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편의점에 갔을 때의 일이다. 한 꼬맹이가 과자를 주머니에 몰래 넣고 슥 가게를 빠져나갔다.
나는 녀석을 뒤쫒아 그대로 가게를 빠져나왔다. 그 꼬맹이는 편의점에서 5~6건물쯤 떨어진 한 책방 앞에
멈춰서서 가게 밖의 회전선반에 있는 곤충도감을 흥미로운 듯 바라보기 시작했고, 나는 그 사이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아까 편의점에서 훔친 그 과자, 이리 내. 어린 녀석이 벌써부터... 내가 대신 사과하고 용서를 빌 테니까」

그 꼬마아이는 내 뜻밖의 등장에 잠시동안 입술을 씹으면서 나를 노려보았지만 곧 눈물이 그렁그렁.

「잘못했어요」

하고 말하면서 그 꼬맹이는 주머니에서 과자를 꺼내 나에게 넘겨주었다. 나는 잘못을 했을 때 솔직하게
시인하고 그 잘못을 비는 것도 용기라는 식으로 녀석에게 가볍게 설교를 했다.

꼬맹이는 쭉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내가 「그래, 그럼 됐어. 돌아가. 앞으로는 절대로 이런 짓을 하면 안 돼.
알았지?」하고 말하자 뒤에서 내 소매를 끌어당기며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는,

「앞으로는 절대로 안 그럴께요」 하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웃으며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고,
녀석도 뭔가 크게 뉘우친 얼굴로 돌아갔다.


나는 그 과자를 먹으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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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류야 2007/04/26 0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라는 존재는 상냥한 존재이군요. 좋은 의미로.

  2. 지나가는길손 2007/04/26 0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하하핫; 이건뭐[...]
    꼬맹이가 나이가 먹어서 이 일을 기억한다면 곰곰히 생각해 본 후에 땅을 치겠죠.

  3. 어설트레인 2007/04/26 0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가 상냥하든 안하든 본론은 마지막 한 줄(...)

  4. 다이하드 2007/04/26 1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임마!!;;

  5. 메슈가 2007/04/26 1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갇....;

  6. 엘레인 2007/04/26 1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꼬맹이한테는 잘한거니까 뭐라 할말이...

  7. huraijin 2007/04/26 15: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만의 반전개그..

  8. 2007/04/26 1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먹으면 안돼지ㅠㅠ;! 푸하하하;;;

  9. 키리코 2007/04/26 2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임마 ㅠㅠㅠ

  10. 집수리공 2007/04/27 0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우.. 이틀에 걸쳐서 정주행 했습니다.
    재밋군요^^
    라라님 재밌게 봤습니다. 감사 드려요.

  11. steelord 2007/04/27 0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여간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니까...

  12. 아스나리카 2007/04/27 0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고 그걸 먹으면 어떡합니까ㅠㅠ소년이 안보는데서 먹었겠죠?ㅋㅋ

  13. 꼬마 2007/04/27 1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푸하하하핫!

  14. 메슈가 2007/04/27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좀 퍼갑니다.

    출처는 밝힐게요!!!!

  15. at regain 2007/04/28 0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퍼가겠습니다. 출처 밝힐게요 ㅋ

  16. 風雲神龍 2007/04/29 06: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한 놈이군요 '나'란 존재는!! 조무래기 악당일것 같습니다!

  17. 버섯돌이 2009/02/09 1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란 존재는 장물아비가 되겠군

  18. 언덕배리어 2011/06/13 2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편의점을 나오면서 미리 결제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19. 언덕배리어 2011/06/13 2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편의점을 나오면서 미리 결제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