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기억

5ch 컨텐츠 2007/12/15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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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그 전까지는 전혀 한번도 그랬던 적이 없었는데, 그날따라 너무 술을 마신 탓이었는지 남자친구의
자취방에서 자다가 27살 나이에 새벽에 바지에 실례를 했다.

찔끔 지린 정도도 아니고 대량의 오줌을….

내가 연상이었기 때문에 쭉 그동안 얌전하고 착실한 누님 캐릭터로 행동해왔던 탓에 뻔뻔하게 웃으며 넘어
가기도 곤란한 상황. 당장 상황을 수습할 수 없었던 나는 남자친구가 깨어나기 전에 필사적으로 어떻게 대처
할까에 대해 고민했고, 결국 이것은 밤에 술에 취해 실례를 한 것이 아니고, 갑자기 몸이 불편해져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나와버린 것이다, 라는 설정을 취하기로 결정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남자친구가 깨어났고, 당연히 이불이 젖어 있는것을 눈치채고는 나를 깨우려고 했지만
나는 심장이 파열할 것처럼 두근두근대면서도 필사적으로 의식이 없는 척 했다.

남자친구는 당황해서 거실로 뛰어나가더니 잠시 후 물과 약통을 가져왔다. 나는 쭉 두근두근 하면서도 의식을
되찾을 타이밍을 가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딩동딩동하며 누군가가 격렬히 현관의 벨을 눌렀다.

남자친구가 현관을 열어주자 들어 온 것은, 무려 119 구급대원들!
남자친구가 거실에 갔을 때 신고까지 한 것이었다!

헉, 위험해,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구급대원은 이불을 걷고는 흠뻑 젖은 내 잠옷을
가위로 자르더니 나를 발가벗긴 채로 들것에 실어 그대로 구급차에.

일이 이만큼 커진 이상 여기서 깨어날 수는 없다고 판단, 그대로 정신을 잃은 척 했다.

결국 이틀만에 이상없이 퇴원할 때, 기뻐해 주는 남자친구에게 마음 속 깊이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물론
각종 검사비 명목으로 청구된 너무나 비싼 의료비에 더이상 두 번 다시 바지에 실례를 하지 않기로 맹세했습니다.


863
>>862
스케일 대박이다wwwwww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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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endoh 2007/12/15 0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라면 CT 몇 개 찍어도 몇십만원에서 해결될 텐데. MRI까지 찍었으면 합계 백만원 이상 가겠지만..

  2. 카르군~ 2007/12/15 0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63번에게 무한히 공감을...

  3. 뺑돌이 2007/12/15 0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첨부터 내 옆에 누워 있지.... 그런 건 내가 잘 처리해 줄텐데....

  4. 카알 2007/12/15 0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음,과연 의사가 말을 하지않았을까요.의심되는걸..

  5. 나나미 2007/12/15 05: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친구 귀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 환청사브레F 2007/12/15 05: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좋은 남자친구네요 -.-허허

  7. 감청 2007/12/15 1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양수로 착각한거 아닌가요?
    위에 댓글들이 조금 그쪽이랑 벗어난거같아서..;;

  8. 엘숑 2007/12/15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줌산 이불은 어떻게....ㅎㄷㄷ

  9. 시노하라 2007/12/15 1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쉬야 안할테니까 남자하나만 좀....

  10. 지나가던무명 2007/12/15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왕 스케일 대박

  11. 미소녀 2007/12/15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망해요 ㅠ.ㅠ

  12. -_- 2007/12/15 1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마지레스 *
    응급의료 절차에서는 환자의 의식유무를 우선 확인하게 되어있는데, 의식을 잃은 환자의 동공은 라이트로 비춰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이건 자율신경계의 기능이기때문에 꾸밀 수도 없죠.
    결론은 재미있는 fiction!
    * 마지레스 *

    • 그렇다면 2007/12/15 2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응급대원들이 분위기를 파악했다는 무서운 가설이 나올 차례군요.

    • C 2007/12/16 0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느날 (아줌마들 보는) 아침방송에서 아줌마 하나의 수줍은 고백 하나가 기억나네연. 기억에 의존해서 간단하게 옮겨본다면,

      1. 남편이 화나면 부부싸움 하다가 물건을 집어던지는 몹쓸 버릇이 있음.

      2. 아내는 그런 버릇을 못 참음. 언젠가 고쳐야지 벼르고 있었음.

      3. 어느날 남편 폭발. 무언가를 아내한테 집어 던졌음.

      4. 아내, '이 때다' 생각하고 맞고 기절한 척 함.

      5. 남편, 울며불며 아내를 업고 응급실로 데려감.

      6. 아내, '겉으로는 집어 던져도 나를 사랑하는 구나.. 하고'속으로 흐뭇해 함.

