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4'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9/12/14 올 한해, 전파만세를 이용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38)
  2. 2009/12/14 록키 (69)
  3. 2009/12/14 가려움증 약 (15)
  4. 2009/12/14 야생소년 (18)
  5. 2009/12/14 올해 보너스는 작년의 절반입니다 (30)
  6. 2009/12/14 바람을 안 피운다면 좋아 (47)

안녕하세요, 리라쨩입니다.

개인사정으로 블로그를 연말까지 임시 휴장합니다. 이직/취업활동 문제로 인해 이래저래 신경 쓸 일도
많고(어디 좋은 일자리 없을까요) 이런저런 벌려놓은 일들도 조금 있어서 블로그 관리를 할 정신이 없네요.

그럼 많은 양해 부탁드리며, 추워지는 날씨 속에 건강 모두 잘 챙기시고 올 한해 멋지게 마무리 하신 후
다가오는 2010년도 힘차게 출발하시길 빕니다. (여유가 된다면 크리스마스나 연말에 즈음해서는 관련 글을
번역해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안 되면 하는 수 없고)


* 괴담천국1의 재발간 역시 내년으로 무기한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기대해주신 분들께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 [
괴담천국2 판매]는 당분간 지속됩니다. (괴담천국1과 함께 판매하기 위해 묶어두었던
   마지막 물량을 방출합니다. 구입을 원하시는 분은 서둘러 주세요)
 

록키

5ch 컨텐츠 2009/12/14 02:58
야동에다가「록키」라는 라벨지를 붙여서 속이고 있었지만, 지금은「록키160」까지 증가해버렸다.

가려움증 약

5ch 컨텐츠 2009/12/14 02:55
병원에서 가려움증을 멈추는 약을 받았다. 설명서를 보자 부작용에「가려움」이라고 써 있었다.
효과 있나, 이 약.
 

야생소년

5ch 컨텐츠 2009/12/14 02:53
흑역사가 한창이던 중딩 시절.

정글북 모글리 같은 야생소년 스타일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항상 양손을 땅에 대고 4족 보행.
밥을 먹을 때는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양손으로 집어먹었다.
누가 젓가락을 쓰라고 하면 고개를 갸웃하며「?」하고 대답.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그랬지만, 익숙해지니 그것이 자연스러워져 집에서도 그렇게 하곤했다.
어느 날 4족 보행으로 학교에 가던 도중, 유치원생과 그 부모님과 만났다.

「엄마, 이상한 사람이야」
「그런 소리 하는거 아니에요. 우리와 달리 몸이 불편한 사람도 있는거에요」
 
그 이야기를 듣고, 지금까지 내가 했던 짓들은 어떻게봐도 장애인이었다는 사실을 겨우 눈치챘다.

그 날부터 그 컨셉을 버리고 보통 사람으로 돌아오자,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예상 외의 공격을 받았다.

「쟤 2족 보행하네wwww」
「젓가락도 쓸 줄 알아wwwww 진화하고 있어wwwwww」

그리고 1주간 쯤 학교를 쉬고, 나는 전학갔다.
올해 보너스는 작년의 딱 절반이었다. 예상 이상으로 확 줄었다. 아내에게 월급 명세서를 내미는 것이 괴롭다.

아내에게 살그머니 명세서를 내밀었다.

나    「미안, 이거 밖에 안 나왔어··」
아내 「이거 밖에라니···어디, 어디」

잠시 훑어본 그녀. 그리고 나는 별로 기대하지 않고 물었다.

나  「저 그럼··이번 달 내 용돈은 어떻게 되는거야?」

아내는 차분한 얼굴로 음음 하며 생각했다. 이건 그녀의 맘이 좋지 않을 때의 반응이다, 틀림없다. 나는 안다.
 
아내 「이건···전부」

전부ww 보너스 ALL몰수ww 나 죽네ww

아내 「전부 당신이 쓰세요」
나    「··응? 뭐라고?」
아내 「이런 쥐꼬리만한 보너스, 필요없어요, 그냥 써버리자구요, 노력상으로 줉테니, 써요」

이유를 몰라서 묻자, 내가 열심히 일한 대가를 제대로 보답받지 못한 것이 불쌍하다, 화가 난다, 뭐 그런
반응이었다. 어쨌든 그러니까 기분좋게 써버리라는 것이었다. 눈물이 나왔다.

아내를 꼭 껴안으며「고마워, 사랑해」를 콧물까지 흘려가며 외쳤다.
한바탕 울부짖고 나서 저녁밥을 먹자,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가득 준비되어 있어서 또 눈물이 났다.
울면 짠맛만 나니까 웃었다.
불황이라서 이런 기분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니까, 오히려 불황에 감사하고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

보너스는 당연히 아내가 좋아할 것을 사려고 한다. 평상시 살 수 없는 것들.
히히덕 대며 인터넷에서 아내에게 줄 선물을 찾고 있다.
고마워 여보, 고마워 불황 T_T

* 역주 : 2ch VIP판 이야기는 아니고, 커플판 이야기


내가 고백했을 때 그녀의 대답

「바람을 안 피운다면 좋아」

내가 고백한건데, 적어도「좋아」나「응」이라는 대답 정도는 보통하잖아. 그런데
「바람을 안 피운다면 좋아」라니, 이건 무슨 대답이야?
아무튼 뭐 OK싸인이니까 기뻐서 별로 고민하지는 않았지만.

