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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그녀

5ch 컨텐츠 2007/07/21 14:58

버스에 앉아있던 학생으로 보이는 한 커플. 그런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버스에 타려고 하자, 그 커플의
여자가 슥 일어서서 남자친구에게 짐을 건내주고 운전기사가 휠체어를 싣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걸 본 옆의 할머니 손님이「참 젊은 처자가 훌륭하네, 어디 자원봉사같은 거라도 하고 있어?」하고
묻자,「아니에요, 그냥 언제나 하던 일인걸요 뭐」하고 얼굴을 발그레 붉히며 대답하곤 부끄러워하며
다시 남자친구 옆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기쁜듯이 작은 목소리로「나 칭찬받았다」하고 말하는 그녀.
남자친구도 기쁜듯이 그녀의 머리를 사삭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어느덧 그 커플은 내릴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지팡이를 짚으며 다리를
질질 끄는 남자친구와 그를 옆에서 부축하는 그녀. 그 모습을 보며 다들「아, 그래서 언제나 하던 일
이라고 했구나」하고 이해했다.

무언가 따뜻한 느낌이었다.

내가 아니라 친구의 이야기.

얼마 전에 고등학교 시절 친구 몇 사람이 모여 술을 마셨다.
졸업한지 아직 3년 밖에 안 됐기 때문에 나를 포함해서 대학생이 많았지만, 그 중에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벌써 취직,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A가 있었다.

즐겁게 먹고 마신 후 마지막에 계산을 할 때 모두 나눠 내려던 찰나, 아직 대학생인 B가「A는 이제 취업
해서 돈도 벌고 있는데, 좀  넉넉하게 내지?」하고 말했다. 그랬더니 A는 싱긋 웃으며,

「내 월급 실수령액은 아직 신입사원이니까 월 15만엔 안팎이야. 게다가 집세는 55000엔, 가스비는 한
  달에 2000엔 정도, 전기세가 3000엔, 수도세가 두 달에 2500엔, 거기에다 생명보험에 가입한 탓에 매
  달 13000엔. 나머지가 얼마나 되겠어? 또, 매일 밥에다가 옷에다 화장품같은 것까지 죄 내 돈으로 사
  고 있는거라구. 남는 여윳돈은 3만엔 정도 밖에 안 돼.
 
  오히려 B야말로, 아르바이트 하고 있잖아? 한 달에 얼마나 벌어? 그 돈은 전부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잖아. 엄마한테 밥 값을 내지는 않을테니까. 그런데도 내가 돈에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라고 단번에 잘라 말했다. (금액은 자세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대충 그런 느낌) B는「저기····나는 학생
이니까·····」하면서 반론을 하려고 했지만, 우리들도「사회인도 참 고생이구나, 오히려 우리들이 더 내
야겠다, 얘」하면서 A편을 들어서 결국 B도 자기 몫의 돈을 전부 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확 단언할
수 있었던 A가 조금 멋있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