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녔던 남학교는, 대부분의 학생이 자전거로 통학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전거가 망가진 덕분에 친구가 이웃집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왔다.
그런데 그 자전거는 무려 30년 전에 신문 배달에 사용되었던 자전거로, 색도 시커멓고 끼익 끼익하며 이상한
소리까지 시끄럽게 났다. 친구들 전원 폭소.  

그 날 이후로 친구들 사이에서 폭소 자전거가 대유행해서, 타이어를 하얗게 페인트 칠하고 오거나 프레임을
일부러 휘게하거나, 붕대를 감거나 쓰레기장에서 녹 투성이 자전거를 주워 오거나 하면서 즐기고 있었다.

날이 갈수록 그 유행은 화제를 낳아서 이제는 온 학교에서 대유행. 보조바퀴를 달고 오는 녀석이 있지 않나,
세 발 자전거를 타고 오는 녀석이 있지않나, 급기야는 유아용 세일러 문 자전거를 타고 오는 용사까지 나타나서
내일은 누가 어떤 이상한 자전거를 타고 올까하는 재미로 학교를 다닐 지경이었다.

그런 열풍 속에서도 우리 반에서 유일하게 보통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하던 성실한 나카지마. 연휴가 끝난 어느
날 아침, 학교 자전거장에 굉장한 자전거가 놓여져 있었다.

어쨌든 앞바퀴가 크다. 엄청 크다. 게다가 핸들도 높다. 거의 내 눈 높이. 말하자면 1800년 대에 서양에서 유행한
스타일. 친구들은 모두 이런 미친 자전거는 누가 타고 온거야! 하면서 전원 대폭소. 그 날 학교 안에서 화제가 된
그 자전거. 무려 소유자는 나카지마.

들은 바에 따르면, 이웃에 사는 놀이공원 관계자로부터「더이상 사용하지 않으니까, 버리려고 했는데 원한다면
줄께」라며 받은 것 같다. 하교 시에 그 거대 자전거를 타고 있는 나카지마를 보고 친구 전원 또 대폭소.
그 날 이후로 학교의 불량아들에게도 인정받은 성실맨 나카지마.

그런 나카지마도 지금은 두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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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icknac 2007/02/02 0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뭐 세월의 흐름은 아무도 거스를 수 없다~ 이런 느낌이네요^^

  2. 키리코 2007/02/02 18: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전거를 탈 줄 모르빈다 wwwww

    아놔 시바 (......)

  3. 이소 2007/02/03 0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모르빈다 wwwwwwww

    아흐흑

  4. 엘레인 2007/02/04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하하 빈폴이로군요.

  5. 시란 2007/02/04 1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빈폴도 빈폴이지만..;;;

    유아용 세일러 문 자전거를 타고 오는 용사.... 라니.;;;
    ... 역시 세상은 넓고 용자는....;;;

  6. 쯔바이 2007/07/26 2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것좀 퍼갈게요;ㅂ; 푸하하

  7. 125 2009/04/07 0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 나카지마'도' 2아이의 아버지. 그럼 작성자는?난 현시점에 미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