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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편의 콜렉션을 버리고 나서 후회했습니다.
철도모형이습니다.
꽤 낡은 모형으로, 선로 등 꽤 큼지막한 사이즈였습니다. 결혼 2년 차부터 매번 팔아치우라고 남편에게
계속 말했습니다만, 전혀 들어주지 않고 그저 말끝만 흐리는 남편에게 이성을 잃어 그가 없을 때 업자를
불러 팔 수 있는 건 팔아치워버렸습니다.
돌아온 남편은「판 돈은 마음대로 써도 돼」,「지금까지 자꾸 말 안 듣고 민폐를 끼쳐서 미안」하고
사과했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안 팔린 모형도 전부 처분해주었습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그렇지만 그 후로 책을 비롯해 자기 물건을 모두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 입는 정장과 와이셔츠,
속옷 정도를 제외하면 옷조차 버려버리고, 지금은 남편 물건은 다 합쳐도 옷상자 2개도 못 채울 정도입니다.
그게 너무 지나쳐서 이것저것 사도 괜찮다고 했습니다만, 남편은 옷 등 소모품 이외에는 전혀 아무것도
사지 않아 오히려 제가 괴로워졌습니다.
이렇게 남편이 아무 것도 사지않다보면 남편 물건이 모조리 없어질 것 같습니다. 너무 무섭습니다.
이런 경우는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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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낸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지만, 뭐 낚여주자면...
콜렉션과는 조금 다르지만,
나도, 학생시절 스스로 만들고 있던 것을 출근 후 어머니가 버린 것을 알고 아연실색했다.
한순간 주변 소리도 풍경도 안보이게 되고, 새하얗게 되었다.
그 직후 어머니에 대해 순간적이나마 진심으로 살인충동까지 들었지만 귀가한 아버지가 슥 말해주었다.
「아, 그거···. 아직 집 뒤에 창고에 가봐」
허둥지둥 창고에 가서 회수, 방에 들고가서 꼭 껴안고 울었다w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쓰레기 처리장에 버려달라고 부탁했지만, 이건 버릴 물건이 아니라
청춘의 추억이다, 라고 이해한 아버지가 재치를 살린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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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부인과 비슷한 고민입니다.
결혼 전부터 프라모델, 모형 오타쿠인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정리할거야」라는 말을 믿고 결혼했는데,
정리 따윈 할 생각도 없는 것 같습니다.
갖고 싶은 것은 일단 사들고 옵니다. 이제 더이상 새 모형은 사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왜 사들고 오는거야?」라고 물으면「지금 안 사면 살 수 없으니까」라고 대답할 뿐.
정리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길래 뜰에 가로세로 15미터 정도의 별채을 세웠습니다.
그 정도면 조립도, 전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전혀 정리할 생각이 없습니다. 하다못해 조립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저 열심히, 집에 공간이 있는한 모형을 사들고 옵니다.
이젠 지쳤습니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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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가 1등이라니
그리고 이 비슷한 스레를 어디선가 본거 같다
1번은 남편이 계속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면 괜찮지만, 76번은 괜찮지 않군요.
군대에서 자살자 예방 수칙인가, '자기 관물대를 정리하고 소중한 물건을 주는 사람'은 자살한다는 말도 있었던 걸로 기억함. 오히려 위험해 보이는뎁쇼?;;
목짧은기린님 말씀대로 1번은 삶의 의욕 자체를 잃어버린 것 같아서 위험해보이네요...
아. 저는 "76번의 남편은 절대 괜찮지 않은 상태지만, 1번은 남편이 계속 구입하는 것도 아니었다면, (부인이 남편의 철도 모형을 모두 버려야 할정도로)그리 나쁜 상태는 아니었지 않는가" 라는 의미로 달은 리플이었습니다
개그의 포인트를 못 잡겠는데...
어디서 웃어야 하죠?
'이 블로그에 꼭 개그만 올라오는 건 아니구나...' 하는 눈치를 기르시면 됩니다.
개그가 아닌게 개그
그렇군요. 가끔 한참 동안 생각해야 이해가 되는 개그들이 올라오기도 하기에, 이번에도 한참 생각했었네요.
게시글 분류에 '기타'를 추가시키시는 것은 어떤가요?
애로우헤드//개그를 기대하고 들어왔다가 진지한 게시글을 만났을때의 찡한 반전과 감동을 없애려는 음모를 가지고 계신 모양이네요.
...진짜 1번남은 목기린님 말씀 듣고 보니까
삶의 의욕 자체를 잃어버린 것일듯....... 무섭네여ㄷㄷ
목기린이라니 매우 미묘한 줄임말 ㅋㅋㅋㅋ
그보다 로리엔님의 아이디를 보니 모 게임의 튜토리얼이 진행되는 던전이 생각나는군염 ㅋㅋㅋ
올 하일 던 파
저는 로리엔 보고 반지의 제왕 생각낫는네;;
사도 버릴거니까... 라는 생각이 들겠지 아마도...
개인적으로 76번보단 1번이 훨씬 더 심한 상태인거같은데요....
정말 개인적으로 정말 소중한 물건을 팔아버렸으니 부부간에 필요한 어느정도의 관용이나 신뢰 같은것들이 사라져 버린상태 같군요 정말 남편마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겟습니다;
잭이 예전에 번역했던 거 같기도 하다.
리라님은 아니지만 번역자라면 참 맥빠지는 리플일듯.
http://yaksha.egloos.com/1083903 로군요.
이후의 글이 다르니 똑같은거 번역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듯. ^^
잭이 뭔가해서 처음부터 정독중입니다. =.=;;;
이런건 머릿속으로 생각만 해도 될 것 같기도 하다.
