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2살로 취업 빙하기에 참으로 지독하게 시달린 세대인데, 작년 말에 고교 동창회가 있었다.
몇 년에 한번 꼴로 동창회가 열리지만 10년을 무시하다가 마침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열린다고
하길래 그냥 왠지 모르게 발길을 옮긴 것이 실수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참가자가 적다 싶었는데
옛날부터 정보통이었던 여자가 나를 보더니 한 마디.
「꺄!! OO군(나) 살아있었네!」
뭐야 대뜸 죽은 사람 취급이라니. 라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우리 반 32명 중 15명이 소식불통, 1명이
병으로 사망, 3명이 자살이었다. 고작 참가자 9명이 참가한 썰렁한 동창회였지만 그래도 동창회답게
자기들 사는 이야기 보고가 있었다.
거기서 놀라운 사실이. 나 이외에는 모두가 독신으로, 나를 포함하여 정사원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이었다.
여자들은 벌써 노쇄하여 아줌마가 다 되었고, 남자들도 삶에 찌든 얼굴들. 내가 애가 있다고 하니까
다들 놀라면서 축복해주었지만 그들의 눈은 질투랄까 저주랄까 그런 눈이었다.
술을 마시기 시작하자 슬슬 나에게 묻는 녀석이 있었다. 연봉은 어느 정도냐 하는 식으로.
솔직하게 대답하자, 그런 수입으로 애를 키울 수 있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잘만
기르고 있지만. 그래서 너희들의 연봉은 어때? 하고 되묻자 말을 흐린다.「뭐, 좋을 때는」이라는
전제를 붙이고는 300만엔 정도 벌어! 라고 허세를 부린다.
뭐야 그 좋을 때라는 건. 왠지 그 자리에 있는 것이 괴로워져서 빨리 돌아왔다.
취업 빙하기라는 사실 만으로 어째서 모두가 이렇게 불행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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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15 취업 빙하기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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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었구나!
ㅠㅠㅠㅠㅠㅠㅠ
돈이 없으면 참 살기 힘든 세상이죠..서럽게도..
돌어오셨군요
환영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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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빙하기라... 요즘 이야기는 아니겠죠? 버블 경제 붕괴하던 시대 때겠죠...?
무섭군요 ㅠ.ㅠ
물 건너 섬나라라고 우리나라하고 다를 건 없는건가요..으음..;;
취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죠..
눈높이만 맞춘다면야....
워낙 -_- 어릴때부터 이회사 저회사 알바식으로 일하다보니.
눈높이가 어지간하게... 맞춰져 버려서...
전 그런게 지나치게 없었기에.. 취업은 언제나 맘대로 잘했던....
자신이 어느 정도 노력을 했고 눈높이만 맞춘다면 별거 아니더라.... 가 요지.
조금 잡설을 더하면..
어느 정도 노력했다면... 남보다 나은게 하나는 있겠죠?
남들도 다 노력하기때문에 하나도없습니다로는 안될까요
ㅎㅎ 꼬알님 말이 나올거 같아서... 잡설을 더해본거였죠...
문제는
-_- 다들 같이 하니... 커트라인만 높아질 뿐....
그래도 좋게보면.
포인트 하나를 골라내는 능력 정도는 있어야죠.
전 외국어 전부 버리고 -_- 실무능력만 올려서 취업한 스타일이죠.
결국 이제와선 외국어가 슬슬 필요해지고 있는게 문제지만..
이번에도 외국어 없이 -_- 경력으로 이직했고....
그 다음은 봐줄거 없어도.. 전 이회사가 좋아요..의 사랑고백형들도 꽤 취업이 잘되는데..
제가 이걸 좀 섞는 편이죠...
이직할때는 사전조사할만큼 해서..
이회사는 이러 저러하니.. 나같은 놈이 좋다부터..
뭐여자친구 꼬시듯 -_-; 그쪽으로 주거라 말빨을 세우는거죠
쓰고보니.. 취업과 여자꼬시기는 비슷한게 많은거 같아요...ㅎㅎ
정말 지금까지 본 것중 가장 찹찹한 이야기네요;
마지레스 죄송. '착잡하다'입니다.
