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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2 부모님의 연애담 (41)
  2. 2009/06/02 사회적 자아도취 치료의 필요성 (23)

우리 부모님의 연애담은 제법 재미있다.

어머니는 동경대 출신의 학자로 대학교수.전공분야에서는 지금 상당히 이름이 알려져있는 박사.
아버지는 고졸에다 마을의 세탁소를 3대째 물려받은 분, 집안, 본인 모두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결혼이었다.

아버지는 젊었던 시절, 일 밖에 모르는 사람이긴 했지만 조금 핸섬한 외모였기에 상가에서는 인기인.
어머니는 머리가 굉장히 좋아서, 좋은 학교에 특별장학생으로 입학할 정도로, 고향에서는 기대주.
 
시간이 흘러, 둘 다 집은 근처였지만(참고로 도쿄의 변두리), 별로 소꿉친구라 할만한 사이도 아니고
아버지에게 있어서 어머니는 쭉 그림의 떡이자 동경했던 아가씨로, 부끄러워서 차마 말도 붙일 수 없었다고.

시간은 흘러 부모님이 26살 때, 대학원생이었던 어머니에게 병원장 아들의 맞선 제의가 들어왔다.
그 무렵, 성실하게 세탁소에서 일만 하던 아버지는 그 소문을 듣고 대쇼크.
「어차피 잃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는 각오로 어머니에게 맹렬한 대쉬!

어머니는 아직 결혼할 생각도 없었고, 잘 몰랐던 아버지로부터의 갑작스런 스토커 행위(당시에는 그런
개념이 없었다고 하지만)에도 곤란해했지만 어느 날, 집 근처 다리 위에서 아버지가 매복하고 있던 것을
발견, 깜짝 놀란 어머니가 거기에 정신을 빼앗겨 계단에서 다리를 헛디뎠다.

재빨리 달려든 아버지, 떨어진 어머니를 멋지게 받아내긴 했지만 본인은 땅바닥에 안면을 제대로 부딪혀서
앞니 4개가 부러져버렸다.

그리고 둘은 반년 후에 결혼...

아버지는 의치를 빛내면서

「스스로의 몸을 희생해가면서까지 자기를 지켜 준 아빠에게, 어머니가 반해버린거지」

어머니는 남몰래 나에게만

「솔직히 그나마 얼굴 하나 잘난 거 빼면 아무 것도 없는 남자가, 그나마도 망가져버렸으니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이라고.  

사실 그렇게까지 미인은 아닙니다만, 성실하고 똑똑한 것이 자랑스러운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가 그 세대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학자로서 성공할 수 있던 것은,
자영업인 아버지가 집을 지키며 어머니를 도와주었기 때문이라고.

어머니가 독일의 대학에 3년간 부임했을 때는, 나와 단 둘이서 외롭게 생활했지만 그래도 항상 강한 척.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님으로부터

아버지 「모처럼 어머니의 유전자를 물려받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내가 바보같아서 네가…」

어머니 「미안하구나, 아버지를 닮았더라면 훨씬 멋있었을텐데…」

등, 둘 다 딱히 변명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꽤 힘들었다구.

「자신의 능력에 비해 과대한 꿈이나 기대를 단념하게 한다」라는 것은 아이를 사회화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프로세스이다.

지금까지 학교 교육은 이
「자신의 잠재능력을 과대평가하는「꿈꾸는」아이의 자기평가를 천천히 하향 수정시킨다」
라는 과정에 대체로 수십년을 들여왔다.

중고교, 대학의 입시와 취직시험 등의 난관을 통해, 아이들은
「음, 나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이런 수준인가…」
라는 조금 안타까운 자기평가를 통해, 그 충격을 수용할 만한 심리적 여유를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나는 잘났어」화 한 아이들은, 교사가 은연 중에 시사하는 자기 평가의「하향수정」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과도한 자기 평가를 가진 채로, 무급이나 그에 가까운 형편없는 대우(경우에 따라
서는 스스로 돈을 지불하면서까지)의「크리에이티브한 업계」에 들어가 버린다.

「업계」그 자체는 무급, 박봉으로 혹사할 수 있는 비정규 노동력이 얼마든지 제공되는 것이니까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자기를 과대 평가하는「꿈꾸는」젊은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할 만큼 착취한 뒤, 100명 중
한 명 정도, 정말 능력과 힘이 있는 사람만 남기고, 나머지는「버리는」거친 인사관행을「업계」는 지속하고
있다.

시간과 에너지를 헐값에 넘기며 소모당하기 전에, 누군가 어디선가
「너에게는 거기서 싸워 이길 만한 능력이 없으니까, 단념하세요」
라는 카운셀링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작업을 담당하는 사회적 기능은 현재 그 누구도 담당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