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회사 동료에게 10 만엔을 빌려주었다.
이미 빌려 줄 때부터 그 돈은 잊기로 했었지만 2년이 훌쩍 지난 어느날 밤, 그는 내 아파트에 전액을
봉투에 넣어 가져왔다.
「늦어서 미안해, 이자를 붙여서 갚고 싶었지만 우선은···」이라고 하길래, 농담으로
「그럼 10만엔이니까 500엔 이자를 줘!」라고 대답했다.
그는 지갑으로부터 500엔짜리 동전을 꺼내주곤「고마워, 정말 덕분에 살았어···」라면서 웃는 얼굴로
돌아갔다.
그리고 난 방에 돌아와서 정말로 후회했다. 그의 지갑 안에 지폐가 한 장도 없었던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님과 아이 둘을 거느린 대식구라서 형편이 어려웠다. 내가 후회한 것은, 그 500엔이라는 돈을
마치 별 의미 없다는듯이 그에게 이야기해 버린 점이다.
점심 식사를 자주 굶던 그. 역까지 몇 킬로나 되는 거리를 걸어가는 모습도 종종 발견하곤 했다. 약국에서
딱 한 끼분의 감기약을 사는 것도 본 적이 있다. 만약 내가 그 농담조로 말한 500 엔만 아니었다면 그는
뭐라도 일단 먹을 수 있었을테고, 버스를 타고 돌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이의 생일에 과자라도 사 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전직했고, 결국 사과라고나 할까, 실수에 대한 내 마음의 보상이랄까, 뭐 그런
것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소식 불통이 되었다. 그 날 밤 이후, 난 남의 앞에서 돈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성실하고 자부심 강한 그의 인생에, 앞으로는 행복이 가득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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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뭉클하니 이런 글도 좋네요. : )
네...
하지만, 그 500엔 이자를 줬다는 것으로 친구는 마음이 뿌듯하지 않았을까요
집수리공 이런이런 그는 처음에 500엔이 있었음에도
이잔 다음에 주겠다면서 미리 양해를 구한 상태였다구 ㅠ.ㅠ
그 500엔은 정말 중요한 무언가 였을지도 몰라 ㅠ.ㅠ
↑10만엔에 500엔 이자가 말이 되나요 -_-
2년후에 갚은 놈도 좋은 놈이고
친구를 위한 농담으로 500엔을 받고 그 500엔에 대한 죄책감을 갖는 저 사람도 좋지만 소심한 사람이네요
글쓴이의 죄책감은 500엔을 받았다는 사실 때문이라기 보다는, 사람에 따라 작은 금액의 돈이 갖는 무게감의 차이를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는 것에 기인하는 거죠.
그걸 소심하다고 여긴다는 건, 애초에 이 글의 맥락을 잘못 짚은 거라고 할 수밖에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