이거 틀리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서...
왠지 코엘님 센스를 생각하면 일부러 저렇게 쓰신거 아닌가 하는 잡생각이
코끼리엘리사님이 모르고 쓰셨을 리가 없달까...
즉 맛있는 이야기.
정답은 '파'님이십니다! […]
여담으로 헷갈릴땐 사전 검색하는 편이지만
미묘하게 다른 결과가 나와서 당황하며 쓴건 비밀.
기분이 촵촵?
취업 얘기만 나오면 우울해져요ㅠ
눈높이를 맞춰서 취업을 한다고 해도 그정도의 연봉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건 힘들죠. 출산율은 앞으로도 점점 떨어질겁니다.
사람을 대하는것 자체가 두려워짐
시골 작은 공장의 생산직은 언제나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주6일 근무에다 최저임금만 나오고 야근은 매일 하지만 야근수당을 시간당 4000원 치는 곳도 있으며 주말특근 역시 비슷한 사정인데다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 가입여부는 각각 사정에 따라 다릅니다만 일할 의욕만 있다면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꾸고 애 키우기는 거의 힘들고 결혼자금 마련도 어렵지만 적어도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먹고 살 수는 있지요.
그게 어렵다면 서울은 몰라도 지방에는 아르바이트 자리도 꽤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며 작성하더라도 근로시간이 계약서에 있는 것보다 1~2시간 많지만 급료 계산은 계약서대로 하며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다면 사장님을 대인배로 모시면 되고 단속적 근로자 최저임금만 받아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서 고용보험이 얼마나 미래지향적인 제도인지를 깨닫게 됩니다만 적어도 부모님께 손 조금만 벌리면서 간간히 공부나 자격증 취득도 할 여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테루요.
같은 반에 있던 애들이 반을 넘게 소식불통이라거나 사망이라니. 무섭군요.
웃을 수가 없네요.
15+1+3+9 = 28명
나머지 4명의 친구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요
니트
당연하잖아요
'나 오늘 바빠 못가겠다 미안 ㅋ'
연락은 되는데 참가를 못한 사람들
나는 커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부해야 할 때 전파만세를 뒤지고 있으니, 그 결과는 아마..
마지레스지만 노쇄가 아니고 노쇠지요~ 오타같군요
글쓴이 출신고가 똥통이라서 그런걸수도 있죠
나 지금..... 알아챘는데...
나이 32인데...아.. 작년이니 31구나...
경기가 좋을때.. 연봉이 300만엔... OTL..... 일본이잖아.. 니네들....
한국도 나이 31이면 300만엔 정도는 번다구...
그거다가 일본은 대개 만으로 나이를 세잖아.
그럼 나이가....흑....
서른 하나에 1년 4천만원 버는 사람이 그렇게 흔합니까?
사실.. 엔화를 -_-;;; 작년 초 기준으로 1000으로 계산하긴 했습니다만... (연봉 3000만원) 제가 최근 1년 넘게는.. 일본에 못가봐서리..
지금 엔화는 생각을 못했네요.
그나저나... 일본에 신입으로 프로그래밍 노가다 하러 가는 후배들도 저것보다는 많이 받는데 말입니다 -_-;
군대도 안갔다오고 대졸에 31면 경력 5~6년차는 가볍게 넘길텐데..
거기다가 만나이니....
뭐 그런뜻으로 이해해 주길...
글고보니.. 1년사이에... 엔화가 많이 떴군요...
일본에 신입으로 프로그래밍 노가다 하러온 사람입니다 꾸벅
저는 작년초에 왔는데요..
예전에는 그래도 신입초봉 27만엔정도 보통처럼 여겼고, 저도 그걸목표로했지만,
요새는 20이라도 받는 직장이 있는게 감사할 , 그런 힘든시기랍니다.. 실제로 많은회사가(제가있는회사도) 감봉을 하거나, 감원을 하거나,, 정직원에서 계약사원으로 일방적으로 바꾼다거나.. 힘들때입니다~