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태어나서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만나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할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근처에 살고 있던 할머니를 좋아했고 일찍부터 그 마음을 고백했지만, 할머니는
그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 사실 할머니도 마음 속으로는 할아버지를 좋아했지만 할아버지를 좋아하던 또
다른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손을 뗐다고나 할까, 포기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몇 년 뒤, 전쟁이 한참 치열해진 차에 할아버지도 나이가 되어 전쟁터로 끌려가게 되자, 어쩌면 죽을
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에 할머니에게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백했다.

「만약, 내가 돌아오면 함께 밭을 일구지 않겠소?」

물론 할머니는「예」하고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전쟁터로 향했고,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전쟁터로 떠난지 2개월쯤 되었을 무렵, 전쟁은 끝이 났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에 내심
너무나 기뻐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필리핀 어딘가에서 전사한 것이었다.
할머니는 그것을 믿지 않으셨고, 언젠가 분명히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는 할아버지가 말한대로 밭을 일구며
할아버지의 귀환을 기다렸다.

5년이 흐르고 10년이 흐르고, 주위 사람들도 모두 포기하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라고 말했지만 할머니는
계속해서 할아버지만을 기다렸다. 결국 54세를 일기로, 평생 독신으로 살다 병으로 돌아가신 모양이었다.


술에 취하면 우리 아버지는, 언제나 이 이야기를 한다. 눈가에 눈물을 글썽이며…


근데 아버지, 아버지는 언제 태어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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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스나리카 2007/04/27 1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헛 그러고보니 정말 아버지는 언제,,

  2. huraijin 2007/04/27 14: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반쯤부터 결말은 예상했지만, 단순히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전쟁터로 떠나기 전에 '만들어진' 것일수도..

  3. 狂爆亂舞 2007/04/27 14: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전자 감식이라도 해야 하나.

  4. 아피 2007/04/27 1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밭을 갈다...외로운 마음에...

  5. SRW 2007/04/27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도 '아버지는 양자였다' 같은 정상적인 가설을 생각해내지 못하는 건가요...

    역시 어른이 되어버린 걸까나...orz

  6. 골골이 2007/04/27 17: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이 글 자체로 웃으시면 됩니다. 개그는 개그답게. 라며 마지…

  7. 꿀꿀이 2007/04/27 18: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 태어난거야....

  8. 메리오트 2007/04/28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아버지!

  9. joeapt 2007/04/28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대단..

  10. 風雲神龍 2007/04/29 0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버지!!!!!!!!!!!!!!!!!!!!!!!!

  11. 후티오 2007/05/12 04: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백을 하면 씨앗을??

  12. zz 2007/05/22 1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펠리칸이 물어다 줫어. 기프트지.

  13. wing 2009/06/03 1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걍 심플하게, '예'라고 대답한 뒤 그날 밤 생성되었다고 생각해도 =ㅂ=

  14. 아마마 2012/02/08 1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쟁터 가기 전에 그렇게 불길한 느낌 들게 청혼하지 말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