사귀기 시작한 이후로는, 항상 내가 전화나 문자를 보내야했다.
그녀는 절대로 먼저 전화나 문자를 하지 않았다.
아무튼 뭐 나는 그녀가 좋으니까 크게 신경쓰진 않았지만.

게다가 데이트 도중에도 거의 웃지 않는달까, 나와 항상 분명히 선을 긋고 사귀는 느낌이
굉장히 강했다. 그래서 나는「아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사귀는 것일까」하고 조금 고민했었다.
아무튼 그래도 함께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으니까 신경쓰지 않았다.

아니 사실 이렇게까지 썼지만 보통 남자라면 벌써 헤어졌을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일방적으로 내가 부르고 그녀가「응」하고 대답을 한다 라는 관계가
계속 되었다. 그렇지만 그런 그녀도 내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제대로 챙겨줬다.
발렌타인 데이에는 초콜렛도 챙겨줬고. 그래서 나도「그녀도 어쨌든 나랑 있음 즐겁나보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태도는 거의 바뀌지 않았고, 전화나 문자도 항상 내가 먼저 보내야했지만w


그녀는 자취생활을 했지만, 꽤 자주 자신의 방에 나를 초대했다.
간신히 그녀의 방에 갈 수 있었던 것은 사귄지 반년이 지났을 무렵이었을까.
게다가 방에 가도 그녀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고, 자신의 과거의 일은 거의 절대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무렵에도 항상 일방적으로 내가 혼자 떠들었다.

방에는 뭐지 싶을 정도로 더러운 박스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에게「그 상자는 뭐야?」하고 물었지만
그녀는「아무 것도 아냐」라고 대답할 뿐. 너무 자세히 묻는 것도 안 좋겠다 싶어서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전환하고 그 날은 그렇게 종료.

아무튼 그리고 조금 세월은 흘러, 사귄지 정확히 1년이 지났을 무렵일까.
그녀의 자취방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그녀와 식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식사가 끝나고  
이야기하고 있었는데(역시 내가 일방적으로 이야기 진행w) 그랬더니 그 근처를 우연히 지나던
그녀의 친구(여자)와 만났다. 그때 여자친구의「웃음」을 처음으로 보았다.

나랑 있을 때와는 달리 즐겁게 웃고 있었다. 그때는 과연 단련이 된 나도 조금 쇼크를 받았다.

「아 역시 나와 함께 있어도 즐겁지 않았구나」

하고. 여자친구는「나 잠깐 화장실에 다녀올께」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쇼크를 받았던 나는
「아」정도 밖에 말할 수 없었다. 그랬더니 그녀의 친구가 화장실 쪽을 슬쩍 바라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쟤, 당신한테 쌀쌀맞게 대하고 있죠?」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에는

「그걸 어떻게 알았어?」라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중「아, 그녀는 친구와 함께 나를 비웃으며 바보취급
했던 것일까」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체는 전혀 달랐다.



그 친구의 이야기는 이렇다.

그녀는 나와 사귀기 3년 전, 사귀던 남자가 있었는데 그 남자가 바람을 피웠고 그것을 깨달은 그녀는 남자에게
캐물었던 것 같다. 그랬더니 그 남자는 처음에는 사과를 하다가 곧 분노하더니 그녀에게 폭력을 가했다.
게다가 그것도 홧김에 툭 친 것도 아니고 폭행에 가까울 정도로 두들겨 팬. 그녀는 다행히 도망쳐 이 친구
에게 갔던 것 같지만, 그때 이미 얼굴이 심하게 부은 상태였고, 그래서 곧바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에 넘겨 법적으로 처리가 되었다.

라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 사건 때문에 남성불신이 되었다고. 그리고 가급적 남자와 가까워지지
않거나, 고백을 받아도 거절했다고 한다. 그럴 때 내가 나타난 것이었다. 내가 너무나 기세좋게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기 때문에 받아들이긴 했지만 처음 그녀는「차갑게 대하면 곧 떨어져나갈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태도였구나, 하고 이해했다.

그리고 친구의 말에 따르면, 그런 그녀도 사귄지 반년이 지났을 무렵부터

「이 사람이라면 괜찮을지도」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그 말을 들은 나는 무척 기뻤다.
마지막으로 친구는
 
「OO(여자친구의 이름) 잘해주세요」
 
하고 말해주었다. 친구와의 이야기는 여친이 화장실에서 돌아와서 거기에서 끝났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지금까지의 여친의 태도 등을 모두 이해했고, 앞으로도 잘해주고
싶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아무튼 이렇게 길게 써서 뭘 말하고 싶었냐면, 그녀에게 프로포즈했다.
그랬더니 그녀의 대답은 이러했다.

「바람을 안 피운다면 좋아」


「또냐」하고 생각했다w 하지만 전과는 달리 웃는 얼굴로 대답해주었다.

나는 그녀를 정말로 아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녀의 방에 있던 더러운 상자의 내용물은, 나와 함께 갔던 유원지나 콘서트의 티켓,
여행갔던 비행기 표, 선물받은 것을 포장했던 포장지 등이었다.

어쨌든 이것으로 커플판을 졸업합니다.
시시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