      7. 의사, 아내의 눈을 까 뒤집어 보더니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물음. '증세가 위독할 뻔 했다. 왜 물건을 사람한테 던지나. 앞으로 절대로 그러지마라.' 하고 신신당부를 하고 치료를 위해 남편을 병실 밖으로 내 보냄.

      8. 의사, "아주머니, 아저씨 나갔으니까 눈 뜨세요." 라고 말함.

      ...읭디ㅢ츼ㅢㅓ밍ㄴ리ㅏ

    • MOREKOOL 2007/12/16 0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서 119대원들이 다 벗긴겁니까? (-_-;;)

    • Gendoh 2007/12/16 0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단순히 의식을 잃었을 경우 빛을 비추면 동공은 수축합니다.
      수축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심한 중추신경 손상을 뜻하며
      사망할 위험이 크단 (혹은 이미 사망했다는) 증거이지, 의식의 유무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따라서 fiction이 아니란 논지는 틀렸습니다.

    • 고고싱 2007/12/16 0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지레스도 알고 다셔야지
      마지레스라고 강조까지 하시고서 틀린 말을 하시면 어쩌나

      어 뭐야 길게 설명하고 있었는데
      gendoh님이 선빵치셨네요;;

      어쨌든 gendoh님 말이 맞습니다

      -_-님 신나서 마지레스라고 강조하며 쓴건 좋은데
      틀리셨어요 그래서 마지레스라고 했지만
      웃겨서 뿜었습니다 ㅋㅋ

    • 우왕 2007/12/16 1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침방송 얘기 웃기네요 ㅋㅋㅋ

  13. 아스나리카 2007/12/16 0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니까 거짓말을 하면 못쓴다구요 ㅋㅋㅋ

  14. 은공 2007/12/16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19 구급차를 2년정도 탔습니다.

    동공확인 안하는 경우 많습니다.
    생각보다 응급처치에 무지한 구급대원도 많답니다..

    여튼 기절한지 안한지 확인하는 방법중 잘 쓰이는게.
    기절한 사람 손을 들어올려서 얼굴 위쯤에서 내려 놓는답니다.
    그러면 기절한 사람은 손이 얼굴에 떨어지는데 기절한 척 하는 사람은 손이 얼굴을 샥 피해서 떨어진답니다.

    술먹거나 싸운 사람중에 그런사람이 간혹 있드래요

    • 시노하라 2007/12/16 1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라!! 이거 써먹을만한데요????
      님좀짱인듯 > <

    • Gendoh 2007/12/17 17: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뭐 사실 구급대원이 동공확인 할 필요는 없긴 하죠.
      위에서 말한 대로 동공확인은 얼마나 심한 중추신경 손상이 있는가를 알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공이 풀렸든 안풀렸든 간에 할 일은 긴급 후송 하나 뿐이니까요.
      확인 해놓으면 병원에 연락할 때 "동공반사가 없습니다!!"라고 외치며 응급상황임을 강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

      의식 확인하는 방법 중에 또 많이 쓰이는 것은 꼬집기인데, 특히 젖꼭지를 꼬집지요;;
      고통에 반응하는 reaction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아픈 부위를 꼬집는 것입니다..
      여자분에게는 쫌 거시기하니;; 그냥 목덜미 쪽을 꼬집기도 합니다.

  15. utena 2007/12/16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보다 응급처치에 무지한 구급대원도 많답니다.." 부분이 제일 무섭...

    • 은공 2007/12/16 2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인차가 심해요. 어깨나 무릎 빠진거 그자리에 끼워넣는 수준의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냥 들것에 사람 올려넣고 병원으로 실어나르기만 하는 사람도 있고....
      랜덤입니다.

  16. 어... 2007/12/16 1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 생각해봐도 119 구급차를 2년 정도 탔다는 부분이 제일 무섭지요.

  17. Luzi 2007/12/17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단하게 남친이 실례한것으로 하면 될것을 -_-;;

  18. 가축 2007/12/18 1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크다

  19. 크라목손 2007/12/28 1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니까 평소에 X뇨플레이를 숙지했어야...

  20. -_- 2007/12/29 0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학교 근처 역에서 어떤 할머니가 쓰러지셨는데 말이죠.

    그 역이 계단을 올라가서 있는 구조였는데, 에스컬레이터도 있고...

    구급대원들이 들것을 들고 계단을 뛰어올라오는게 아니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서서 오더군요 -_-;; 뭔가 이유가 있는거였는지 아님 뭔지...

    제가 알기로 실신 했을때나 뇌에 산소가 부족할때는 4분 이내에 공급해주지 않으면 뇌사가 온다던데...

  21. 럽미텐더 2008/03/12 0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 ㅎㅎ.. 무지 귀여운 스토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