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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일요일 오후 4시~6시 역 앞에서

신입사원 연수라는 플라스틱 피켓을 든 취업빙하기 세대의 애송이들이

「저는 신입사원 연수 중입니다. 저의 꿈은~」하며 3시간이 넘게 소리 높여 그 사람 많은 곳에서
계속 떠들고 있었다.

이건 학대 아냐?

누군가 호소해라! 통행인들은 그저 웃으면서 빙하기 세대의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이를 보고도
못 본 척 지나갈 뿐.

내가 본 건 토, 일요일 뿐이었지만 평일 같은 시간대에도 그런 짓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450
그거 아마 OO학원의 연수 교육일거야…

일종의 근성교육이랄까. 그 학원 측 말에 따르면 남의 앞에서 말할 때 부끄러움이나 저항을 없애
어디에서든 써먹을 수 있는 사회인을 만든다, 라는 건데.

그렇지만 조금 어딘가 핀트가 나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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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맨을 위한 자기계발 세미나는, 어딜가도 다 그렇고 그런거.




410
>>404
니가타에 본사가 있는 모 빠찡코 회사의 연수가 생각났다.
방향성은 매한가지지만, 가혹함은 몇 배나 위w



411
>>410
자세하게




413
>>411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방송을 본 건 2000년 쯤.

홋카이도의 변두리에 있는 시원찮은 빠찡꼬 가게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가게는 이대로는 망한다라고 생각, 당시 그 나름대로 잘나가던 모 빠찡꼬 기업 산하로 들어간다.
가게 인테리어를 그 빠찡꼬 기업 스타일로 리모델링 하는 동안, 점장은 그 회사의 신입사원 연수에
동참하게 된다.


우선 처음에는 너의 생각을 뜨겁게 외쳐봐라! 라는 관문이 있었다. 점장은

「우리는-----! 빠찡꼬 업계에서----!」라는 말을 시작으로 뭔가 알 수 없는 말을 소리쳤는데

「소리가 작다아아아아아아아아!!」
「더 크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하고 조교? 심사관에게 재시도를 명령받았다. 실태는 결국 단순한 고함 콘테스트.

그것만으로도 황당하고 씁쓸한데 합격한 직후 감격해서 눈물까지 펑펑. 더이상 보고 싶지 않을 정도.
그저 일정한 데시벨 이상으로 소리를 지른게 그렇게 기쁜 일인지?

그리고 그 다음의 관문은 자원봉사로 화장실 청소. 연수장 인근의 시설을 랜덤으로 돌며 다른 회사의
화장실을 청소함으로서 점장의 서비스 마인드를 바꾼다는 것. 아니 화장실 청소 자체는 좋다.

문제는 그 자세다. 혼자 인근의 적당한 사무실을 돌게 되는데, 그 첫 인사가 이것.

「저는 지금, OO 빠찡고 회사의 연수 과정에서 화장실 청소 미션을 진행 중입니다. 괜찮다면 댁의 화장실
  청소를 부탁드립니다」

음, 회사의 연수 미션이라고 말하면 안되는 것 아닐까? 위에서의 지시로 네가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 밖에 안 되는 거니까. 관리직은 결국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일을 솔선수범 하는 것이다, 라는
교훈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아, 갑자기 실례합니다. 자원봉사 중입니다. 화장실 청소를 제가 해드려도 될까요?
   물론 돈은 받지 않습니다」정도로 좋잖아!

네가 싫은 일을 정말로 솔선수범해서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마음 가짐이 있다면.

그 밖에도 보는게 더 괴로운 인간혁명 놀이의 퍼레이드였지만, 그저 빠찡꼬 업계는 바보들 뿐이다, 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확인하는데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긴 글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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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찡고 업계에 이외에도 자기계발 세미나라는 것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개 그런 식이다.

