revolutionary. breathtaking. awesome post dude.

  3. Subject: Hoodia

    Tracked from Hoodia 2007/04/23 14:29  삭제

    great site, nice design.

  4. Subject: 사람의 정성

    Tracked from Ebben n'andro lontana 2007/04/23 22:59  삭제

    ..좀더 무언가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 같아

  5. Subject: 파슬리 키우는 노인.

    Tracked from an igloo trembling 2007/09/22 19:48  삭제

    어릴 때는 파슬리를 참 좋아했다. 별로 애들이 좋아할 만한 식재료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쌉싸름한 것이 왠지 좋았던 것 같다. 잘 먹던 파슬리를 안 먹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초등학교 때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퍼프 2007/03/15 0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슬리를 나름 좋아하는 저로서는 그 할아버지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열심히 먹고 있는 사람도 여기 있어요!
    (일본에서부터 수입해다 먹진 않지만; )

  2. Blur 2007/03/15 1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것 좀 퍼가도록 하겠습니다. ^^;

    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군요.

  3. 일취 2007/03/15 1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안타깝네요.

  4. 라랄라 2007/03/15 2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앞으로 꼭 먹을게요.........;ㅂ;

  5. ten 2007/03/16 0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심히 먹고있지만, 일식집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친구가
    "아무도 손대지 않으니까 몇번이고 재활용한다"고 해서 좀 무서워요;;
    아 근데 정말 할아버지 왠지 무척 안타깝네요ㅠㅠ;

  6. 휘바할배 2007/03/16 0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 파슬리 농사를 짓는 사람으로써... 파슬리 얘기가 올라온건 신기하군요 푸훗 -.-;
    파슬리같은경우 브로콜리처럼 뜨거운물에 살짝 담가서 살짝 데친후 초장에 찍어먹습니다.

  7. 시란 2007/03/16 2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만.. 갓 포장을 뜯은 중국산 바늘이 첫 한 땀을 박는 순간 부러졌을때는 만든 인간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8. 코끼리엘리사 2007/03/18 2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파슬리를 먹는 사람으로서 갓 재배한 싱싱한 파슬리는
    고소하고 브로콜리같이 부드러운 맛을 내지요.
    하지만 오래된 파슬리는 더없이 쓴맛만 났습니다.
    사실 식당에서 먹으면 십중팔구는
    끝없는 검은 낭떠러지같이 깊은 쓴맛이지만... OTL

  9. 충실히 실천한 결과 2007/03/24 0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밥 한톨도 열심히 추수해주신 농부아저씨의 마음을 생각해서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싹싹 긁어 먹은 결과

    후회하고 싶을 만큼 살이 쪄 버렸습니다. (먼산)

  10. 으헝헝 2007/10/15 0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파게티나 치즈등이
    들어가 있는 음식에 뿌려져 나오는 파슬리는
    정말 맛있지 않나요?(라기보다는 향이겠지요)
    일부러 따로 사다먹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안타깝군요...

  11. ㅁㅁ 2008/09/29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사람들이 하도 파슬리를 안먹어대다보니 혹시 이거 재활용하는거 아닌가 싶어서 안먹게되는경우가 태반....

  12. ㄴㄴ 2009/04/15 2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슬리를 안먹는 사람에게 파슬리를 먹으라고 할 순 없지만 이제 버리지는 못하겠군요;;; 굳이 찾아가서 물어본 취재진이 악질이다.

  13. 벌레 2010/05/12 08: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앞으로 파슬리는 안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