...
잭이 번역했던건데 또 보니 식상하다
도 아니고..그냥 전에 본거같다고 한 것뿐인데..
형한테 반말한 카닭이 나쁜놈 낄낄낄~
고등학교 선생님이 클래식 음반 매니아셨습니다. 소장 음반 3천매 이상, 음향실로 조율한 방이 따로 하나, 술도 담배도 하지 않지만 저금은 일체 없고 모두 음반 구입에 소비. 방 두칸짜리 신혼집에 하나는 음향실, 하나는 음반보관실로 사용하고 선생님 부부는 거실에서 잔다던가.
부인과 자주 싸우게 된다고 혀를 차셨는데 굉장히 멋진 선생님이셨는데도 어쩐지 그 부인분의 심정이 이해가 갔습니다. 저 졸업할 무렵에 아내분께서 임신하시고 결국 크게 싸워서 취미 전용 방을 하나로 정리했다고는 하시던데..
뭐든 적당히하는게 좋은 것같습니다.
여자들은 카메라, 자전거, 오디오 이 3개 중 하나에 취미 가진 사람이랑 결혼하면 안된다는 말이 있죠.
자전거보다 바이크가 끝장나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할리 데이비슨 같은 오토바이에 빠져있는 사람을 봤는데... (후략)
솔직히 결혼까지 했는데 저금마저 하나도 없는건 좀 문제인듯
정리했다니 다행이겠지만...
오토바이, 프라모델/피규어, 카메라에 취미를 둔 제가 왔습니다.
문제는 2년전부터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이 스레를 보니 생각나는 일화가 있군요.
친구에게 책을 모으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네. 취미가 아니라 습관이었죠.
어렸을적 헌책방을 하시던 아버지 때문에 생긴 습관으로,
아버지는 진작에 헌책방을 그만 두고 택시 기사를 하셨지만,
그는 무조건 그 가치보다 값이 싸다고 생각 되면 책을 사들고 집에 오곤 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모은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쌓아만 둘 뿐...
...책은 자주 읽는 편이지만 항상 새 책만 읽었죠.
그러던 그 친구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와이프가 될 사람은 책을 잘 보지 않는 보통 사람으로, 그녀는 그렇게 많은 책을 아무 의미 없이 모은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고, 결혼한 뒤에는 그 많은 -서재를 발 디딜 틈 없이 꽉 채우고도 모자라, 창고와 방 하나를 더 창고로 써야 할 정도의 분량의- 책들은, 버릴 수 없는, 그에게는 중요한 "재산"(물론 착각이지만)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 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답을 찾지 못해 결국은 어렵게 그 친구에게 물었죠. "저... 우리가 결혼하면 단칸방 밖에는 못얻을 텐데... 그럼 오빠 책들은..." 남자는 아주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습니다. "겨우 그런게 고민이었어? 다 처분하면 되지 뭐."
얼마 뒤 업자를 불러 트럭 몇 대에 책을 실어(아마 세 대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팔아버렸습니다. 그 중에는 의외로 상당히 보존이 잘 된 희귀 도서도 있을 뿐더러, 책의 양이 워낙 많다보니 기대보다 꽤 짭짤한 현금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돈을 통해, 원래 얻으려 했던 작은 평수의 원룸보다 더 큰 투룸에 거실까지 있는 집으로 -물론 전세지만- 신혼집을 Get!
하지만 여자는 내내 자신 때문에 처분한 책들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어느날 남편이 장기 출장을 간 사이, 옷장과 피아노를 두던 방을 몽땅 정리하였습니다. 유일한 취미였던 피아노를 판 돈으로 아주 훌륭한 서재를 만들었습니다. 비록 그 방은 꽤 좁은데다가 책은 거의 없었지만, 햇빛도 잘 들고 통풍도 잘 되는 방이라, 조금씩 채워나가면 따쓰한 책 냄새가 날, 그런 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2년 뒤인 오늘날 그 친구는, 책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책꽃이들만 장승처럼 서 있는 그 방에서......
...............미-친-듯이 아이온을 하고 있습니다....
네. 물론 그녀는 그가 그렇게 된 게 아직도 자기 탓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아이온에서 ㅎㄷㄷ...
그나저나 전 그거 해봤지만 크게 재미를 못느껴서 금새 접었었는데...
의외로 중독되신분이 많으신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제일 재밌군요 ㅋㅋㅋㅋㅋㅋ
소설 같으면서도 소설같지 않고..
머리핀을 사줬는데 "짧은 머리 편하네'라고
안기르는 것 같은 이야기; [조금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시계줄을 사줬는데 신제품이라며 손목시계를 사버린 그런 이야기요?
이 퀄리티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야 이거보고 웃다가 숙사친구 완전놀래켜버렸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편을 능가하는 퀄리티 ㅎㄷㄷ
좀 다르지만 학창시절 그림그렸던 열권남짓한 연습장을 할머니가 버리려고 벼르다가 저없을때 버렸는데 그때 많이 울었죠.
그게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저 쓰레기일뿐이니까..
친구네 아버님이 자전거로 출근하시길래 경제적이고 운동도 되고 좋겠다고 했더니 친구가 시크하게 비웃으며 "자전거에 쏟아부은 돈이면 차를 두대는 샀을걸"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것도 이런 케이스일까요..
친구에게 "꼬우면 니 돈으로 차 사던가"하고 시크하게 비웃어 주세요.
아니 다르잖아 ;;; 뭐가 비슷한 고민이야;;
같은 스레여도 집중하는 점이 다르다는 점이 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