  사람들 왕래가 많은 장소에서 소리 지르기(꿈이나 희망 등을 외치게 한다)
  봉사의 강요(화장실 청소, 쓰레기 줍기 등)
  연수생끼리 + 강사가 지적하는 단점 탄핵 강좌(너는 어디가 잘못 되어 있다, 어디가 문제다, 뭐가
  나쁘다 식의 비난을 마구 한다)
  그것을 통해 무비판의 관용을 몸에 갖춘다(그것을 통해 다시 태어난 것처럼 느끼고 참가자 전원이 통곡)

당연히 그런 과정에서 사회인으로서의 매너을 익히게 하고, 몸이 재산이다! 식으로 장거리 마라톤을
뛰거나 하며 열혈 정신을 기르고 스파르타 정신으로 마구 가르친다.

실제로 성격이 바뀌는 사람이 나올 정도니까, 효과는 있는 것 같다.
좋은지 나쁜지는 모르겠지만.
한 마디로 종교나 다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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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목짧은기린 2009/11/01 1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다보니 뭐 신입사원 연수라기보다 신흥종교 같네요...

    옳고 그름을 떠나 일련의 과정이 세뇌랑 닮아서 섬뜩했음.

  2. 아캄트 2009/11/01 1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랑 쫌 비슷한데...... -_-

  3. ㅁㄴㅇㄹ 2009/11/01 2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옜날에 일본에 대한 다큐를 봤는데

    실제로 연수같은데서 한사람을 여럿이서 욕하면서 다구리 하더라고요.

    그 사람은 울면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러고 있고.

  4. daerix 2009/11/01 2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점 탄핵 강좌 읽으면서 북한의 자아비판, 상호비판이 생각나네요

  5. ddd 2009/11/01 2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 회사나 사회가 원하는 최적의 소모품 훈련이 아닐까요.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아직 그게 덕목으로 먹히는 사회이기도 하니..

  6. 2009/11/01 2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이런 끔찍하다고 할 경험을 하고 나면, 정말 근성이 생기기는 하겠습니다만.......하기 싫네요.

  7. Belle Isle 2009/11/02 0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과가 있는건가요 ㅎㄷㄷ...

    조금 다르지만 한때 유행했던(지금도 유행하나;) 무슨 네트워크 어쩌구 저쩌구... 여튼 이름 모를 곳에 끌려가서 저런거 시키더라구요... 안한다고 나오긴 했지만...

  8. 수요일 2009/11/02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빠찡꼬회사 예를 보니 MK택시가 떠오르네요

  9. ㅡㅡ 2009/11/02 1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전에 일본에서 유행했고 그 뒤에 정신분석학계에서 여러 모로 분석하고 비판했던 컬트 종교들... 이 저런 식이었죠.

    사실 자기 계발 서적이나, 자기 계발 세미나란 것들도 기본 원리는 컬트 종교랑 비슷해 먹었기 때문에...

    이래서 좀 싫어하죠. 자기 계발 서적같은 건.

  10. 뭐지 2009/11/02 1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은근 효과적인 방법인것같은데...
    타인에게 큰 피해를 주는것도 아니고..
    한사람한사람한테 말로 설명해 주는것보단
    차라리 저렇게 소리를 지르면 확실히 자신감이 붙죠..
    서비스업에서 손님을 맞이할때 부끄러워하면 안돼니까.

  11. GEE 2009/11/02 2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리봐도 M을 대량 생산하려는 계획으로 밖에 안보입니다만...
    공명 이 자식...

  12. ... 2009/11/02 2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옛날 학교 수련회 가면 빼놓지 않고 했던 촛불의식이 머릿속에 오버랩되는지....

    매번 우는 애들이 반드시 나와서 그런가.

  13. 울룩불룩 2009/11/03 0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박 묵시록 카이지 1권에서 리네카와가 배에 탄 막장들에게 일장연설을 하자 눈물 흘리던 게 생각났습니다. 아니 그건 말 자체는 맞는 말이기라도 했지(물론 그 뒤에 숨겨진 음흉한 의도가 있긴 했지만) 이건 군대 맞네요= =;

  14. Clyde 2009/11/15 18: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 수사드라마에서는 자기계발 세미나를 가장한 사기나 세뇌프로그램이라는 소재가 종종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