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사랑

5ch 컨텐츠 2010/11/01 23:13
오래된 이야기다.
나는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여자애한테 한 눈에 반했다.
매우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함께 놀고 함께 도시락을 먹거나.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점심 낮잠 시간에는, 그 아이의 잠자는 얼굴을 쭉 바라보던 적도 있었을 정도다.
이윽고 유치원 졸업식 날, 이제부터 사립 초등학교에 다닐 것이라는 그녀에게 나는 과감히 고백을 했다.

「크면, 내 아내가 되어줘」

진지했다. 진심의 프로포즈.
그러나 그녀는 거절했다.

「시져」

나는 차이고 끝났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 두 번 다시 그녀를 만날 수 없었다.


하라부지~

손자에게 불려, 나는 눈을 떴다. 아무래도 꾸벅꾸벅 졸았던 듯, 꿈을 꾸었던 것 같다. 먼 옛 추억.
오늘은 1월 10일. 나의 생일이다.
올해는 정확히 성인의 날과 겹쳐 휴일이라, 손자와 그 친구들이 환갑의 나를 축하하러 와 주었던 것이다.

문득 그녀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그녀 역시도 오늘은 깨끗한 기모노를 입고 있을 것이다.
올해 그녀는 성인식을 맞이하고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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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ㅁㄹㅇ 2010/11/01 2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하군

  2. 미요릉 2010/11/01 2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상만으로 무섭다!!! ㅋㅋㅋㅋ

  3. So, 2010/11/01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할배는 유치원 원장인가 어떻게 꼬맹이랑 같이 유치원을 다니죠?

  4. 모듬쓰레기 2010/11/02 0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통 아이들이 결혼하자는 말을 할 때, "(크면) 나랑 결혼하자."나 혹은 "커서 너랑 결혼할래."같이 '나, 너'를 써서 하던데..

    애들은 나 아니면 너인듯 ㅎㄷㄷ

  5. ㅇㄴㅇㅁ 2010/11/02 0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억에 대해 이야기한건데 이걸 이해못하는건 대체..

  6. ㅇㄴㅇㅁ 2010/11/02 0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편 '남자의 첫사랑'을 표현하기도 하니 다시 읽어보세요.

  7. -_- 2010/11/02 0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이해 못하겠어요;; '남자의 첫사랑'으로 풀이좀 부탁드립니다.

  8. 페퍼포그 2010/11/02 0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한줄만 없으면 충분히 '보통 남자의 유치원시절 첫사랑'이지만...
    남자는 환갑인데 그녀는 성인식을 맞이한다는 건 과연 어떤 상황?! OTL

  9. 사탕꽃 2010/11/02 0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순간 저는 심지어 이미 그녀는 벌써 늙어 죽고
    환생해서 성인식 할 즈음이겠지..
    ...하는 오버생각을 했습니다; 아 유머를 이해할 줄 모르는 나는 등신인가ㅠㅠ

  10. 파석 2010/11/02 0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치원 선생인듯

  11. ㅇㄹㅇ 2010/11/02 05: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흔한 열도의 로리콘.txt

  12. .. 2010/11/02 05: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번째 줄에서 이미 반전을 눈치 챈
    반전만을 위한 글 이란게 뻔한게 좀 ..

  13. 김왕장 2010/11/02 1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 사랑을 몸소실천하시는 원장님이셨지....

  14. 꿈은사도 2010/11/02 1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유치원때부터 짝사랑한 애가 있는데 그 애한테 차이고 지내다가
    그 짝사랑한 애가 죽은것을 알고 몇년후 그 애가 환생하여 성인이 되었을것이다.
    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저는 좀 이상한가요?

  15. ㅁㄴㅇㅎ 2010/11/02 1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리콘도모메!

  16. ff 2010/11/02 2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럼 첫사랑 그녀에게 고백한 때는 40대 중후반이었을건데 그 나이에 유치원 근무면 원장이나 그쯤 되었겠네...

    로리콘 원장 ㅡㅡ

  17. 뮤젤 2010/11/03 0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차이건 말건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남? 어차피 성인이 되고 나면 흥미가 없어질 텐데.

  18. f 2010/11/03 0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가 유치원에서 일하는데 유치원생한테 고백했다가 차이고 거의 20년후에 그 유치원생 성인식 날인듯

  19. 류세이 2010/11/03 15: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폭풍 로리콘?

  20. 흐음 2010/11/03 16: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인식이 20살에 하는거라면, 남자가 60살일때 여자는 20살 이라는 뜻이고,
    20살 여자가 유치원 졸업하는 7살때는 남자는 47살이었을테니,
    일반 선생님보다는 원장선생님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군요....

  21. 2323 2010/11/07 1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치원에서 일하는 [아마 원장]이 어린 유치원생에게 반해서 고백을 했다는 겁니다.

    '크면 나랑 결혼해줘'라고 말한 걸 보고 화자도 유치원생이라고 착각을 해게 했는데 '네가 크면'이라고 이해해야 하는 거구요.

  22. 뭔소리 2010/11/09 1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시절의 첫사랑...
    내마음속에서는 나처럼 늙지않고
    지금도 젊음을 유지한 사랑으로 남아있다는 이야기..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할아버지가 과거의 연인을 잊지 못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요?

    나이 든 중년이 유치원생을 사랑했다는 유치한 그림이 아니라
    수십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지만 그 마음속에서는
    이제서야 성년이 되는 첫사랑의 모습을 상상하는 할아버지...
    이러한 모습이 정말 아련한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