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

5ch 컨텐츠 2009/06/16 15:11

2ch를 알게된지 얼마되지 않았던 그때 그 시절.

2ch에 글을 남기는 사람들은 모두 천재적인 해커같은 사람들이라고 믿고는 혼자 벌벌 떨었다.
마음만 먹으면 정말로 집주소 같은 것을 알아내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물론 익명게시판이라 할 지라도 어떻게든 ip추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었다.

어쩌다 마구 까이는 사람들을 보면 진심으로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이 사람들을 화나게 하다니, 어째서 그런 바보같은 짓을, 하고 마음 속으로 동정했다.

초보자는 닥치고 반년 눈팅이나 하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반년은 커녕 2년 동안 눈팅만 했다.
가끔「1(작성자)의 어머니입니다∼」하는 식의 댓글들은 정말로 그 작성자의 어머니가 쓰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소문을 듣고 왔습니다만, OO이 있는 게시물은 여기입니까?」도 믿었다.
정말로 다른 게시판에서 소문을 듣고 왔다고 생각했다.
다른 이야기들도 거의 믿었다.
그때마다 동정하거나 화내거나 조금 울거나 했다.
2챤네라, 라는 것은 모든 게시판과 모든 게시물을 파악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2ch를 보고 있다는 말은 도저히까지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말할 수 없었다.
분명 엄청 비판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곳에 매일 들낙거리는 나 자신이 조금 자랑스럽기도 했다.
그렇지만 내가 이렇게 몰래 훔쳐보는 것들까지 이 사람들은 간파하고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주의받으면 얌전히 사과하자, 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냥 눈팅 정도는 허락받을 수 있게 조금 부탁해보자, 라고까지 생각했다.


바 보 같 았 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진실의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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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데비존스 2009/06/16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라하우스 눈팅 반년, 이제 데비존스로 데뷔한지 한달입니다.

  2. 이인 2009/06/16 15: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얍얍

  3. 남동생 2009/06/16 15: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4. zZ쿨쿨Zz 2009/06/16 15: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DC유저들은 모든 게시판을 다 섬렵하고 있는 줄 알았지요....

  5. 도아라 2009/06/16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요 ㅋㅋㅋ 아이피 몇자리만 찍혀도 누가 찾아오진 않을까 덜덜거렸던 기억이 나요
    아참 리라쨩님 책 잘 받았어요! 회사에서 몇장읽었는데 엄청 두근두근♥꺅꺅 사탕 감사합니당~

  6. 효우도 2009/06/16 1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보 같긴 하지만....
    해커에 관해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막 인터넷을 접하고 "소문 듣고 왔다." "어머니 입니다" 등의 잘못된 정보를 그것이 잘못된 정보라고 판단할 만한 자료를 접하지도 못한채 지낸 거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7. 삼류인 2009/06/16 17: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ch와 dc가 다른점은 dc는 진짜로 주소를 캐낸다는점

    닥눈삼은 어디에나 있군요

  8. 삼류인 2009/06/16 17: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보자 = 뉴비??

  9. ㅇㅇ! 2009/06/17 0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만 구라를 한국애들이랑 약간 다른방식으로 쳐야됨 ㅋㅋ 거짓말 안치고 구라까기

  10. WC 2009/06/17 0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서 "일본이 낫습니다" "니챤이 낫습니다" 하시는 분들은
    원글처럼 '나는 눈치가 없습니다' 라는걸 개그로 어필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니죠;;;?
    설마 진심으로들 하시는 말씀이면 그거슨 충격과 공포...-_-;;

  11. 김왕장 2009/06/17 0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닥눈삼이나 소문듣고 왔습니다는 우리나라도 자주 쓰는데...비슷하네요.

  12. 봄바람 2009/06/17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애들이 좋다. 혹은 니찬넬이 좋다 라고 하는 사람은 그거죠. 번역해온 대박스레드만 본거...
    그러니까 다들 그렇게 재밌게 논다고 생각하는게 아닐런지.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13. 남동생 2009/06/17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장 거의 모든 스레에 한국과 관련된 요소가 조금이라도 포함되면 100% 혐한으로 변질되는 양상을 조금 보시면 2ch에 대한 망상을 깰 수 있을듯하네요~

  14. ㅇㅇ 2009/06/17 2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사는데는 다 같군요. 마치 한국의 DC입문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