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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ch 컨텐츠 2010/07/26 17:30
며칠 전, 휴일의 오후. 집에 있는데 평소에 어디 외출하는 것을 싫어하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니 언니랑 나랑 셋이서 백화점에 쇼핑이나 하러가자」라고 말씀하셨다.

사람 많은 곳을 진짜 싫어하는 아버지가 그런 말을 하다니, 하면서도

「좋아! 그럼 언니한테도 말해서 준비시킬께~」하고 대답을 하고, 잠시 후 언니와 나갈 준비를 끝내놓고
아버지에게「기다렸지? 가자!」하고 말하자「음···나는 역시 좀··· 둘이서 다녀오거라」하고 말씀하셨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기분이 언짢아지셨나, 하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리 오래 기다리게 한 것도 아니고

「괜찮아? 그럼 정말 언니랑 둘이 다녀온다?」라고 하자, 왠지 기쁜 얼굴로 싱글벙글 웃으시면서「괜찮으니
다녀와」라고 손을 흔들어 주셨다.

솔직히 언니랑 둘이 쇼핑하니 즐거워서 좋았던데다, 뭐 상관없겠지~ 라면서 결국 둘이 다녀왔지만

나중에 엄마한테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아버지는 스스로가 어디 외출하는 것을 귀찮아 하시는 바람에 딸들이
다 큰 이후에는 함께 어디 나간 적이 없지만, 그런만큼 지금 어디 같이 나가자고 권해도 같이 갈까? 하는 생각에
문득 불안함을 느끼셨다고.

그래서 백화점에 가자고 하니까 예상 밖으로 딸들이 기쁜듯이 준비를 했으므로 기뻐져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서 외출은 관두셨다고w

갑자기 외출을 취소하신 이유를 알 수 있어서 안심한 한편 같이 나가으면 더 즐거웠을텐데 라고 생각했지만,
나가기 전에 그 웃으시던 얼굴을 생각해보니 그냥 마음이 포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